엄마. 어미. 여성 (재현과 해체의 어머니 서사)

이 책에서는 포스트페미니즘 시대에 어머니 서사가 영화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 경향과 특성을 살펴본다. 그래서 모성 신화가 오늘날 어떻게 얼굴을 바꿔가며 주장되고 있는지, 또 모성 신화를 해체하기 위한 시도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모성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어머니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는지, 여성 개인으로서의 자의식과 어머니 역할은 어떤 갈등 관계에 있는지 어머니에 관한 영화를 통해 보고자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포스트페미니즘 시대에 여성의 주체적 삶과 어머니 역할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모색하는 하나의 제언이 될 것이다.
책의 본령이라 할 수 있는 영화 분석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엄마’, ‘어미’, ‘여성’이 그것인데, 우선 2장 ‘엄마’에서는 구성물로서의 어머니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피에타〉와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 〈피아니스트〉와 〈블랙 스완〉을 각각 비교한다. 3장 ‘어미’는 모성 본능과 모성 신화에 관한 것이다. 모성 신화를 주제로 모성 본능을 해체하기 위한 시도로는 〈마더〉(봉준호 감독)와 〈마미〉를, 모성 신화가 여성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해서는 〈케빈에 대하여〉를, 또 모성 신화를 재구성하는 모성의 멜로드라마로 〈내 어머니의 모든 것〉과 〈나의 어머니〉를 각각 분석한다. ‘여성’이라 이름 붙인 4장에서는 이를 벗어난 어머니 서사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묻는다. 크게 보면 두 가지 방향에서 새로운 어머니를 제안할 수 있다. 〈파니 핑크〉와 〈마요네즈〉, 〈마더〉(미첼 감독)에서는 욕망하는 개인으로서의 어머니가 그려지 고, 〈독일, 창백한 어머니〉, 〈굿바이, 레닌!〉, 〈마더!〉(아로노프스키 감독)에서는 집이나 가정이 아닌, 사회나 국가, 역사와 관련된 어머니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