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언제까지이행성에서
지속가능한삶을이어갈수있을까?
유엔본부총회장에공룡한마리가나타나단상에올라선다.그리고놀라굳어버린인간들을향해단호한목소리로경고한다.“잘들어,인간들아.멸종을선택하지마.이제는변명을멈추고변화를시작할때야.”유엔개발계획(UNDP)에서기후위기에대한대응을촉구하고자만든캠페인용단편영화속장면이다.
오늘날하루하루무섭게발전하는생명공학기술과인공지능기술은인류의미래를제약없이상상하게한다.이를둘러싸고과학자들사이에서도상반된전망과논쟁이쏟아져나온다.그런데그중에도한결같이일치하는의견이하나있다.바로우리인간이변화하지않고지금까지의방식대로살아간다면,100년도채되지않아엄청난위기와재앙을맞이할것이란사실이다.가속화된지구온난화와함께‘인류세대멸종’이라고불리는여섯번째대멸종이진행되고있기때문이다.최근우리는전인류의삶이순식간에마비되는팬데믹을경험했다.스위스다보스세계경제포럼의<글로벌지구위험보고서>(2021)는기후대응실패가팬데믹보다더큰파괴력과위험발생가능성을띤다고보고한다.
『멸종을선택하지마세요』는이처럼거대한위기앞에놓인인간의어제와오늘을점검하며앞으로나아갈길을모색하도록하는책이다.앞서『우리는지금미래를걷고있습니다』『우리는감염병의시대를살고있습니다』를출간하며과학적지식과인문학적시선으로인간의미래를그려온김정민저자는이번책에서도우리의내일을두고피할수없는질문을던진다.46억년간굳건히존재해온지구상에서어떤생명체는살아남고어떤생명체는소멸해왔다.그렇다면우리인간은계속해서변화하는지구환경에적응하며지속가능한삶을이어갈수있을까?이책은그질문에관한답을찾아가는과정에서과거와현재를성찰하고미래를사유할수있도록,그리고끝내더나은미래를위한‘선택’이무엇인지발견하도록우리를이끈다.
지난날의‘인간다운삶’은
어떻게지구의균형을깨트렸을까?
지난날은현실을이해하고입체적으로바라볼수있게한다.그렇기에미래를예측하고더나은선택을하려면과거를되돌아보는시간이반드시필요하다.1장‘우리는모두같은행성에살고있습니다’에서는오늘날우리가맞닥뜨린위기의의미를이해하기위해과거인류가어떤선택을하며살아왔는지그발자취를거슬러올라간다.신이지배하던중세를지나수백년간이어진흑사병팬데믹끝에열린르네상스를통해역사에본격적으로등장한휴머니즘이근대를이끌게되기까지의과정을되짚다보면,어떻게인류가자연을‘행복한삶을위한자원창고’로여기며개발하게되었는지를알수있다.그렇게달려온인류앞에닥친기후위기는지금까지의‘인간다운삶(인간중심주의휴머니즘)’이그효력을다했음을경고한다.이제우리에게‘새로운’인간다움이필요한때인것이다.
그렇다면지금까지의패러다임을지속할때또는새로운패러다임으로전환할때미래는어떤모습으로다가올까?2장‘미래를만드는두개의시나리오’는마치비극속의햄릿처럼“운명을참아낼것인가,맞서싸워이길것인가?”하고고뇌하는우리에게두갈림길끝에기다리는미래의장면을가상시나리오로펼쳐보인다.다다르지않은미래에관해예측할수있는정보를수집해시나리오를구체적으로써내려가는일은현명한선택을내리기위한인류의필살기이기도하다.2050년인류가탄소배출량을줄이는노력을다하지않아실패한경우와전세계가힘을모아탄소배출량을줄이는데성공한경우의시나리오를비교해보면,앞으로우리가어떤선택을해야할지는고민할필요도없어보인다.그렇다면이제선택에대한고민이아니라어떻게시스템을바꿀것인지방법을찾아야할때다.
3장‘굿바이,석유시대!’에서는지금까지인류에게마법사의돌이나마찬가지였던에너지원에관해다룬다.석탄과석유가오랜시간세계경제를좌우했다는사실에서지난100년간우리가경제를발전시키기위해자연을어떻게대해왔는지엿볼수있다.하지만인류가열광해온이화석연료의시대도끝나가고있다.사회모든영역에서혁신적변화를일으킨썩지않는물질플라스틱도이제그마법이끝나가고있는듯보인다.전세계가골치를앓은쓰레기대란이나태평양을뒤덮은플라스틱섬이그신호다.에너지시스템역시거대한전환에들어선것이다.아랍에미리트연합국은세계최초의탄소제로도시‘마스다르시티’를건설했다.세계에서여섯번째가는산유국이탈석유시대를준비하는현실은에너지패러다임이바뀌고있다는방증이기도하다.
‘위기의기후’를‘지금의행동’으로
‘마지막기회’를‘생각의전환’으로
‘오지않을지도모를미래’를‘지속가능한미래’로
4장‘미래를바꾸기위한마음가짐’에서는기후위기시대의평등문제와경제를대체할새로운가치를다층적으로들여다본다.탄소중립(또는제로)을시행하는데큰비용이든다는문제를앞에두고우리는평등을다시생각하게된다.선진국의탄소예산을줄여저개발국에더많은탄소예산을할당하는등어려운나라의이중고를함께해결하는정책도평등에기반한다.‘아시아의허파’라불리며3만달러이상의연간가치를띠는맹그로브숲의사례에서도볼수있듯이,앞으로는경제와자연에유익한것이따로가아니라서로연결될수밖에없다.이제평등은인간만이아닌생물종‘모두’에게로확장되어야하고,경제가아닌자연과인간의가치를성장시켜야한다는것이다.
그리고여기서우리는‘원헬스(OneHealth)’라는새로운사고를마주하게된다.마지막장‘원헬스,지구를지킬수있는모두의건강’에서는지구상의생명체모두가동등한지위를가지며어느한층도무너져선안되는하나의네트워크로이루어졌다는새로운프레임,‘원헬스’에관해이야기한다.환경운동가레이철카슨이무분별한살충제사용으로새들이울지않는‘침묵의봄’이오리라경고했듯이,원헬스는인간이다른종의생존을위협하는현실이지속될때지구시스템전체가파국으로치달을수밖에없다는메시지를담아낸다.이분법적이고기계론적인사고에서벗어나사람과동물,자연의건강을하나의문제로인식하고,개개인이일상의작은실천을통해미래의큰변화를끌어내자고제안하는것이다.
기후위기문제를인류의어제와오늘그리고내일과함께엮어짚어보는이책이처음부터끝까지놓치지않는핵심은‘후회와공포,두려움’에따르기보다‘희망’에의지하는한사람한사람의작은행동이다.새로운전환점을맞이할때면누구나두렵기마련이다.하지만이때과학적이고정확한정보를알아보고흐름을파악하며문제를해결하는방향을찾는다면분명더나은선택을할수있다.막연한희망이아니라현실을‘직시하는’희망,사소할지라도단호하고도능동적인행동은앞으로예측할수없는미래를맞이할인류가기본적으로갖춰야할태도일것이다.일상에서내가할수있는실천부터해나간다면,그것이바로패러다임변화의시작이다.약4년전스웨덴소녀그레타툰베리가홀로일인시위를시작했지만,지금은전세계인을거리로이끄는세계적인기후행동‘미래를위한금요일’의중심이되었듯이말이다.
자,유엔총회장단상에올라서외치던공룡의말처럼이제변명을멈추고변화할때다.이책이그변화를시작하는발걸음을떼는데든든한하나의디딤돌이될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