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18km 꿈의 트레일

4,318km 꿈의 트레일

$16.00
Description
나이 육십, 4,318㎞를 걷다! 미국 3대 트레일 PCT 종주기.
나 홀로 남미 종단 자전거 여행에 도전, 남미 북쪽 콜롬비아에서 칠레 남쪽 끝까지 10개월간 자전거 여행에 성공한 저자가 이번에는 맨몸으로 4,318㎞의 PCT 종주에 도전한다. PCT 종주 중 만난 무수히 많은 여행자들과 트레일 엔젤의 이야기, 그리고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길 위에서 의식주를 해결한 이야기 등이 담긴 좌충우돌 여행기이다. 이제 일상을 넘어 다른 세계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도전기가 펼쳐진다.
저자

최인섭

1961년생.2020년3월서울특별시청에서퇴직했다.자전거세계일주를꿈꾼다.2015년11월한달동안쿠바에서자전거를타며놀다왔다.저서로는남미6개국을10개월간자전거로종주한경험을담은책『저안데스를넘을수있을까』가있다.

목차

추천사|다음엔어느길위에있을까5
들어가며|불현듯내게다가온PCT7

Part1.남부캘리포니아
-끝없는환대에깊은감동을받다13

Part2.중부캘리포니아
-내가이길을걸을수있음은진정한축복이다85

Part3.북부캘리포니아
-타인이내게준도움의끝은과연어디까지일까171

Part4.오리건
-길은그자리에있을테고난무리하지않겠다203

Part5.워싱턴
-멈춤은중단이아닌새로운시작231

맺으며|오늘의나는내일보다젊다290
부록|PCT운행시알아야할몇가지정보293
부록|PCT지역들꽃302

출판사 서평

“나이육십,4,318㎞를걷다!꿈의트레일,미국3대PCT종주기”

누군가저자에게그나이에왜이렇게힘든여행을했느냐고묻는다면저자는아마이렇게대답할것같다.“도전이좋아서.”실제로저자는30년을넘게한직장생활을뒤로하고자신의삶을되돌아보기위해나홀로남미종단자전거여행에도전,남미북쪽콜롬비아에서칠레남쪽끝까지,10개월간자전거여행에성공한바있다.그런저자가이번에는자전거없이맨다리로4,318㎞의PCT종주에도전했다.그것도코로나펜데믹상황에!
저자의여행은(‘여행’이라쓰고‘도전’이라읽는다)하나도평범한것이없다.그렇기에더재미있고더뜻깊고더생생하다.이책에는PCT종주과정에서벌어지는개인적인일이나산행방법만을담고있지않다.처음저자가생각한가제가‘완주의절반은나절반은남’이었듯이,이책에는길위에서만난사람들의이야기를담고있다.처음보는이들과만나인사를나누고,친구처럼지내고,그들의삶을듣고,때론함께여행하며삶의방식을배운다.그래서여행서이면서철학서같은면모도엿보인다.
저자는설렘과열정을밑천삼아떠났고,멈춤은중단이나종료가아닌새로운시작이라는깨달음을얻고돌아왔다.일상을넘어다른세계를꿈꾸는이들을위해,그리고미국3대PCT종주를계획하는이들을위해,이책이도전을향한희망과삶에대한용기를선물해줄것이다.

책속에서

찰리와로이를만났다.이들은시원한캔맥주를내밀며멀리동양에서온나를반겨주었다.찰리는71세이고서점을운영하는철학자라며내게명함을건네준다.그가내게묻는다.“당신은어디에서살고있죠?”“대한민국서울에서살죠.”“천만에,당신은지금바로여기이곳서살고있잖아요!”말문이막힌다.곰곰이생각해보니그의말이옳다.내삶의거처는현재지금있는곳,바로이곳이잖은가!철학하는사람이맞긴맞는모양이다.(17쪽)

고속도로다리밑에가니하이커박스에캔맥주가놓여있다.이런상황도일종의트레일매직이아닐수없다.하이커들이나또는지나가는이들이남겨놓았다.맥주한캔에사흘동안의고생이눈녹듯사라진다.잠시쉬며생각한다.내가지고다니는물리적·정신적무게는얼마나될까?마음의짐을평생지니고살지는않을까?숙소에놓고온옷가지하나에도집착하고있는내가마음의짐을쉽사리놓을수있을까?훨훨털고새털처럼가벼이생을즐길수있기보단여전히내게들러붙은마음의짐이내몸구석구석에박혀있지는않을까?미국에오기전,난충현형님에게이런말을했다.“형님,PCT길을걸으며마음의짐들을모두비워서가볍게돌아올수있으면좋겠어요.”(33쪽)

맑은날씨에바람도잔다.자동차소리에나가보니한친구가산행준비를하고있다.친구의이름은셸리.헬멧,아이스피켈,라스포르티바이중화,크램폰등거의빙벽등반수준이다.셸리와앞서거니뒤서거니눈밭을오른다.앞선하이커가없던듯길이보이지않아치고올라갔다.가파른경사로몹시힘들었다.12시쯤바덴포웰산(BadenPowell,2,864.8m)정상에올랐다.
다시삼거리로내려오니셸리가힘겹게오른다.그가커다란나무를가리키며말한다.“이나무는WallyTree로나이가무려1,500살이야.”모진비와눈바람에시달렸을테지만꿋꿋하고당당하게서있다.
그와몇마디나누고는난다시마루길로나선다.500m쯤경사면을대각선으로치고나갔다.휴대폰앱을보지않고는길을찾을수가없다.눈처마부근에서빠지기도하고그늘진곳으로가다가길을잃고돌아오기도했다.허벅지까지빠지기는부지기수.날이흐리기시작하면서눈가루까지날린다.점점앞이보이질않는다.도저히더이상갈수가없다.(52쪽)

어제만해도힘들게걸었던까닭에완주에대해비관적이었지만,컨디션이좋은아침이오면다시다짐을한다.완주에자신이있다고.미국사회운동가이자정치인인엘리너루즈벨트는‘새로운날이오면새로운힘과새로운생각들이함께온다.’고했다.어니스트헤밍웨이의소설『태양은다시떠오른다』처럼희망은늘아침에있다.
완주해야할목표는또있다.암과싸우고있는친구가생존의의지를다질수있도록완주를해야한다.내발걸음횟수가많아질수록친구몸에기생하는암세포가사라진다는확신도작용한다.청년재단과약정한후원금기부도마찬가지다.한발짝뗄때마다청년들에게뭔가도움을줄수있다는기대감이조금씩커져간다.(207쪽)

PCT를걸으며미국사람들의도움을무척많이받았다.특히,식량보급이나쉬기위해마을로이동할때,수십킬로미터가보통이므로차량없이는불가능하다.도로를만날때마다손을흔들경우그들은흔쾌히날태워주었다.심지어는자기가가는방향과반대로가야함에도불구하고그들은기꺼이목적지까지날태워주고는돌아가곤했다.진심으로고마운사람들이다.그들로봐서는내가외국인이란점도고려를했을듯했다.그렇지만,그들은자기시간을버리고날위한시간으로채웠다.
그들이내게준도움을나도우리나라를찾는외국인들에게되돌려주고싶다.지금이야국가간이동이제한되어있지만,어느땐가우리나라를찾는세계인들에게내가받은도움과친절을고스란히되돌려줄때가분명히오리라.두배쯤으로갚을생각이다.(2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