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속괴물의이미지와사회문화적의미작용을
통해알아보는내안의괴물,우리밖의괴물”
괴물은우리에게공포와혐오감,조소와웃음등복합적감정을불러일으킨다.그래서일까?공포영화를볼때,우리는흔히한손으로는눈을가리면서도손가락사이로괴물을훔쳐본다.이책에서는이러한인간의내면을영화속에등장하는괴물을통해살펴본다.그속에서영화가그리는괴물의이미지와우리사회가공유하고있는이데올로기들여다보기를시도한다.
이를위해먼저괴물의정의와함께동서양의괴물을알아본후,영화속에등장하는다양한괴물의모습을연대별·종류별로살펴본다.1960-70년대가정에서사연을품고죽은귀신이괴물영화의주류를이루었다면,1990년대에는학교교육등다양한사회적문제로죽은귀신이등장한다.그리고2000년이후에는다양한모습의괴수와함께좀비,사이코패스등이등장하게된다.이에대해저자는동물전염병으로인한집단폐사,세계적인바이러스전파로인한질병에대한불안,사회적불평등의심화,청년실업과비정규직문제등이많은사람들에게종말적상상력을불러일으켜현실적공포로다가오게만든것이라고해석한다.
영화는사회현상의반영이기때문에,그영상물에대한해석은필수불가결하고의미있는사회문화적작업이라고할수있다.그래서이책에서는〈부산행〉,〈곡성〉,〈신과함께〉,〈괴물〉,〈디워〉,〈마녀〉,〈늑대소년〉,〈추격자〉,〈공공의적〉,〈암수살인〉,〈화이:괴물을삼킨아이〉의11편의영화분석을통해괴물의이미지와의미작용을제시한다.이과정을통해‘우리는왜괴물을훔쳐보는가?’라는이책의제목에대한답을찾을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근대문화에서괴물은그기괴한외형보다인간내면의통제불가능한측면을지시하는것으로심화되어간다.오늘날의대중문화는우리가사이코패스,정신병자,소시오패스,분노조절장애자등보통사람과동일한외양을지닌어쩌면인간모두가포함될수있는진짜괴물들에둘러싸여살고있음을보여준다.브램스토커의서사에등장하기시작하는드라큘라백작은독점자본가로진화하고있는괴물이다.드라큘라백작은일반노동자뿐만아니라다른자본가들에게도위협이되는존재이다.부르주아마저도두려워하는독점자본의상징이드라큘라백작의모습이다.뱀파이어는좀비와더불어현대괴물서사의주인공으로가장많이등장하는존재이다.괴물이라는표현이어색할정도로아름다운외모를갖추고있다.공작이암컷을유혹하기위해비단보같은깃을펼치듯이뱀파이어들은먹잇감을끌어들이기위해성적매력을발산한다.대중문화속의뱀파이어는성별과상관없이유혹자로여겨진다.
---p.86
영화〈부산행〉에등장하는좀비의의미작용을살펴보기위하여중심인물석우와대립적의미를설정해볼수있다.좀비는몸은살아있지만영혼이죽어있는상태이다.좀비에게는살아있는것과죽은상태가동시에드러난다.그러므로좀비의삶은영혼이죽어있기때문에부조리함을나타낸다.또한중심인물석우는살아있지만역시무엇을위해살고있는지목적을알지못하는삶을살고있다.석우는일상에서는영혼을잃은부조리한존재이지만,딸을구하기위해죽음을맞이하는순간자기희생을통해인간다운모습을회복한다.좀비가살아있음은부조리를의미하고,석우의죽음은합리성을의미한다.그러나영화의서사속에서좀비의모습과석우의모습에는삶과죽음,합리와부조리한상태가공존하고있다.
---p.160
〈괴물〉의괴생명체나〈곡성〉에등장하는외지인으로표상되는존재로인해발생하는이상한현상들은혐오를불러일으키는존재이다.그런데혐오의정서는인간안에자리잡고있는자기혐오의또다른현상으로표현되는타자로볼수있다.소통의부재는대상의타자화를의미하고그것은혐오의정서를유발한다.혐오가낳은단절과배제는영화속에등장한괴물과같은기형적폭력을유발하게된다.괴물은사회안에서깨어난것으로보이건,밖에서침입한것으로보이건그사회와관계를가짐으로써그존재가드러나는것이다.그리고사회안에서혐오의대상으로규정하고사회안에서타자화하는대상에대한소통이단절될때폭력적관계로작용하게된다.
---p.251
영화〈디워〉와〈신과함께〉시리즈는전형적인고대설화의서사전개방식으로인과응보와권선징악의주제를담고있다.인간이몸담고있는현실은부조리하고선이반드시이기는것은아니다.그러나영화〈디워〉에서처럼선한이무기와악한이무기가싸워선이승리하는것처럼세상의질서가유지되는이상적세계를꿈꾸게된다.영화〈신과함께〉시리즈에서처럼부조리한현실에서못다이룬업은저승에서받는심판으로공정하게상벌을받는것이또한환상적세계인것이다.〈늑대소년〉에서가부장제사회에서억압받고있는여성의현실을공감과소통의낭만적사랑을통해해소하고〈디워〉나〈신과함께〉에서정의가실현되고공정한심판이이루어지는세계를꿈꾸는것은현실이부조리하기때문에나타나는현상이다.
---p.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