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틈틈이 미운 남편, 틈틈이 예쁜 남편과
매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가며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이야기
매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가며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이야기
‘안 맞는 구석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래도 여태 살아 낸 걸 보면 앞으로도 크게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해봅니다. 남편을 바꾸는 건 꽤 복잡한 일이라 환경을 가끔 바꿔보기로 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갑니다.
해외에 가서 제일 많이 떠오른 우리나라 음식은 김치입니다. 밥에 김치만 있으면 속 울렁거림을 잠재울 수 있어요. 그 어떤 다른 반찬들보다 상위에 있는 것이 김치죠. 김치는 숙성시킬수록 맛이 있죠. 발효과정을 거쳐야합니다. 남편과 만나 지금까지 살아오며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며 울고 웃고 때론 밤에 응급실로 뛰어가기도 했어요. 운동회에서 달리기 하는 아이를 응원하며 사진을 찍고, 무용하는 모습을 보며 울었던 모든 순간들을 부부는 공유합니다. 작은 상이라도 받아오면 노벨상이라도 타온 듯 온 마음으로 축하해주고 용돈을 줍니다. 아이가 울면 나는 몇 배로 마음이 아픕니다. 남편 또한 그랬겠지요. 험난한 지뢰밭을 우리는 손잡고 함께 걸어갑니다. 이러니 어찌 둘의 관계가 발효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긴 인생길, 남편은 나를 외롭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밉다는 말은 애정과 미움이 묘하게 섞여 발효된 감정의 표현일 것입니다.
이런 남편과 여행을 갑니다. 밉던 남편이 뜻밖의 행동으로 나를 감동시킵니다. 우리 부부는 주로 걷기를 통해 대화를 많이 합니다. 여행을 갈 때마다 부부생활의 큰 주춧돌 하나를 놓은 듯해요.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서의 풍부한 대화는 부부관계를 견고히 만들어주지요. 낯선 나라에서 이국적인 사람들을 만나 좌충우돌 만들어내는 스토리는 두고두고 우리의 마음을 간질이지요.
‘아이들과의 갈등이나 남편과의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끝까지 가지 않는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여행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족여행을 다녔어요. 오롯이 네 식구가 함께 밥을 먹고 새로운 곳을 돌아다니고 현지인을 만나 소통하는 과정에서 신기하고 설레는 경험을 함께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넷이 모이면 시끌벅적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여행을 통해 부모와 맺은 관계로 인해 아이들은 성장해서도 부모에게 크게 거리감을 두지 않고 다가옵니다.
멀리가거나 사치스러운 여행이 아니라도 요즘은 볼거리, 갈 곳이 차고 넘치죠. 나이 든 부부 둘이 가서 재미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풍경이 알아서 다해줘요. 맛집도 거들지요. 그저 떠나면 나머지는 알아서 잘 굴러갑니다. 계획 없이 여기 저기 기웃기웃하면 옛날 추억도 생각나고 젊었을 때 배우자의 모습도 어쩌다 슬쩍 보입니다. 여자를 보호한답시고 하는 행동들도 가끔 나오고 여자들은 남편한테 예쁘게 보이기 위해 한껏 꾸미는 노력을 하기도 한답니다. 거칠고 메마른 세상이라고 탓하지 말고 가장 가까운 미운 남편을 데리고 어디든 떠나보아요. 나 아니면 죽겠다던 젊은 시절의 남편 다시 만날 수 있답니다.
해외에 가서 제일 많이 떠오른 우리나라 음식은 김치입니다. 밥에 김치만 있으면 속 울렁거림을 잠재울 수 있어요. 그 어떤 다른 반찬들보다 상위에 있는 것이 김치죠. 김치는 숙성시킬수록 맛이 있죠. 발효과정을 거쳐야합니다. 남편과 만나 지금까지 살아오며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며 울고 웃고 때론 밤에 응급실로 뛰어가기도 했어요. 운동회에서 달리기 하는 아이를 응원하며 사진을 찍고, 무용하는 모습을 보며 울었던 모든 순간들을 부부는 공유합니다. 작은 상이라도 받아오면 노벨상이라도 타온 듯 온 마음으로 축하해주고 용돈을 줍니다. 아이가 울면 나는 몇 배로 마음이 아픕니다. 남편 또한 그랬겠지요. 험난한 지뢰밭을 우리는 손잡고 함께 걸어갑니다. 이러니 어찌 둘의 관계가 발효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긴 인생길, 남편은 나를 외롭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밉다는 말은 애정과 미움이 묘하게 섞여 발효된 감정의 표현일 것입니다.
이런 남편과 여행을 갑니다. 밉던 남편이 뜻밖의 행동으로 나를 감동시킵니다. 우리 부부는 주로 걷기를 통해 대화를 많이 합니다. 여행을 갈 때마다 부부생활의 큰 주춧돌 하나를 놓은 듯해요.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서의 풍부한 대화는 부부관계를 견고히 만들어주지요. 낯선 나라에서 이국적인 사람들을 만나 좌충우돌 만들어내는 스토리는 두고두고 우리의 마음을 간질이지요.
‘아이들과의 갈등이나 남편과의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끝까지 가지 않는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여행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족여행을 다녔어요. 오롯이 네 식구가 함께 밥을 먹고 새로운 곳을 돌아다니고 현지인을 만나 소통하는 과정에서 신기하고 설레는 경험을 함께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넷이 모이면 시끌벅적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여행을 통해 부모와 맺은 관계로 인해 아이들은 성장해서도 부모에게 크게 거리감을 두지 않고 다가옵니다.
멀리가거나 사치스러운 여행이 아니라도 요즘은 볼거리, 갈 곳이 차고 넘치죠. 나이 든 부부 둘이 가서 재미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풍경이 알아서 다해줘요. 맛집도 거들지요. 그저 떠나면 나머지는 알아서 잘 굴러갑니다. 계획 없이 여기 저기 기웃기웃하면 옛날 추억도 생각나고 젊었을 때 배우자의 모습도 어쩌다 슬쩍 보입니다. 여자를 보호한답시고 하는 행동들도 가끔 나오고 여자들은 남편한테 예쁘게 보이기 위해 한껏 꾸미는 노력을 하기도 한답니다. 거칠고 메마른 세상이라고 탓하지 말고 가장 가까운 미운 남편을 데리고 어디든 떠나보아요. 나 아니면 죽겠다던 젊은 시절의 남편 다시 만날 수 있답니다.
미운 남편 데리고 다니기 : 24년째 결혼살이 중, 특별하지 않은 그녀의 사박사박 여행에세이
$1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