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의 기분 : 서른의 입구에서

날것의 기분 : 서른의 입구에서

$13.80
Description
개인의 공간, 시작, 퇴사, 이별, 계절의 순환 ··· 등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시간과 관계, 태도와 꿈”이라는 네 가지 큰 주제로 모여졌습니다.

저의 이십 대가 그다지 특별하지도 지극히 평범하지도 않게 그럭저럭 무사히 지나온 것 같습니다. 책과 만난 누군가도 그런 날것의 시간을 보내왔으리라 생각하며, 우리의 지난날을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나누고 싶습니다.
가끔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나 싶기도 하지만 날것은 결국 지나가니까요. 그 연약한 시간도 끌어안아 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이 책과 함께 날것의 기분을 맘껏 누리길 바랍니다.
저자

이하늘

저자:이하늘

『드로잉썸머』,『제주는맑음』을썼습니다.

아끼는마음으로,

책매만지는일을계속하고싶습니다.

instagram.com/mistyblue_e

목차

[입구入口]알몸의소녀

제1부-시간
첫단추
블루존식단
거품이사라졌을때
겨울나무
광물의파편
균형의찰나

제2부-관계
어지를시기
날것을사랑하기
맨발걷기
상처가아물기까지
모두가집에돌아갔을때
계단의뒷면

제3부-태도
노출콘크리트
오래살아남기
슬픔이골라내준것
달걀껍데기같은믿음
치실같은인생
소유와향유

제4부-꿈
나만의무늬
동경하는나의꿈
Home,SweetHome
모험하는어른
애착인형
편집된나

[출구出口]TheEnd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혹여나아무도뒷면을봐주지않는다하더라도손길이닿은구석을내가알아주면그만이다.책에대한숭고함과나의진심을묵묵히거기에담는다.
-본문중에서

어느북디자이너의추천으로『일본의아름다운계단40』을읽게됐다.작가의시선에서계단의디자인부터계단을구성하고있는난간,벽면,금속장식,바닥면과계단뒷면까지세세하게소개한다.요즘보기드문곡선디자인의나선계단windingstairs이첫페이지부터등장한다.좁은공간에서효율적배치를위해고안된계단이다.높이와길이가똑같이반복되는직선의바닥면과뱅글뱅글곡선의배치,이둘의조화는정말아름답다.저자에의하면계단을바라보는가장좋은위치는계단뒤편을올려다보는것이라고한다.장인의의도가뒷면까지섬세하게디자인되었을때만든이를우러러보게된다.가구처럼나뭇결을살려손질해둔뒷면도있고투톤구조로화려하게치장한뒷면,단정하고평평하기도하고계단앞면처럼뾰족하기도하다.가끔은깜짝주인공처럼번쩍등장하기도하고때론다른포인트디자인을돋보이도록돕는조연출이되기도한다.기능적인연결뿐만아니라때에따라제역할을하는게정말매력적이다.

이십대가되고진짜어른의삶이시작된다는기대감이있었다.그러나어른이된다는건노력없이얻는나이같은게아니었다.계단을밟고곧장위층으로올라가는게아니었다.서른은마치이십대를뒤집어계단의뒷면을다시밟아보는느낌이다.스물의내가천방지축으로뛰어다니다가계단의어느발판이불쑥튀어나오거나깨져서보수가필요한부분은없는지장인의마음으로하나씩두드려보는것이었다.

나이가들수록타인을의식하기보다본질적인나를찾으려노력하게되는것같다.누가뭐래도내가좋은게좋다고여기고자신의가치관을견고하게갖춰간다.얄팍한경험을내세워자신이옳다고주장하는날들이늘어간다.점점선명하게나를알아가는것은좋지만자신을어떤틀안에가두는것은아닌지고민스러웠다.새삼스럽지만진짜어른이뭘까깊은고민에빠졌다.모야샤너『어른이후의어른』에서는정신분석학적입장에서어린아이같은면모를즐기는것을어른이라고정의했다.어린이들과함께지냈던지난시간을떠올려봤다.아이들은눈앞에있는기쁨을그대로받아들였다.하늘에서소복이눈내리는풍경을창문너머로지켜보고는방방뛰며좋아하던모습을잊을수가없다.집에돌아갈때길이얼까봐걱정하는나와달리아이들은마냥즐거워했다.아이같은마음으로세상을바라볼수있는것,때묻지않은순수한눈을갖는일이갈수록점점더어렵지만세상이팍팍할수록의식적으로어린이가되어야함을느낀다.그래야이불확실함을견딜수있다.

이젠아이같은호기심과궁금증을가지고사물의뒷면에관심을둔다.만든이의진심은왠지뒤편에있을것같다는설렘때문이다.드러나는부분이아닌계단의뒷면까지도섬세하게디자인해내는장인의손길을떠올리며나도책을만들때뒷면과마지막페이지를신경쓰는편이다.혹여나아무도뒷면을봐주지않는다하더라도내손길이닿은구석을내가알아주면그만이다.책에대한숭고함과나의진심을묵묵히거기에담는다.
-「계단의뒷면」p9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