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상학 이후 시대의 존재론 (물음의 역사와 그 새로운 형태)

형이상학 이후 시대의 존재론 (물음의 역사와 그 새로운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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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형이상학에 대한 비판은 그 역사의 경과 안에서 점진적으로 철저해졌다. 우선 존재론은 주관성의 이론을 통해서 대체되어야 했다. 오늘날에는 그와는 반대로 “주체의 죽음”이 선포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형이상학 이후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거의 자명한 일이 되었다. 그와 함께 전통 안에서 형이상학의 중심분과로서 여겨졌던 존재론 역시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존재자로서의 존재자”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점에서 그것이 허구 내지 오도하는 가상과 구분되는지의 물음을 단순히 포기할 수 있을까? 혹은 우리가, “존재론적인 물음”을 새로운 형태 안에서 다시 제기할 수 있는 그런 방식으로, 비판으로부터 배우는 가능성들이 존재하는가? 그런 연후에 우리는 “모든 존재자는 진이고, 어떤 것이며, 하나이고 선이다”라는 존재론의 “최상의 명제들”을 새로운 의미로 되찾을 수 있을까?
셰플러 철학을 관통하는 특징은,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의 개념으로 표현하자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를 구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1995년에 출간된 그의 주저인 『현실과의 대화로서의 경험』(Erfahrung als Dialog mit der Wirklichkeit)에서 체계적으로 구상된 〈요청적 신론〉은 그의 계속되는 저서들 안에서 그 일관된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철학적, 신학적 주제들에 적용되어서 결실 풍부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후기 저서에 속하는 본서 『형이상학 이후 시대의 존재론』(Ontologie im nachmetaphysischen Zeitalter, 2008)에서는 특히 서양의 전통 형이상학과 존재론의 중요한 명제들을 새롭게 이해시키는 해석학으로서 그의 〈요청적 신론〉이 원용되고 있다. 과거의 철학적 가르침을 성급하게 폐기된 것으로 선언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통찰을 끄집어내어서, 이를 오늘날의 변화된 철학사적인 조건 아래서 새롭게 읽힐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는 과거의 형이상학과 존재론이 그 발전된 형태 안에서 여전히 우리에게 진리를 중재해줄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셰플러 철학의 독창성과 탁월함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