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덕분, 호주 : 패키지여행이 어때서? 겁 많은 집순이의 방구석 탈출 여행

당신 덕분, 호주 : 패키지여행이 어때서? 겁 많은 집순이의 방구석 탈출 여행

$18.80
Description
겁 많은 집순이의 방구석 탈출 패키지 여행
여행 떠나기가 어려운 사람,
비행기 타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
호주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
중년의 심적 부담과 불안감이 오는 사람,
결혼생활이 궁금한 사람에게 이 책을 바친다!

저자

이경혜

세아이와함께사랑을퍼나르고있습니다.하지만이젠육아보다나를키우는일에집중하고있습니다.자신을돌보는가장좋은수단으로글쓰기를선택했습니다.선택에후회는없으나진도가조금더딜때는조급증을내는평범한사람입니다.잘한다잘한다하면더잘할수있고,의기소침해지면한없이쪼그라들기도합니다.

네이버블로그'미칼라책방'운영중
저서〈두손육아에서뒷짐육아로〉,〈안산문화예술단〉,〈목수와그의아내〉,〈나에게선물한겨울〉,〈도서관뒷담화〉

네이버블로그blog.naver.com/cau9910
인스타그램@micala_kyunghye

목차

프롤로그|호기심보다큰두려움
예약1명
출발과도착을이어주는중매쟁이공항
블루하지않은블루마운틴
표지판으로의여행
아는맛과모르는맛
당신덕분
너때문
그의1초
겉멋든운동
내말네말
부전여전(父傳女傳)
그들은분홍,나는?
나도접고싶다
가면가는대로오면오는대로
또다른세계
Timeless
턱이있을턱이있을까
내사랑중2
배보다더큰배꼽
일상과비일상
공항검색대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어렸을적부터나는질문이많았다.늘물음표가따라다녔다.엄마에게이거뭐냐저거뭐냐는질문을했고엄마가답을하면왜그런지재차따져물었다고한다.내가질문을시작하면일을못할정도였다면서엄마는나의호기심에대해아직도고개를절레절레흔든다.
궁금한것이많은것에비해겁도많은편이다.나의겁은주로낯선것에대한두려움이다.특히낯선사람을대면하거나낯선장소에가면정신을차리기힘들다.판단기준이모호해지며옳고그른건당연히모르겠고온몸의털이빳빳하게서서마치고슴도치가되는것같다.그래서새로운만남을즐기지않는다.특히여행을.
여행은낯선것투성이다.물론궁금한것도있긴하다.내가만나보지못한사람과맡아보지못한냄새,가보지못한새로운풍경이뭘까싶기도하지만낯선것에대한두려움이쓰나미처럼밀려와호기심을덮어버린다.그러므로나는여행보다내방을좋아하는사람이다.내방에서여행잡지를보는것이훨씬편안하고좋다.
이런내가여행에세이를쓰겠다니….세상은참아이러니하다.낯선것은무섭다느니어렵다느니한나의말이무색할정도로이번여행은재미있었다.사진을보니나는시종일관입꼬리를귀에걸고있었다.두려움의쓰나미는과연어디로간것일까.애초에두려움이란것이정말있었는지의심스러울지경이다.그래서쓰기로했다.방구석을즐기는내가남편과함께생전하지도않던패키지여행을즐겁게다녀왔으니호기심이두려움을이긴경험을글로남기기로했다.
-‘프롤로그|호기심보다큰두려움’중에서

여권이란건참신기하다.손에드는순간떠나지도않았는데이미떠난것만같다.짐도싸지않았는데이미비행기앞에있는것만같다.세상어디라도갈수있다는허가증이라도손에쥔듯그빳빳한질감에가슴이벅차오른다.
-‘예약1명’중에서

주변에서패키지여행에대해말하길,어떤가이드를만나느냐에따라여행의차원이달라진다고했다.패키지여행경험이없는나로서는좋은가이드와함께행복한여행을하고싶은마음이었다.이런바람은누구나가질것이지만그래도나름첫번째패키지여행아니던가.처음이좋으면다좋으리라는기대에한껏부풀어내몸이풍선이라면살짝떠오를것같았다.공항오는길에시작된여행의설렘까지더해진다면두두둥실날아오를판이었다.
-‘출발과도착을이어주는중매쟁이공항’중에서

20년전,우리가결혼을약속했을때내가건조건은신혼여행이었다.내가원하는신혼여행은국내일주였다.해외는싫다고했다.남편이될이사람이나에게그이유를물었고,나는비행기가너무무섭다고대답을했다.그는알았다고했다.왜그러냐고따지지도않았고,노력해보자고설득하지도않았다.그렇게우리는결혼했고강릉부터대천까지해안선을따라일주일간여행했다.신혼으로.
-‘출발과도착을이어주는중매쟁이공항’중에서

비가하늘에서내리는것이아니라누군가거대한분무기로촤아악촤아악뿌리는듯이빗방울이이쪽에서저쪽으로가로방향으로달리기하는것같았다.가방에서우산을꺼내쓰는사람도몇있었지만이내다시접어넣을수밖에없는날씨였다.위가아니라옆에서들이닥치는비였으니까.보이지않는분무기는물방울만뿌려대는것이아니라바람까지후후불어대는것같았다.
(...)
구름이걷히면서비도멈추고해가쨍.비추었다.블루마운틴이내가속으로한말을들은건가?아니아니.들었다면블루한모습이었을것이다.이건블루에대한문제가아니었다.손에잡힐듯이가까웠던구름이바람을따라점점멀어지며블루마운틴이본모습을드러냈다.내생전에이렇게넓은풍경을한눈에담아본적이있었던가!어디부터어디까지가지구인지의심스러울정도였다.원근법을적용할수없는,한계를넘어선모습이었다.이경치를따라가다보면태양계를훌쩍넘어가고도남음이있을것같았다.몇km가아니라몇광년인지따져야할정도로.블루마운틴은산만을말하는것이아니었다.산을가렸던구름과구름이걷힌후어우러지는하늘까지모두포함해서블루마운틴이완성되었다.
-‘블루하지않은블루마운틴’중에서

인생을살다보면그렇게흔들리는순간이누구에게나있다.나도이리저리흔들리던때가있었고어떤때는심한바람이불어와아예넘어지기도했다.철푸덕넘어졌을때나를살린표지판은사람이기도했고,책이기도했다.가족이나친구가없었을때는책을붙잡고일어났던것같다.책을붙잡고있으면시간이나를피해가는것같았다.나는천천히,세상은빠르게.상대적인속도를느끼며그동안나는한숨돌릴수있는기회를가졌다.그러면서툴툴털고일어나다시세상의시간과함께흘러갔던것같다.절벽에서만난표지판은넘어진많은이들을구할것이다.다만그자리에서선명하게읽히는것만으로도본연의역할을다할수있을것이다.마치책이나에게읽힌것처럼.
그렇게넘어졌을때는오른쪽왼쪽을둘러볼여유도없다.당장내한몸건사하기도힘든데옆에서무슨일이일어나는지뭔상관이람.그냥가는거다.저벅저벅.뭐든부여잡고내갈길가다보면나의속도도찾고,내길도물론찾을수있다.
갈길을알려주는다양한표지판을보며나는내인생의갈길을찾고있는지도몰랐다.
-‘표지판으로의여행’중에서

여행중에물갈이를하거나음식이입에맞지않아고생했다는말을들어는봤지만나는여지껏그런적이없다.웬만하면모험을하지않고,짐작이가능한맛을주문하는덕분이다.아는맛은만족또는실망이면충분하지만모르는맛은먹지못할위험까지감수해야하기때문이다.
호주에서먹은첫번째메뉴인두툼한스테이크에대해서는할말이많다.하얀접시에양상추와찐단호박그리고스테이크….이게다인가?너무성의없는거아닌가?소스야각자취향에따라선택하겠지만곁들이는채소가너무적은게아닌가이말이다.오세아니아대륙에서받아든첫번째접시라는의미부여를하자니조금초라하다는생각마저들었다.그래도고기아닌가,소고기.일단먹어보자.포크로고기를고정하고칼로쓰윽썰기시작했는데‘아!이거,이거,맛있겠는데?’느낌이딱왔다.내느낌은틀리지않았다.소스도필요없을만큼맛있었다.두툼한고기가입안에서‘풍년이요!’소리치는것같았다.워낙기름없는부위를좋아해서입맛에딱맞았던것일까.적당한육즙이씹을때마다쭉쭉나왔다.양상추와단호박은태평양건너에서먹어서그런지외국맛이났다.
허허.농담이다.딱내가아는맛이었다.
모르는맛은소스였다.고기가워낙맛있어서모르는맛의소스에는도전할생각이없었다.이미기준을넘어충분히통과한끼니였다.아는고기와아는채소가.
-‘아는맛과모르는맛’중에서

이번여행은‘당신’덕분이었다.나의당신은남편이다.다른당신이있을리만무하지만이렇게라도한번띄워주고싶어서강조한다.남편은20년차직장인이다.한회사에서오랫동안근무하다보니‘장기근속’이라는타이틀이붙었고,장기근속자들을위한해외여행이제공되었다.부부동반이었으며자녀는경비만낸다면얼마든지동반할수있는특전이있었다.
워낙비행기를무서워해서신혼여행조차도국내일주를한우리가이런기회가아니면절대해외여행을할리가없다는걸남편은알았을것이다.그러므로무조건가야한다고했다.패키지여행이고한팀당십여가족만으로구성되므로조용하고알찬시간이될것이라고나를설득했다.그래서결국하늘을날게된것이다.
(...)
?회사에서수고를치하하는‘20년’은사실우리부부에게도기념할만한일이다.딱20년전에이남자가나에게결혼하자고했기때문이다.손으로쓴편지를낭독하며청혼을했는데편지지가덜덜덜떨렸다.그만큼긴장했겠지.내심장은이미몸밖으로나와바닥을데굴데굴구르는것같았으니까나도떨긴마찬가지였다.20년전에이남자와내가결혼을약속했었다.
(...)
물론결혼생활20년동안그기대를저버린일은수도없이많았다.말해무엇하리내입만아프게.그리고이건상대방도마찬가지일것이다.그도나도입아플일은피차하지않는것이상책이라는것정도는안다.그래서TV화면에크게박혀있는그의이름을힘차게불렀다.이번여행이내삶에불어넣고있는활기는형언할수없을정도로크고벅찼다.
-‘당신덕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