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잠시, 평화를 지키러 갑니다

엄마는 잠시, 평화를 지키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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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쟁이 아닌 ‘평화의 전선’에서 싸운 한 엄마의 기록”
파키스탄·인도 접경, 차갑고 고요한 긴장만이 흐르는 카슈미르.
군복을 입었지만 여전히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였던 저자가
그곳에서 마주한 두려움, 성장,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
대한민국 육군 장교로 2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석혜선 저자는
막연한 동경으로 떠난 파병지에서 전혀 다른 세계를 맞닥뜨린다.
총성과 폭발음 대신, ‘일어날 수도 있었던 비극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고요한 전쟁’.
그 속에서 그녀가 나눈 대화, 배운 것들, 마음의 흔들림은
우리가 알고 있던 군인의 모습과는 다르다.
그리움에 흔들린 밤,
외로움 속에서도 나를 지킨 작은 루틴,
타국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생생한 이야기,
그리고 돌아와 비로소 깨닫게 된 ‘이미 존재했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평화는 고요한 수면 아래 끊임없이 발을 젓는 오리 같다.”
저자의 프롤로그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온 평화와 안녕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이름 없는 수고 위에서 유지되는지
이 책은 조용하지만 깊게 일깨워준다.
낯선 땅에서 써 내려간 한 엄마의 일기이자,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위한 위로의 기록.
저자

석혜선

저자:석혜선
대한민국육군.한남자의아내이자두아들의어머니.40년조금넘는삶의절반가까운시간을군복입으며보냈다.전·후방에서소·중대장과참모로일하고학교기관의교관·교수직등동분서주하다가막연한동경으로파병길에올랐었다.돌아와서여전히육군의일원으로,아내이자어머니로살아가는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1.새로운세상을향한첫걸음
떠나는이의아침,혼자가되다
낯선땅,이방인군인의임무
카슈미르,조용한긴장의땅
작전의조력자,시큐리티팀
다름속에서더욱빛나는우리

2.그리움과배움의시간
정답을찾는아이,정답을의심하는엄마
17시PST,매일의그리움
초소장의시간,친구가된군인
작은꿈을지닌아이들,카슈미르의교실
부르카소녀의질문,종교와두려움사이에서

3.역사와풍경의만남
파키스탄의안개,비,인샬라
무굴제국과라호르
파키스탄의또다른얼굴,길깃
등산을사랑하는이들의성지,스카루드

4.멈춘시간,흔들리는마음
갇힌초소,멈춘시간속에서
삽질같던시간도,결국은나였다
빛과그림자,이슬라마바드의두얼굴
인연이만들어준마음의방패
스트레스를이기는일상의힘
귀국,다시낯선일상속으로

5.국적을넘어마음으로만난사람들
옵저버눈에비친파키스탄1
옵저버눈에비친파키스탄2
국경너머의인연들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전쟁이아닌평화의전선에서,
한엄마가깨달은삶의용기와사랑의기록.”

이책은극적인전투이야기가아닌,현실의평화유지군이매일맞닥뜨리는고요한긴장과보이지않는전쟁을담담하게기록한다.저자가말하듯,그들의하루는영화속장면과는거리가멀다.그럼에도그들의존재는‘일어날수있었던비극’을막아주는보이지않는울타리다.
파병지의황량한풍경,현지인들과의마주침,동료들과나누는소소한대화,그리고밤마다찾아오는그리움과향수병….저자가한줄한줄일기에적어내린감정은결코개인의경험에머물지않고누구나삶에서한번쯤겪는‘내면의전투’와자연스레겹쳐진다.
특히책곳곳에는‘내가가진것에대한감사’,‘평범함의아름다움’,‘각자의자리에서수행하는일의의미’라는메시지가깊이스며있다.저자가귀국후“결국나를일으켜세운건거창한것이아니라평범한일상이었다”고고백하는대목은독자에게오래도록남는울림을준다.이책은파병지에서돌아온한군인의기록이자,무엇보다하루하루를지켜낸한엄마의용기와사랑에관한이야기다.그리고묵묵히자기자리에서싸우고있는모든이들에게따뜻한연대와격려를건네는책이다.

책속에서

파병에대한나의바람역시그것에서크게벗어나지않았던것같다.여기서내가경험할수없는것들에대한동경이었다.인간적으로는색다른경험에대한갈망이었고,군인으로서는다른환경에서간접적이나마전장에대해느껴보고싶다는바람이그것이었다.그렇게떠났다돌아온덕분에내버킷리스트의한줄을채웠지만,그렇게해서돌아온것은그무엇보다도내가가진것에대한돌아봄과감사함이었다.(4p)

서로다른욕망이겹쳐진땅,그위에‘평화’라고불리는하나의‘현상’이존재하는중이다.상식적으로떠올리는‘영속적인평화’의상태가아니라‘현상’이다.우리는불꽃과화염이치열한전투가아니라,차갑고고요한긴장가운데서있다.언젠가간신히붙들었던‘평화’라는현상을지키는중이다.그것이우리가있어서가능한일이라는확신은없지만,그렇게믿으려애쓰고있다.그믿음이곧우리의명분이다.(19p)

그러나고마움과사랑의크기만큼내상실감도함께커진다.내가인정하는그고마운만큼이외로움은그들에게인정받지못하는현상이다.그것을우리가‘외로움’이라고부르는것일테다.사랑은거래가아니라고하지만그렇다고해서인간적인서운함을느끼지않을이유가사라지는것은아니지않은가.혹은내가아직덜어른이어서일까.(60p)

혹시우리의등장이그들의삶에작은동요라도일으킨건아닐까잠시염려했지만,그렇게보이진않았다.“여기근처가국경일대니까,조심하세요.”라고말하기에는,이곳은그들에게견고한터전이다.그들의소에게마음껏풀을먹이고햇살과계곡을즐기고그들의아이들이뛰노는곳이다.총부리마저힘을잃을듯한말갛고무해한공간이다.(12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