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끝과 시작

파타고니아, 끝과 시작

$17.00
Description
불같은 열정과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적 감성으로 써내려간 시인의 첫 소설.
자신이 생의 어떤 시기에 있던 소극적 초탈이나 관조가 아닌 강렬하게 느끼고 행동하고 사랑하려는 남자 TJ와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벗어나기 힘든 어둡고 참혹한 과거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여인 넬라의 지극한 사랑 이야기. 그들에겐 설렘도 두려움도, 기쁨도 슬픔도, 행복도 아픔도 전부 생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지구의 끝, 처녀지와 같은 파타고니아에서 초신성의 폭발처럼 강렬한 흔적을 남긴 어른들의 사랑에 체면과 가식의 옷을 벗고 빠져 보자!
저자

이인구

저자:이인구
시인.강원도원주출생.
시집으로『늦은고백』(2006),『그대의힘』(2013),『거기그곳에서』(2017),『달의빈자리』(2021)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Ⅰ.한시간그리고한나절

Ⅱ.지구반대편에서

Ⅲ.다시파타고니아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광활한대지와설산,거대한빙하와호수,세상의끝
파타고니아에서마지막사랑과첫사랑의운명적조우”

누구에게나늘쓰는비밀번호가있을것이다.자신의생일이나사랑하는사람의기념일이거나하는특별한의미가담긴비밀번호가.소설속남자주인공TJ의비밀번호는1520이다.1520년은마젤란이천신만고끝에대서양에서태평양을잇는세계일주항해에성공한해이며,그에게는잊을수없는유년의기억이아로새겨진땅인파타고니아가세상에처음알려진해이기때문이다.혼자집에서뒹굴던어린시절두꺼운지질의지도책에서처음접한파타고니아는일생동안그에게아주특별했던것이다.한번이라도,반드시그땅에발을디디리라고결심할정도로.
TJ는너무도멀어늘어가는나이와함께점점불가능할것처럼여겨지던파타고니아에갈기회를얻자그건결코우연이아니라고생각했으며,함께가기를거절한아내때문에받게될시선쯤은아랑곳하지않고홀로떠난다.
더이상좌초된배처럼살지않기위해,
사랑이없는평안과무관심이된습관에서벗어나기위해.
그는아름답지만향기는없고건드리면금방부서져버릴드라이플라워같은시간을더이상참을수없었다.그래서떠났다.파타고니아로!

광활한대지와설산,거대한빙하와호수,세상의끝순수의땅파타고니아에서첫날아침그가느낀바람의감촉,얼음씹은뒤처럼깔끔한대기의맛은그에게무언가일어날일을말해주는듯했으며그는기대대로자신의생애의마지막선물을만난다.갈색의대지위의목장에서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수도사라예보에서왔다는여인을.넬라를!
은퇴후평생소원하던그림에전념했지만최근좌절에빠져있는화가인TJ는한눈에넬라에게사로잡혀그녀를단숨에그려냈고,넬라는남몰래그스케치에눈길을주었다.TJ는이보안드리치의소설『드리나강의다리』의애독자였고,넬라의고향은바로그다리가있는도시비셰그라드였다.당연히그들은다음날을약속했으며,두사람의도시엘칼라파테에서꿈에서조차없었던깜짝선물같은하루를보내게된다.
그러나TJ는더머물겠다는결심도,다시보자는제안도,미래에대한아무런약속도하지못하고넬라와함께올려다본파타고니아의별들을뒤로하고엘칼라파테를떠난다.
“지구반대편에서서로의문을활짝연기적같은1년,자신의삶을길지않은끈에묶인가축처럼만든참혹한기억을마주하고그장막을걷어내는넬라,그곁의TJ”

언제든넬라를먹먹한시선너머의다른세계로데려가는그무언가는수많은흡판이달린괴물이었으며기억의어떤검은원천이었다.두번째쳅터‘지구반대편에서’는넬라의이야기가펼쳐진다.아름다운음악과함께자신을먼저남김없이꺼내보였던TJ의편지는결국넬라의닫힌문을연다.넬라의편지는때로는감성적으로는,때로는넘치는드리나강의급류처럼,사랑과고통의이야기로이어진다.넬라는가슴이쿵쾅거릴정도로뱉어내면서도자신이바뀌지않는사람이라고미안해하지만지구반대편에서의1년은그녀를이미다른사람으로만들었다,그녀만모를뿐.

“상처난곳,깨어진곳,비어진곳을메우는영원한사랑을향한성장소설”

TJ는아마도문득,날을잡았다.파타고니아로돌아갈날을.다시되풀이되는진열장속습관의나날을견디는고행이끝났다고느꼈을까,아니면달라진넬라를확신한것일까.그는돌아가넬라를만난다.그리고두사람은차곡차곡,계단을밟듯조심스럽게사랑을한다.엘칼라파테에서,엘찰튼의깊고깊은피츠로이산기슭에서,세상의끝우수아이아에서,그리고더없이아름다운호수의도시바릴로체에서.아니,그들은조심스럽지않았을지도모른다.아마더말할나위없이정열적으로사랑을했을것이다.그러나TJ와넬라는서로를사랑할수밖에없는사람인것처럼서로비슷한사람이었다.그들에게는넘지못할산이있었으며,TJ는그산을외면한자신의무책임을,윤리적나태함을점점무겁게느낀다.정한사람은없어도정한날짜가있는것같은유예의나날을보내던TJ에게급작스럽게떨어진거대한바위.그들은믿을수없었지만,삶을바꾸는일은언제나갑작스러운것이아니었던가.과연두사람은어떤길을가게될것인가.어떤길을갈것인가.
이소설속에는파타고니아의아름다운전경,강렬하지만서로를지극히배려하는사랑,드리나강의다리가본보스니아의비극적역사가시인의필치로섬세하게그려져있으며,참혹한개인사를극복하는한여인과영원한질풍노도의시기를겪어야하는한남자의사랑을통한성장기가함께담겨있다.일독의감동은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