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춤을 (사랑하는 사람과 자유여행을 하는 열일곱 가지 방법)

엄마와 함께 춤을 (사랑하는 사람과 자유여행을 하는 열일곱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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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절대 엄마처럼은 안 살 거야.’

헌신을 거듭해 자기 삶이라고는 없어진 엄마. 넘칠 만큼 고맙지만 슬프다. 엄마처럼은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엄마, 가장, 선생님, 살림꾼, 조언자, 운전기사였다.
어느 날 엄마 얼굴을 보다, 팍 패여 돌아오지 않는 미간 주름과 팔자주름이 눈에 들어왔다. 툴툴거리며 손을 잡아보니, 손톱 옆 살은 딱딱하게 굳어져 갈라져 있었다.
‘내 손은 이렇게 보드라운데…….’
‘나는 세상 어디도 다 다녀왔는데…….’

그날 갑작스레 엄마에게 제안하고 말았다. 종종 생각만 하던 그 여행을.

“엄마, 나랑 여행 갈래?”
“어디로?”
“엄마 가고 싶은 나라 있어?”
“파리도 가고 싶고, 이탈리아도 가고 싶고~”
“다른 데는 없어?”
“…….”
엄마가 들어 본 여행지라곤 그 두 이름이 전부.

엄마가 비행기 타고 바다를 건너본 건 '제주도 신혼여행' 때가 마지막이랬다. 그 후로 30년 동안 딸은 항공권에 Frequent flyer가 찍혀 나올 때까지, 온 세상을 돌아다녔는데. 그때마다 엄마는 내가 카카오톡으로 건네는 사진을 집에서 열어보고 또 열어봤겠지.

세계 여행자 딸과 30년 전 제주도 신혼여행이 마지막이었던 엄마가 함께 여행했다. 딸은 세상을 여행하며 체득한 방식으로 엄마를 잘 모셔보고 싶었지만, 엄마 마음은 가끔 다르기도 했다. 부모님과 함께할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같이 여행할 기회는 더 적다. 본인과 같은 많은 ‘불효자식’이 함께하는 여행으로 손톱만큼이라도 마음의 짐을 덜기를 바라며. 세계여행으로 얻은 ‘해외-여행 노하우’와 엄마와 여행하며 얻은 ‘함께-여행 노하우’를 켜켜이 담았다.

효도 여행의 근본이라는 태국 · 베트남 · 중국 운남성에서 겪은 즐겁고 기막힌 ‘여행기’와 여행 준비, 숙소 선정, 식당 찾기, 일정짜기, 이동 방법, 체력 관리 등의 ‘여행 꿀팁’이 담겼다. 계획대로 안 되는 날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잊지 말아야 할 마음의 각오는 무엇일지도 담아, 부모님과 자식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을 돕고자 했다.

혼자 하는 여행에만 익숙했던 딸이 점점 함께하는 여행에 적응해 1인 럭셔리 가이드로 거듭나는 과정, 뭐든 ‘다음에’ 혹은 ‘무섭다’를 외치던 엄마가 점점 적극적으로 여행자로 거듭나는 과정은 웃픈 공감을 자아낸다. 여행이 길어지며 다투는 일도 있었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중국 고산 지대에서 결국 의지할 곳은 서로뿐임을 깨닫고 다시 관계는 단단해졌다.

여행 곳곳에서, 넘칠 만큼 잘 알고 있다고 여겼던 엄마의 처음 보는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엄마가 아닌 그녀의 본 모습을 조금씩 상상해볼 수 있어 행복했다.

이제는 지금까지 우리에게 세상을 알려준 부모님께, 조금은 성장한 우리가 세상의 다른 면을 보여드릴 때다.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함께하는 동안 종종 다투게 될지도 모른다. 이 모든 일 역시 ‘자유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하기를. 하루라도 우리가 젊은 날, 함께 여행하고 돌아온다면 후회보다는 만족이 더 클 거라고 확신한다. 전국의 임시 가이드, 그리고 임시 가이드와 함께하며 고생하고 즐거울 모든 부모님의 행복한 여행을 기원한다.
저자

오수정

〈연애보다,여행〉〈그렇다고회사를때려치울순없잖아〉를쓴,여행자중에서가장현실적이고회사원중에서가장여행을좋아하는사람.저혼자8년간세계를떠돌며엄마는안중에도없었다.제밥벌이를시작하고서야엄마의굵어진손마디가눈에들어와,이번엔함께가자는제안을했다.변덕이죽끓듯하는딸이마음을바꿀까봐그날당장티켓을사라는엄마의추진력에놀랐고,같이여행하며보이는엄마의또다른면에감탄했다.여행을좋아하고엄마를사랑하지만,지금은여행도못가고엄마와도따로산다.가끔은한발떨어져바라봐야,좋아했다는사실을안다.나와같은많은불효자식이부모님과함께여행을떠나고마음의짐을손톱만큼이라도떨쳐내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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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제1장
그동안고생많았잖아요
엄마우리여행갈까?
어디가고싶은곳있어?
여행팁1:여행지선정과코스짜기
첫여행의설렘
여행팁2:여행준비와체크리스트
30년만의비행기
여행팁3:숙소정하기

제2장
엄마친구들은다한번씩가봤다는,태국
한여름,사원보단카페가좋단걸
여행팁4:부모님의의중파악하기
걱정마!외국애들은다이렇게다녀
망고를반찬으로먹는다고?
여행팁5:계획대로안되는날
청춘을돌려다오
당신도사랑받기위해태어난사람
여행팁6:취향을발견하는시간
태국까지와서밥하긴싫다고
엄마도볼터치좀해주라
여행팁7:면세로선물하기
언제엄마가이런거해보겠니?

제3장
비슷한듯다른,베트남
아이고아직도심장이벌렁거려
오바마고분짜고뭐시기고
여행팁8:여행에서의식사
엄마도헌팅을좋아해
남들이너랑자매같단다!
여행팁9:사진으로하는효도
모로가도서울로가기
여행팁10:현지패키지투어
경숙씨인생최초재즈바입성
나도마냥좋았던것만은아니라고!
여행팁11:같지만다른우리

제4장
효도여행의근본,중국
두번째여행,이번엔좀더잘할수있을까?
여행팁12:역할나누기
중국어를배우자(X)외우자(O)
천방지축어리둥절빙글빙글돌아가는운남성구경
여행팁13:이동은이렇게
여행신이보우하사스마트폰만세
근본이냐김밥천국이냐
여행팁14:일정은이렇게
호랑이가뛰어넘는계곡,지팡이로얻어맞을뻔하다
엄마어디아파?
여행팁15:체력관리는이렇게
나파하이와말타기
여행팁16:고산지대에간다면
엄마의기도
없어봐야소중함을아는
여행팁17:마음의각오

제5장
매일떠날순없잖아,일상에서떠나는효도여행
카페나들이
입맛지평선넓히기
우리엄마가꾸기
얼마만의전시회일까
딸,언제또올건데?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