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무엇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당신의 무엇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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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담백한 언어로 보편적 감성을 노래하는 김리한 시인이 삶의 여정을 지나오며 보고 겪고 느낀 것들을 80편의 시에 담았다. 시인은 시 안에 자신의 지역적 공간과 더불어 심적 공간을 담아내 시적 공간을 넓혔다. 그 안에는 사물과 인간을 대하는 따스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을도, 꽃도, 바람도, 섬도 시인의 시선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며 약동하는 존재가 된다. 삶의 의미로 시어의 속살을 채워 나간 이 시집을 통해 생과 사의 다양한 파노라마를 감상해 보자.
저자

김리한

1962년에태어나중국지린대학교법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2001년《제3의문학》시부문등단후,2018년《토지문학제》하동소재작품상을수상했으며,제27대한국문인협회문협70년사편찬위원회위원을역임한바있다.저서로시집《그리워할사랑하나》가있다.

목차

작가의말

1부내가사랑하는나의시

화장(火葬)
덕혜옹주를만나다
섬진강안단테
하동(河東)의하루
노을도사람을그리워한다
내사랑완도
무주구천동설야(雪夜)

2부봄보다먼저오시는당신

천수만
둘이하나가되기위한기도
꽃비가내리는날
어쩌다봄꽃
시심(詩心)은
봄볕
봄마중
봄은왜
꽃비를맞으며
봄밤에내리는비
봄바람
꽃잎떨어지는
거리의꽃

3부완도이야기

비내리는완도항
완도항은잠들지않는다

청산도에노을이지는이유
어떤동네이야기
완도는어머니다
완도지교(莞島之交)
남도밥상
어느가을날
들꽃

4부포기할수없는것들을위하여

기차여행
잃어버린것에대한소고(小考)
시월애(詩越愛)카페
사랑은일기(日?)처럼
너에게로가는길
어떤판결문
희망과실제
포기할수없는인생
비가오는아침
비내리는길
오래된육교
뚜벅이의하루
강둑길
아시아나항공
아무말
그래도웃어요
삶이란
사진
바다굴집
열대야

5부떠날때는언제나가을이었다

바람의그림자
둘이함께빛나는날에
단풍
화인(花人)
서호의가을
가을은저혼자아프다
가을
가을비
노란약속
남당항
신세만지고갑니다
눈배웅
여름과가을사이

6부문득돌어보면시가있었다

예당호
그아픈시간은타지도않았다
낯선거리에홀로선겨울이다
내삶의별책부록을찾은날
흑석동에가면
해바라기카페

우리콩감자탕에는시(詩)가들어있다
우리모두동문이라는꽃이다
외로워서사람은죽는다
시는아직오지않았다
매직펜
만두는정(情)이다
동문이라는인연
꿈손
구멍가게
고철

발문

출판사 서평

“담백한언어로보편적감성을노래한시인김리한,
따듯한시선으로자연과인간과생과사를노래하다”

시인은작가의말에서이같이밝힌다.“이젠돌아갈수없는시간들이시가되었다.사랑하는이와함께가을들판을거닐다호숫가키작은꽃들을보여주고싶다.”고.이시는시인이붙들어놓은시간과장소를고스란히담아내고있다.그리고사랑하는이에게보여주고픈따뜻하고정감있는것들에,자신의심적공간을더해시적공간을넓혀보여주고있다.
김리한시인은‘기억의시인’이다.그래서그의시에는사랑하는이들에대한기억들로가득하다.먼저,시인은어둠이걷히면새벽이오듯이시간위에시간이겹쳐가뭇하지만끝내잊히지않는마지막어머니의무게를기억하고있다.“작은단지하나로바뀐”어머니를안고“붉게울”던시인을본다.정(情)이많고가슴이뜨거운김리한의또다른형태의사모곡이다.그런가하면,“가져오신보따리에서자꾸자꾸/할머니투박한손맛들이쏟아져나온다//머시든지잘무거야제”이웃해사는할머니에게서어머님을읽는다.“꽃이피어나던어느봄날/너도피었고우린함께/피었던”,이제는“가을들길에꽃이될/나의친구”에게바치는그리움의시또한시인의기억을묻고있다.
그의시에는자연도많이등장한다.그도그럴것이,“태어날때몸뚱어리부터/봄볕까지어느것하나/신세지지않은것이없”으므로봄볕,벌레,꽃잎,노을과그리움이라는흉터등상징적이고연약한것들에게까지시인은“신세만지고”있다.신세만지고있는시인의마음이선해아름답고,염치가있어더욱좋다.결이고운시인만이쓸수있는작품이다.
이시집에는사물과인간을대하는따스한시선이고스란히담겨있다.노을도,꽃도,바람도,섬도시인의시선을거쳐새롭게태어나며약동하는존재가된다.인생의의미에천착하면서삶의의미를규명하려하는시인의여운과함축미를지닌이작품을통해소박한삶이주는감동을느껴보길바란다.이시집을통해자연과생명을느끼고한층더성숙해진자신을느낄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삶의경계에는울음이있었다

이세상첫날은
그냥스스로울더니
마지막순간엔정작말이없고

얼른나오시라는
울부짖음뒤로한채
마른불꽃한사람의일생을
작은단지하나로바꿔놓았네

(중략)

돌아오는길
하늘도경계를넘을때
붉게울었다
_「화장(火葬)」중에서

마음속에뿌리면
무엇이든그리움으로자란다

(중략)

떨어진꽃잎은
빗물따라흘러가버렸다

어쩌다봄꽃이되어
잠시잠깐웃다
잊혀져가지만

이세상어디에도
이유없이핀꽃은없었다
우리모두는누군가의꽃이다
_「어쩌다봄꽃」중에서

어느밤
목적지도없이기차를탔다

옆자리엔이미
누군가앉아있었고
다들쳐다보고있는가운데
여행은그렇게시작되었다
마치내가태어나던날처럼

(중략)

기차는어디까지가려고
저토록달리는것일까
스치는풍경을보여주려는것일까

삶도죽기위해사는건
아닐텐데

어디에서내려야하는지
아직몰라헤매고있는사이

인적끊어진간이역벤치위로
눈물어린밤하늘이
조용히내려앉고있었다
_「기차여행」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