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교실 탐구 생활 : 마스크 너머로 바라본

낯선 교실 탐구 생활 : 마스크 너머로 바라본

$12.50
Description
마스크 세상이 만들어 낸 낯선 교실 풍경
다정한 거리두기로 버틴 일상의 섬세한 기록
공립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저자는 교실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꾸준히 기록해 왔다. 『낯선 교실 탐구 생활』은 그 두 번째 기록으로, 코로나 여파로 낯설게 변한 교실 풍경을 섬세하고 따뜻한 눈길로 잡아낸다. 전작 『교실 수면 탐구 생활』에서 보여준 무심한 듯 다정한 시선과 유쾌하면서 무겁지 않은 태도는 이 책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안타까움과 혼란스러운 감정 또한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아이들이 사라진 학교에서 발견한 낙서를 ‘고대 유물’처럼 쓸쓸히 바라보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오랜만에 등교한 아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조용히 지내는 모습이 그려지고, 한 번도 맨얼굴을 본 적 없는 아이들을 급식실에서 마주하고는 ‘경이로움’마저 느끼는 장면이 이어진다. 마스크가 만들어 낸 거리 덕분에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말하는 학생들에게서 지금껏 존재한 적 없던 ‘독특한 미학을 지닌 커뮤니케이션’을 발견하고 모종의 설렘을 느끼기도 한다.
책에 수록된 100여 컷의 정성스런 드로잉을 바라보며 독자는 다정한 거리두기로 혼란의 한가운데를 통과해낸 십대들을 뭉클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될 것이다.

저자

정지은

서울의공립고등학교국어교사.‘심야교실’이라는필명으로블로그에학교안팎의이야기,사적존재로서의자신에대한이야기를올리고그림을그려왔다.쓴책으로『고딩관찰보고서』『교실수면탐구생활』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_우리는강을건너고있다

1부오랜만이야
복도낙서/온라인클래스키즈가온다/대면수업의장면/빼앗긴들에도봄은오는가?/너의이름은/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2022학년도수능D-5/교실X-ray/지치지말자우리

2부달라졌네
이럴수가/너의모습은/마기꾼들/오늘의스타일링/정성껏말하기/생각지도못했던사람/adidas는어디에/외계인과의마라톤/비오는날의아슬아슬/약간의바나나우유/갖춰놓고공부하고싶었어요/어떤잔인함/대답을하라고요?/내나이열일곱

3부변함없구나
시냇물/getupstandupstandupforyoursleep/에라모르겠다1/에라모르겠다2/참을수있는잠vs참을수없는잠/잠들기1초전/오늘의능수능란함/기말고사걱정/우리사이/시험기간에꼭/해야할일열가지/졸음방지책상의쓸모/설마/인생무상점입가경/ASMR의세계

4부그렇게우리
월요일의기분/실화/떡돌리는B/M의팔레트/5성급교실어매니티:분필의미학/여학생의시간/K-청소년에대하여/집에간을놓고온소년Q/벚꽃엔딩,코로나엔딩/졸업식의V/남의집귀한자식/각도조절에대하여/라테의무의식/교실의중력가속도

부록_낯선세상에울렁거릴때/낯선세상에설렐때

출판사 서평

코로나를건너는교실탐구생활
오늘도교실은충전중

코로나19로모두가고단한시기를보내고있을때,우리청소년들은어떤모습으로지냈을까?친구들과수다를떨거나장난을치는소소한재미마저사라진학교,축제와체육대회,수학여행,심지어입학식과졸업식마저사라진학교에서혈기왕성한십대청소년들은어떻게버텨왔을까?
이책의저자인정지은은교실에서만난청소년들의일상을글과그림으로꾸준히기록해왔다.『낯선교실탐구생활』은그두번째기록으로,코로나여파로낯설게변한교실풍경을섬세하고따뜻한눈길로잡아낸다.전작『교실수면탐구생활』에서보여준무심한듯다정한시선과유쾌하면서무겁지않은태도는이책에도그대로이어진다.여기에더해,시절이시절이니만큼안타까움과혼란스러운감정또한숨기지않고드러냈다.
아이들이사라진학교에서발견한낙서를‘고대유물’처럼쓸쓸히바라보는장면으로시작하여,오랜만에등교한아이들이마스크를쓴채조용히지내는모습이그려지고,한번도맨얼굴을본적없는아이들을급식실에서마주하고는‘경이로움’마저느끼는장면이이어진다.
때로는한발떨어져서아이들을바라보기도하고,때로는유머감각을발휘하여혼란의한가운데를버텨내는저자는코로나로달라진교실풍경의변화에서끝내긍정적인미래를예견한다.

학생과교사가서로를파악하는데에예전보다몇배로긴시간이필요해져어려움이많았다.그런데몇달이지나도여전히서로가낯설다보니자연스럽게예의를갖추어대하게되었다.학생과교사뿐아니라학생들끼리도조심스럽게대하는현상이두드러졌다.쉽게친밀해질수없다고생각하면부정적인현상이지만타인에대한존중과예의가뉴노멀이되는중이라고본다면긍정적인변화가아닐까.
_‘작가의말’중에서

비대면문자나전화통화가주를이루게된관계에서도저자는답답하다고한숨만쉬는것이아니라,그속에서이전과는다르게예의를갖추어대화하는아이들의모습에감탄하며서로가‘저마다의사정’을자연스럽게배려하고있음을알아차린다.온라인수업에서출석을확인할때‘네’라는짧은음절조차입으로말하지않고채팅창에입력하는아이들의태도를문제삼는대신,문자가더인간의본능에어울리는소통수단임을쿨하게인정하고소중하고한정적인입말은이제그만한가치가있는대상에게쓰이게되었노라고말한다.

시작부터마스크쓴채로관계를맺은우리들,무슨말을하건상대의눈을깊게들여다본다.얼굴의반쪽만으로상대를파악해야하기에빤히본다.‘빤히’라기보다는‘지그시’가맞을까.“너이번주주번이야.”라든가“여기도쓸어야지.”같은말도,“나는네가훌륭한학생이라고내내생각해왔어.”라고말하듯이정성껏말할수밖에없다.“지우개좀빌려줄래?”같은말도“오래전부터널지켜봐왔어.”라고말하듯이눈을동그랗게뜨고조심스레최대한잘들리도록말하게된다.
_본문중에서

꽃이져야잎이보이듯팬데믹으로시작된변화지만그안에는긍정적인변화도깃들어있음을저자는말한다.책에수록된100여컷의정성스런드로잉을바라보며독자는다정한거리두기로혼란의한가운데를통과해낸십대들을뭉클한마음으로응원하게될것이다.


잠못이루는교사잠못이기는학생들
코로나시대에도여전한교실의밀당

『낯선교실탐구생활』은네개의부로구성되어있다.1부‘오랜만이야’에서는코로나가극성을부리던시기,아이들이사라진학교와온라인수업,그리고오랜만에등교한아이들의모습이고루담겨있다.저자는학생이사라진빈교실에홀로남아학교가학생들을위한자리임을새삼깨닫고,온라인수업을하며서로가이전과는다른태도로소통하는모습을보며코로나로인해낯설어진교실풍경이나쁜쪽으로만향하고있지않음을말한다.무려4샷이들어간커피를마셔야만산뜻하게하루를시작할수있을만큼피로가누적된상태지만,냉동실에책을얼려달라는‘이상한’부탁을‘진지하게’하는아이들이있어지치지않고버틴다.
2부‘달라졌네’에서는마스크세상이된이후달라진일상에초점을맞추고있다.마스크가만들어낸거리덕분에상대를존중하는태도로말하는교사와학생들에게서지금껏‘존재한적없던독특한미학을지닌커뮤니케이션’을발견하고모종의설렘을느끼는한편,마스크에갇혀지쳐가는아이들을지켜보며더할수없는안타까움을표현하기도한다.그래서일까.“우리모두에겐약간의바나나우유가필요하다.건강식품을가장한달콤한어떤것.”이라며바나나우유를유난히좋아하는아이들에게위로의말을건넨다.
3부‘변함없구나’에서는코로나시대에도변함없이잠에굴복당하는학생들의다채로운수면풍경을엿볼수있다.주문처럼‘일어나’라는문구가새겨진옷을입어도,시험이나성적에대한불안도쏟아지는잠을말릴수는없다.재해에인재와자연재해가있듯잠에도참을수있는잠과참을수없는잠이있다는걸알기에그저두고볼수밖에.
4부‘그렇게,우리’에서는여전히이어지고있는학생들과의일상이펼쳐진다.지극히사무적인순간에도자기만의양념을치며주변사람들을즐겁게만드는K,누가시킨것도아닌데매일아침칠판주변과분필을가지런히정리해산뜻한기분을안겨주는H,집에토끼간을놓고왔는지매번약을가지러간다며외출허락을구하는Q등다양한아이들의이야기를만나는즐거움을느낄수있다.
그밖에도책의맨뒤에는‘낯선세상에울렁거릴때’와‘낯선세상에설렐때’라는코너를각각실어‘정샘의추천작’을소개하고있다.소설과시,그림책,만화에서부터넷플릭스다큐멘터리영화와웹툰에이르기까지다양한장르를소개하고있으니변해가는세상,다가올미래가두렵거나기대될때펼쳐보거나참고하면좋겠다.

코로나시대에도잠못이루는교사와잠못이기는학생사이의밀당은그치지않는다.하지만아이들을바라보는저자의시선에는그어느때보다도더따스한믿음이서려있다.개별적인상호작용이대폭줄었지만,그들을‘10대청소년’이라는관념적틀에가두지않고‘김철수’‘이영희’라는고유한이름을지닌각각의존재임을잊지않으려애쓰는저자는그래서아이들을때로‘젊은분들’이라고칭하며그들에대한존중을드러낸다.코로나시대에도이‘젊은분들’은잘먹고잘졸면서지냈다.아이들을하나의테두리로묶어단일하게규정할수없듯,아이들이겪어낸힘든시절또한함부로단정해서몇마디로말할수없음을이책을덮고난독자는알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