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기다리는 일 -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고래를 기다리는 일 -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13.50
Description
“고래를 기다리는 일은 파도를 기다리는 일이기도 해
고래는 언제나 파도를 부수며 달려오거든.”

10대의 불안과 결핍을 선명하게 부조해 낸 홍명진 작가의 청소년 소설집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장으로 우리 사회의 마이너들을 따듯하게 보듬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온 홍명진 작가의 청소년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아이들을 모델로 하였기에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의 고민과 내밀한 속내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행동이나 반응이 느리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하다 결국 자퇴를 선택한 지나(「쿠키 굽는 시간」), 절친으로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유주(「고래를 기다리는 일」), 철거촌 여관 달방에서 홀로 불안과 싸우는 열세 살 소녀(「폴카를 추다」), 연기를 배우고 싶어 극단에 들어갔지만 씁쓸한 현실만 목도하게 된 여고생(「연기 수업」), 장애인 엄마를 돌보며 힘겹게 일상을 꾸려가는 아진(「이미테이션 플라워」) 할머니와 살던 빈집에서 끔찍한 사고를 겪는 소년(「고장 난 집」)…. 소설 속 인물들의 처지와 고민은 각기 다르지만 그 무게는 모두 만만치 않다.
아이들은 갑자기 맞닥뜨린 삶의 횡포와 불친절 앞에 덩그러니 놓여 묵묵히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몇몇은 희망의 불빛을 향해 걸어가기도 하고, 몇몇은 그저 현실의 벽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채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홍명진 작가는 이 책에서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의 아픔과 결핍, 불안과 상실감을 선명하게 부조해 내고 있다. 작가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은 현실의 높고 단단한 벽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고 움츠러드는 십 대들의 어깨를 가만히 토닥여준다.

저자

홍명진

1967년경북영덕에서해녀의딸로태어났다.글이잘안풀릴때나몸이아플때엄마가해주던음식을떠올리면힘이난다.재래시장기행을좋아하고,엄마의방식으로바다냄새물씬나는음식을자주만들어먹는다.늘파도치는마음으로전업소설가의길을걷고있다.2001년에단편소설「바퀴의집」으로전태일문학상을받았으며,2008년에는「터틀넥스웨터」로장애를가진여자의원초적욕망을외면하지...

출판사 서평

“난…숨이가빠.다른사람들처럼살아야한다는게.
세상이한걸음씩만천천히,느리게갔으면좋겠어.
한번쯤은쉬면서,가만히갔으면좋겠어.”

10대의불안과결핍을선명하게부조해낸홍명진작가의청소년소설집

홍명진작가의청소년소설집이출간되었다.홍명진작가는2001년전태일문학상을받은이후청소년문학으로외연을넓히며우리사회의마이너들을따듯하게보듬는작품을꾸준히발표해왔다.이번에출간한『고래를기다리는일』은홍명진작가의첫청소년단편집으로,수록된여섯편의이야기모두개인적으로인연이깊은아이들을모델로한것이기에오늘을사는청소년들의고민과내밀한속내를생생하게엿볼수있다.친구관계,학교스트레스,미래에대한불안등청소년이라면누구나공감할법한일상의고민에서부터위기가정,장애인부양문제와같은묵직하고예민한주제에이르기까지다채로운이야기를폭넓게그리고있어단편의맛을넉넉히즐길수있다.

“우리는여전히일어나지않아야될일들속에서살아가고있다.”라고말하며,이를‘세계의비참’이라고명명한작가는그가운데서도지금우리곁에있는청소년들이처한곤경과상실감에귀를기울인다.
행동이나반응이느리다는이유로‘엄친아’인오빠와비교당하며엄마가쏟아내는폭풍잔소리를견뎌야하고학교친구들에게마저따돌림당하다결국자퇴를선택한지나(「쿠키굽는시간」),초등학교시절절친으로부터알수없는이유로외면당하고마음에거스러미가생긴채엄마와여행길에나선유주(「고래를기다리는일」),폴카를추듯신나게살고싶지만철거촌여관달방에서언제돌아올지모르는아빠를기다리며홀로불안과싸우는열세살소녀(「폴카를추다」),연기를배우고싶어엄마몰래극단에들어갔으나씁쓸한현실만목도한채실의에빠진여고생(「연기수업」),장애인엄마를돌보며하루하루어렵게생활하다TV휴먼다큐프로그램출연제의를받고갈등하는아진(「이미테이션플라워」)열여섯살생일에할머니와살던빈집에서그만끔찍한사고를맞닥뜨린소년(「고장난집」)….여섯아이의처지와고민은각기다르지만그무게는모두만만치않다.

소설속인물들은거대하고압도적으로존재하는세계앞에그저덩그러니놓여묵묵히순간을견뎌낸다.몇몇은희망의불빛을향해걸어가기도하고,몇몇은그저현실의벽앞에우두커니서있는채로이야기는끝이난다.홍명진작가는이책에서오늘을사는청소년들의아픔과결핍,불안과상실감을선명하게부조해내고있다.

“고래를기다리는일은파도를기다리는일이기도해
고래는언제나파도를부수며달려오거든.”

끝내는파도를넘어푸르게날아오를
여섯편의아릿한성장이야기

여름날의푸른담쟁이처럼내일을향해신나게달려가고싶지만꿈꾸는것조차버거운현실에지쳐가는아이들.『고래를기다리는일』은현실의높고단단한벽앞에서자꾸만작아지고움츠러드는아이들의어깨를가만히토닥여준다.

작가는갑자기맞닥뜨린삶의횡포와불친절앞에서힘들고불안해하는아이들을위무하는데그치지않고힘겹지만조금더나아가볼것을권한다.이는표제작「고래를기다리는일」에서여실히드러난다.소설속인물인예진을통해작가는“고래를기다리는일은파도를기다리는일”이라고말한다.고래는파도와함께달리는동물이다.큰몸집만큼엄청난물보라를일으키며달리기때문에고래를보고싶다면고래가일으키는파랑도감당할수있어야한다.작가는자신이원하는삶에다가가려면파도처럼덮쳐오는크고작은시련또한받아들여야함을넌지시일러준다.

자의식과세상이정면으로충돌하기시작하는청소년시기에는모든것이불안요소일수밖에없다.나와는다른세상의요구에적응해야하고평생이어질것같던우정이사소한일로깨지기도하며,꿈이없거나있어도이룰수없으리라는생각에불안과무기력에시달리기도하고,가족해체나가정환경처럼자신의의지와는상관없는문제로크나큰고통과돌이킬수없는상실감을느끼기도한다.이소설은그런무수한불안의진동속에서푸른멍같은생채기를입으며조금씩단단해져가는청소년들의아릿한성장이야기다.

소설에등장하는인물들대부분은자기목소리를크게내지못한다.반항은커녕고집센아이도톡톡튀는캐릭터도없고뚜렷한성장의징후도보이지않는다.하지만페이지를계속넘기다보면느리지만자기만의속도로한걸음씩나아가는「쿠키굽는시간」속지나처럼자기가있던자리에서한걸음씩나아가려애쓰는아이들의모습이보이는듯하다.

그래서일까.책을읽고나면이여리고서툴기만한아이들이열어갈내일에대해한가닥희망을품게된다.머릿속을어지럽히던수많은생각들이앞으로살아갈시간의레시피가된다면,누군가에게는‘편안한맛’으로다가가고싶다는지나의바람처럼,삶을포기하지않는한,지금은덜익어조금만부딪혀도생채기가나고마는이작고여린마음들역시끝내는단단하게여물어가지않을까.

줄거리

「쿠키굽는시간」
생각이많아행동도반응도느린여고생지나.그런지나를엄마는‘보고있는것만으로도분통이터진다’며답답해하고,반아이들은‘이상한아이’라며거리를둔다.결국학교를그만두기로결정한지나는자퇴숙려기간동안학교에서연결해준위센터라는곳에다니고있다.그곳에서후드티를입은소녀와한조가되어쿠키를굽는체험프로그램에참여하게되는데….

「고래를기다리는일」
중학교2학년인유주는휴직을한엄마와함께엄마의고향이라는먼바닷가마을로여행을떠난다.그마을민박집에서초등학교시절절친과이름이같은김예진을만난유주는얼마전자신을까맣게잊은듯모르는얼굴을하고가버린박예진을떠올린다.30년만에만난친구얼굴을서로단박에알아봤다는엄마의말을들으며박예진의행동이더이해되지않는유주.유주는박예진을이해할수있을까?

「폴카를추다」
철거촌의여관달방에서홀로지내는열세살소녀의이야기.엄마가집을나간뒤할머니와살던소녀는화재로할머니마저돌아가시자아빠손에이끌려여관달방으로들어온다.장거리택시기사인아빠를기다리는일말고는여관건너편가구점할아버지와가구점건물옥상에사는아코디언아저씨가소녀의유일한말상대.아코디언아저씨가들려주는쇼스타코비치의왈츠곡에맞춰폴카를추는게유일한낙인소녀는자신을알던사람들이하나둘떠나갈때마다피가날정도로발가락을꼼지락거리는버릇이있다.아코디언아저씨도며칠째보이지않고아빠마저들어오지않는안개자욱한밤.소녀는자기가알던세상이사라질까두려워늦게까지잠들지못한채발가락을더세차게꼼지락거린다.

「연기수업」
중학교때구청에서운영하는시민연극제에참여한이력이전부인‘나’는이혼한엄마와살며특성화고등학교에다니고있다.공부에도별재능이없고친구도없지만유일하게흥미를느끼는것은연극이다.중학교때국어선생님의독려로시민연극제에참여한뒤배우라는직업에매력을느낀후자주가는포털사이트에서‘마루연기교실11기모집’포스터를본뒤오디션에참가해본격적으로연기수업을시작한다.수업료도내야하고연습실사용료나소품구입에필요한경비등비용이만만치않지만그리던연기를할수있다는사실에흥분한‘나’는엄마와아빠를속여돈을마련한다.하지만극단프로듀서는연기에대해서는말이없고무급아르바이트생으로‘나’를부를때가더많은데….

「이미테이션플라워」
지체장애를가진엄마와살고있는여고생아진은종편방송국의휴먼다큐에출연제안을받고갈등중이다.기초수급비만으로생활해야하는아진의집에방송출연은큰힘이되겠지만아진은자신의일상이tv프로그램으로박제되고소비되는게썩내키지않는다.꿈이뭐냐고묻는작가언니의말에아진은웃음이나려는걸겨우참는다.집을떠날수도,친구정현처럼시원하게속내를털어놓을용기도없는아진의내일은달라질수있을까?

「고장난집」
열여섯살생일에할머니와살던빈집에친구들과놀러간소년이가스폭발사고로앰블런스에실려가며떠올리는생각의잔상들이주된줄거리다.뒤죽박죽뒤엉킨소년의머릿속에가장큰지분을가진건할머니다.소년의짧은생에서자신있게사랑한다고말할수있는유일한사람.할머니를곧잘속이기도했던소년은할머니의부재와사고의여파속에서뒤늦은후회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