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은 충분했을까 (살아온 날들의 무게보다, 살아갈 마음이 더 중요하니까)

나의 인생은 충분했을까 (살아온 날들의 무게보다, 살아갈 마음이 더 중요하니까)

$20.00
Description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조금 아는 마음. 살아온 날들의 무게보다, 살아갈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은 채 하루를 살아간다. 『나의 인생은 충분했을까』는 “나는 지금, 충분히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에세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다 보면 가끔은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감각을 놓치게 되는 순간들을, 이 책은 조용히 되짚어본다.

이 책은 사전처럼 구성된 에세이집으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읽을 수 있다. 마음이 머무는 단어 하나, 감정 하나에서 시작해도 괜찮다. 각 페이지는 하나의 조각이지만, 결국 그 조각들은 독자 자신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외로움과 혼란, 사랑과 우정, 관계의 균열, 그리고 일상 속 무력함까지. 20대를 지나며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감정들을 천천히 꺼내어 바라보고, 조심스럽게 이해해 나간 기록이다.

‘관계’, ‘결핍’, ‘시선’, ‘인정’, ‘질투’, ‘회피’ 등 감정을 키워드로 풀어낸 짧은 글들은 자아와 관계, 사랑과 일 사이에서 흔들리며 성장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마음의 변화를 건넨다. 이 책은 독자에게 답을 주기보다,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 충분한가요?”
저자

이송이

저자:이송이
감정의결을오래들여다보며글을쓰는이송이입니다.
흩어진마음의조각들속에서문장이되는순간을붙잡아
하루를천천히이해해가는글을기록하고있습니다.
저서로는『진한여운,도쿄』가있습니다.

인스타그램@__songyi___
책계정@enoughlife.book

목차

Prologue.나의인생은충분했을까



*가족-사랑을배우는가장서툰방식
*관계-끊어질관계에한없이관대해지는마음
*과소비-웃음엔흘려보내고,나에겐멈춰버린정
*건강-평범함속에숨어있는기적
*경계-경계너머의또다른삶
*결핍-결핍은나를흔들고,또자라게한다
*고민-남몰래짊어진무게들
*공감-이해가아니라곁에머무는용기
*긍정-긍정이라는선택
*그리움-그리워말고,추억으로



*날씨-가장사랑하는합법적마약



*다양함-다르게살아가는용기
*당연함-가볍게던져진말,오래남는메아리



*말-추임새가만드는온기



*사과-변명보다먼저건네는다리
*성향-완벽할순없어도서로를품으며
*솔직함-괜찮지않은날엔,괜찮지않다고
*스트레스-더는바라지말아요
*시선-보여지는나에서,살아가는나로



*약속시간-몇분의차이,관계의온도
*여유로움-사소한순간이남겨놓은큰쉼표
*웃음-작은곡선이바꾸는하루
*욕심-내안의욕심은조용히아팠다
*인정-스스로에게건네는고개끄덕임
*잊혀짐-잊혀진다는건또다른방식의남음



*저축-모으는건돈만이아니니까
*조급함-나만의속도를찾아가는길
*존경-빛나지않아도오래남는사람들
*죽음-죽음을말할때삶이더선명해진다
*주변의식-주변의식에갇혀살던나에게
*질투-사랑이머물기에흔들리는마음
*집착-붙잡을수록멀어지는마음
*직업-불리는것과존재하는것
*정상인-미쳐야만정상이라불리는세상



*청춘-살아본다는이름의봄날
*칭찬-칭찬은고래를춤추게한다지만,나는멈춰버렸다
*추억-잊힌듯,남아있던것들



*트라우마-트라우마는극복이아닌동행



*평범함-결국은행복이라불리는날들



*헤어짐-끝이아닌,다른모양의연결
*행복-행복은몇초면충분할지도몰라요
*회피-다정한회피는때로나를지켜줬어요

Epilogue.그때는몰랐고지금은조금아는마음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별일없이살아도인생은버거울때가있어요.큰좌절감,넘쳐나는슬픔,타인과의서툰관계로인한깊은우울감.그시절,감당할수없을정도로슬픔이휘몰아쳤지만지나고나니그속에서한숨을쉴수있는작은틈은남겨졌던것같아요.

전20대가가장많은감정변화를겪는시기라고생각해요.고등학교졸업후,대학생활과치열한취업준비,군대,그리고마치다른별에서온것같은사람과의연애와결혼,그리고출산까지.100세시대라인생의폭이넓어졌다고하지만,다양한변천속에서도내면의소용돌이는여전히20대때가가장강하게느껴집니다.그중에서도가장많이고민했던부분들을통해조금이나마위로와공감을드리고싶습니다.

저는늘제생각에의문을품으며살아왔어요.물론제생각이모두에게정답은아니겠지만,내가생각하는것이맞는답인지,혹시틀린건아닐지,틀렸을때는어떻게해야할지스스로를붙잡고물었던날들이었어요.

그동안여러가지고민과근심에빠졌던경험을함께나누며풀어보는건어떨까요?서로의생각을공유하며공감도얻고,때로는위로도건네주면서말이죠:)

누군가를만나면우리는자연스럽게“안녕하세요?”하고인사를건네죠.늘타인의안부는묻지만,정작우리는우리자신에게“안녕했니?”하고물어본적이있을까요?

가끔은멈춰서,그동안살아온시간들을다시묶고매듭짓는일은꼭필요하다고생각해요.
이글의시작점인프롤로그를마무리하며한번쯤,스스로에게조용히되물어봤으면좋겠습니다.
-‘Prologue’중에서


20대초반부터후반까지,연애를아예안했던건아니었어요.짧게는몇달,길게는몇년을함께한사람도있었고,나름대로진심을다했다고믿었던관계들도있었죠.그런데‘제대로된연애를몇번이나했냐’는질문앞에서면,저는잠시머뭇거리다고작한번정도라고답할것같아요.횟수나길이와는별개로,제안에단단히남겨진관계는손에꼽혔으니까요.
시간이지나고나서야깨닫게되는게있더라고요.그때는단순히예민한성격이려니했던말과행동들이,사실은깊은결핍에서비롯된것이었음을요.연락이조금만늦어도불안해하고,사소한상황에도의심을거두지못했던모습들.“지금뭐해?”,“어디야?”,“왜답이늦어?”라는질문에는단순한호기심이아니라‘혹시나를떠나지않을까’하는두려움이숨어있었어요.사랑이라믿었던감정이지나고보니불안으로자라난집착이었고,그뿌리엔결핍이있었음을그제야알게되었어요.

결핍은살아있다는또다른증거예요.흔들리게도하지만,동시에앞으로나아가게만드는가장인간적인동력.그러니나는오늘도이결핍을품은채,흔들리며살아가려해요.그흔들림속에서조금더단단해지고,조금더자라나기를바라면서요.
-‘결핍-결핍은나를흔들고,또자라게한다’중에서


시드니에도착하자마자가장먼저한일은바다로향하는거였어요.그바다에서수영하는상상을정말오래했거든요.그상상은출국전날까지도저를지탱해준원동력이었어요.그날,처음으로파도에온몸을맡겼어요.숨을들이쉬고,내쉬고,그냥그대로물속으로가라앉듯뛰어들었죠.
얼마만이었을까요.그렇게내면의소리를끄집어내며온몸으로세상과부딪혀본게.룸메는호주에온지세달이넘도록바다에가본적이없다고했어요.그런그녀가그날바다에서웃는모습을보며,저는그날의바다가제인생에서참특별한한페이지가되겠다고느꼈어요.파도에휩쓸려몸이말을안들어물속에서뒹굴다보니옆사람과부딪히는일도있었어요.그순간은단순한해변놀이가아니라,나자신을해방시키는의식같았어요.

우리는예쁘게보여야한다는기준안에서얼마나많은감정을억누르며살아왔을까요.좋은몸,좋은태도,좋은이미지.그안에갇혀있으면삶자체가점점움츠러드는것같아요.바다에서느꼈던해방감은,단순히물의감촉때문이아니었어요.그건더이상‘보여지는나’를생각하지않아도되는드문순간이었기때문이에요.
결국사람들의시선이오래머무는곳은반짝이는비키니나근육질의몸이아니라고생각해요.오히려아주작은자유,그리고진심이담긴순간들이죠.“아,좋다”하고멍하니바라보게되는풍경과사람들,그순간의공기와웃음같은것들요.저는그런장면들을오래도록사랑해왔어요.
-‘시선-보여지는나에서,살아가는나로’중에서


돌이켜보면나는죽음에대해자주생각하는편이었어요.무서워서라기보다는이상하게도궁금했어요.사람들은왜죽음을그렇게멀리하려할까,그리고그순간이정말로찾아오면남는건무엇일까.

“만약엄마가죽게되면,땅이나바다말고꼭나무울창한식목원에다심어줘.”
엄마는가끔죽음에관한이야기를꺼내곤했어요.오래된영화속대사처럼담담하게,그러면서도농담같지않게진지하게요.그말을들을때마다마음한구석이철렁했어요.두려움이라기보다는,언젠가는반드시마주해야할미래가너무또렷해졌기때문이었죠.그분위기를흘려보내고싶어서일부러장난처럼말했어요.
“엄마,그럼내가먼저죽으면나무말고바다에뿌려줘.내뼈가루는다버리지말고,조금은남겨서목걸이나반지로만들어.엄마가매일하고다니게.”
그때까지말없이듣고있던아빠가얼굴을찌푸리며말했어요.
“그런재수없는얘기는하는게아니다.”
말은그렇게하셨지만,그안에는꾸중보다걱정이,무게보다애정이더많이담겨있었어요.그순간‘죽음’이라는단어는잠시사라지고,남은건가족사이에흐르던익숙하고다정한공기였죠.사실나는죽음자체보다,살아있는동안전하지못한마음이더두려웠어요.고맙다는말,사랑한다는말,미처다알지못했던서로의마음들.죽음을이야기한다는건,결국어떻게살고싶은지를고백하는일이라는생각이들었어요.

삶은유한하고죽음은누구에게나오지만,끝내남는건우리가서로에게건넨말과마음이더라고요.그래서나는숫자를세기보다순간을세며살고싶어졌어요.만나게되는날을허투루넘기지않고,감사하다는말과사랑한다는마음을조금더자주,조금더솔직하게전하면서요.죽음을자주이야기하는집은어쩌면삶을더진하게살아내고있는집일지도모르겠어요.가벼운농담속에도서로를향한마음이담겨있다는걸,이제는조금알것같아요.
-‘죽음-죽음을말할때삶이더선명해진다’중에서


돌이켜보면제가만났던많은연애들속에는늘‘집착’이라는그림자가드리워져있었어요.상대가나를집착했고,때로는제가그들을집착하게만들기도했죠.물론모두가그랬던건아니에요.어떤이는집착을넘어,통제와가스라이팅에가까운행동을보이기도했으니까요.

“송아,그건아니야.네가불합리하다고느끼면,분명히아니라고말할줄도알아야해.그래야네마음이무너지지않아.”
그날저녁,남자친구를만났을때저는처음으로“예스”대신“노”를꺼냈어요.그러자그는잠시생각에잠기더니불길한질문을던졌어요.
“오늘송이누구만났지?앞으로그친구만나지마.”
그리고는제손을잡고따라하게했어요.
“앞으로…다시는누구누구를만나지않겠습니다.”

집착은언뜻사랑이넘쳐서생기는것같지만,사실은그반대예요.사랑을잃을까두려워서생겨나는감정이죠.불안이사람을움켜쥐게하고,움켜쥔손은점점더세게조여서결국상대를질식하게만들어요.“내곁에있어줘”라는마음이지나쳐서,“네가어떻게행동해야하는지까지내가정하겠다”는간섭으로변해버리는거예요.
몇번의연애끝에알게되었어요.누군가를붙잡는집착은사랑이아니라두려움이라는걸요.진짜사랑은상대를내뜻대로움직이는게아니라,내곁에있어주는그사람을믿고자유까지존중하는데서비롯된다는걸요.
집착은끝내나와상대모두를옥죄지만,믿음은관계를숨쉬게만들죠.
그래서이제는조금씩이렇게말할수있을것같아요.
“나는너를붙잡고싶지만,더는움켜쥐지않을거야.네가내곁에있어주는것만으로도충분하니까.”
-‘집착-붙잡을수록멀어지는마음’중에서


그무렵저는전직장대표의직장내성희롱사건으로고소절차를진행중이었죠.사건이길어질수록마음은점점지쳐가고,일상의모든순간이무겁게느껴졌습니다.
어느날,레스토랑에대표와닮은사람이들어왔고,그모습에놀라숨은적이있어요.순간숨이턱막히며가슴이쿵쿵뛰었고,손에는땀이차오르며온몸이얼어붙듯굳어버렸습니다.결국다른사람이었지만,그짧은순간조차도오래된상처가되살아나제몸을움켜쥐는듯했어요.그때느꼈던두려움과당혹스러움은지금도생생하게떠오릅니다.

그때부터저자신에게화살을돌리기시작했어요.‘내가너무예민한건가?내가이상한건가?’스스로를끝없이의심했고,그의심이쌓일수록나자신이싫어졌습니다.억울하고속상했지만,결국마음속에서“시간이해결해주겠지”라며스스로를다독이며하루하루를버텼습니다.하지만마음속깊은곳에서는패배감같은게자꾸고개를들었어요.마치그사람뿐아니라,그나이대의남성들,그직위에있는사람들모두에게진것같은기분이들었죠.평소“자존감이높다”는이야기를자주듣던저였기에,그감정은더견디기힘들었어요.

그래도시간이흐르면서,마음은조금씩편안해졌습니다.마치두번다시경험하고싶지않은악몽을꾼것처럼,아픔이완전히사라진건아니지만숨쉴틈이생겼어요.상처는여전히남아있지만,그위에새살이오르듯천천히회복중이라는걸느껴요.여전히대표를떠올리면마음이푹가라앉습니다.아마죽는순간까지도떠올리고싶지않은사람중하나일거예요.하지만이제는그감정에휘둘리기보다는,있는그대로인정하려고해요.

그런나를보며“내가성숙해진걸까,아니면단지상처입은걸까”라는질문이머릿속을맴돌아요.그래도그모든혼란속에서,나는오늘도나를잃지않고살아가고있어요.

그래서오늘도나를향해조용히말해봅니다.괜찮다고,충분히잘버티고있다고.나는아직도회복중이고,그사실을인정하는것만으로도이미단단해지고있다고요.그리고언젠가이모든시간이지난뒤,나의이야기가또다른누군가에게작은위로가되기를,그마음으로하루를마무리합니다.
-‘트라우마-트라우마는극복이아닌동행’중에서

살다보면이유를알수없는순간들이많아요.왜나에게이런일이일어났는지,왜나는그때그렇게밖에하지못했는지.답을찾으려고애쓸수록삶은더복잡해졌고,때로는아무대답도없는시간이가장큰대답처럼느껴지기도했어요.

이책을쓰는동안,나는내일상과감정을오래들여다보았어요.행복했던순간도있었지만,그보다더많은흔들림과질문들이함께했죠.사랑하고,다투고,웃고,다시돌아오기를반복하면서그조차나라는사람을이루는한부분이라는걸조금씩받아들이게되었어요.

정답을찾지않아도괜찮다는걸,완벽하지않아도삶은계속된다는걸,그저흘러가듯살아도우리는충분히살아내고있다는걸이제는말할수있을것같아요.

삶이꼭특별해야만빛나는건아니었어요.평범한하루가,아무일없이지나간순간이오히려더오래마음에남기도했으니까요.그래서프롤로그에서스스로에게던졌던질문에,에필로그에와서야이렇게답해볼수있을것같아요.

“충분하지않아도괜찮아,완벽하지않아도괜찮아.그저살아가고있다는것만으로도.”

책장을덮는이순간에도,나는여전히확실한답을알지못해요.다만이한문장만은오래간직하고싶어요.그냥그렇다고.그리고나는살아간다고.이책이끝난뒤에도,당신마음속에단어하나가오래남기를바라요.그것이면충분해요.
-‘Epilogue’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