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가해자 (손현주 장편소설)

친밀한 가해자 (손현주 장편소설)

$14.00
Description
“말해 봐. 왜 그랬니?”
그날 이후, 우리는 모두 괴물이 되어버렸다.
『불량 가족 레시피』 『가짜 모범생』 손현주의 문제작
CCTV가 없는 비상계단. 처음에는 사소한 말다툼이었다. 사고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을 거라고 믿었다. 이대로 덮을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신은 늘 행운만을 주지 않는다. 완벽한 거짓말은 없다. 완벽한 비밀도.
『친밀한 가해자』는 오늘의 십 대가 직면한 세계를 강렬한 서사로 빚어내는 이야기꾼, 손현주 작가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가짜 모범생』에서는 ‘교육 학대’라는 문제를, 『울지 않는 열다섯은 없다』에서는 ‘양극화’와 ‘학교 폭력’ 문제를 다뤘던 손현주 작가가 이 작품에서 택한 주제는 더 크고 복잡하다. 부족함 없는 삶 뒤에 감춰진 비열하고 이기적인 얼굴을, 평범한 일상에서 악을 마주한 십 대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손현주 작가는 “뉴스 속 낯선 얼굴이 아니라 매일 보는 이웃, 내 옆에서 웃고 떠드는 친구,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가족, 때로는 나 자신일 수도”(작가의 말) 있는 ‘친밀한 가해자’를 정면에 내세우며 우리에게 묻는다. 내 곁에 있는 이, 혹은 나 자신을 지키려는 선의는 어떻게 다른 이를 다치게 하는 악의가 되는가? 아무런 악의가 없었음에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겼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져야 하는가? 작가는 이야기로서의 재미와 긴장감도 놓치지 않으며 논쟁적인 문제를 정면 돌파한다. 현실에서 도망치고만 싶은 열여섯 소년의 뒤를 쫓는 숨 가쁜 서사는 전혀 가볍지 않은 내용을 술술 읽히게 만든다.

이 작품은 죄와 잘못은 숨길수록 이득이라 믿는 세상에서 선과 악을 오가며 수없이 흔들리고 비틀거리는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 책임과 반성에 대해 뼈아픈 질문을 남긴다.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냐?” 주인공인 준형이 내뱉는 동시에 독자 역시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문장이다. 릴케는 이렇게 썼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다.”
저자

손현주

책을너무좋아해작가가되었다.재미난상상을즐기고다양한장르의글을쓴다.오늘의청소년이직면한세계를투명하게마주하려한다.
2008년국제신문신춘문예로등단했고,문학사상신인상과평사리문학대상을수상했다.『불량가족레시피』로제1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을수상했으며,청소년베스트셀러『가짜모범생1,2』『울지않는열다섯은없다』『도로나이별사무실』『유리창을넘은새』등의작품이있다.

목차

친밀한가해자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한순간의실수가불러온파국
그날이후,괴물이되어버린열여섯살소년의이야기

“야.이건진짜만약인데.”
소설속한장면에서주인공‘준형’은친구인현서에게이렇게묻는다.
“만약에네가사람을다치게하면어떻게할것같냐?막일부러그런게아니라실수로그랬는데심하게다쳤다면.”

잠시현서가되어볼수있을까.이런질문을받는다면우리는어떻게대답할수있을까?물론우리모두모범답안이무엇인지는안다.잘못을인정하는것,용서를구하는것,보상을하든법적처벌을받든마땅한대가를치르는것.하지만지금우리는현서,그러니까준형의가장친한친구가되었음을기억해야한다.둘은열여섯살밖에되지않았고,준형은실수로누군가를다치게했다.“일부러그런게아니라.”여기서준형의질문을되감아들어야한다.“(너라면)어떻게할것같냐?”

이질문은『친밀한가해자』를가로지르는질문이자,이소설을읽는내내우리가수없이곱씹게될질문이기도하다.과연우리는선뜻모범답안지를제시할수있을까?
오늘의십대가맞닥뜨린사회적이슈와도덕적갈등을강렬한서사로빚어내는이야기꾼,손현주작가의신작은바로이런이야기를다루고있다.『가짜모범생』에서는‘교육학대’라는문제를,『울지않는열다섯은없다』에서는‘양극화’와‘학교폭력’문제를다뤘던손현주작가가이번에택한주제는어김없이과감하다.‘가해’,다시말해서‘한사람이어떻게다른한사람에게가해자가되는가’를다루고있기때문이다.

선의가악의가되고,보호가은폐와뒤엉키는
친밀함이라는관계의틀속에서가해자가된얼굴

준형은겉보기에남부러울것없는소년이다.입학선물로명품을사주는할머니,넓고환한집,좋은성적,원만한친구관계…….그랬다.그랬는데,‘그날’이후로모든것이무너져내린다.넓고환한집은감옥이되어버리고,성적은곤두박질치고,가장친한친구는등을돌린다.그날,한사람이아파트비상계단에서혼수상태로발견된다.오가는이는커녕CCTV도없는곳에서무슨일이일어난걸까?증거도,목격자도없는사건은어떤방향으로흘러갈까?

이제까지청소년문학에서가해의문제는주로학교폭력서사에서,피해자의관점에서서다뤄졌다.이때가해자는결코‘우리’나‘나’의테두리안에는들어올수없는인물로그려진다.꼭소설속에서만일어나는일은아니다.많은사람들은자신을,혹은자신과가까운이들을‘가해자’라는위치에세워보지않는다.그렇지만,상상하기어려운일이지만,우리옆에피해자가있다면당연히가해자도있다.손현주작가는바로이런“뉴스속낯선얼굴이아니라매일보는이웃,내옆에서웃고떠드는친구,나를사랑한다고말하는가족,때로는나자신일수도”(작가의말)있는‘친밀한’가해자를정면에내세운다.

친밀하다는말은‘지내는사이가매우친하고가깝다’는뜻으로,‘친밀한가해자’라는제목은문자그대로이웃,친구,가족등사이가가까운가해자를뜻한다.하지만이제목은다른방식으로도읽을수있다.우리는때로친밀한사이이기때문에(친밀한사이가아니었다면받지않았을)상처를받는다.가까운사람이등을돌리면세상전부가등을돌린듯이느껴지는것처럼.혹은,우리는친밀한사람을지키기위해다른사람을의자밖으로밀어내기도한다.제자식이잘되기를바라며부정행위를저지르는어떤부모들처럼.

준형을둘러싼인물들도그렇다.그들은준형을위해제각기다른방식으로애쓴다.그것은또다른가해로이어지고,친밀함은그런가해를인지하지못하게하는장막이되어버린다.여기서한번더,준형의질문이메아리친다.“(너라면)어떻게할것같냐?”
이는동시에소설이던지는질문이기도하다.내곁에있는이,나아가나자신을지키려는선의는어떻게다른이를다치게하는악의가될수있는가?그것은어디까지용납될수있는가?아무런악의가없었음에도누군가에게상처를남겼다면,그에대한책임은어떻게져야하는가?소설속인물과같은상황에처한다면(다시말해서가해자가된다면)우리는과연어떤선택을내릴수있을것인가?

우리는분명이소설이‘소설’임을,바꿔말해서허구임을알고있지만계속해서자신에게로되돌아와“어떻게할것같냐?”고묻게되는건이이야기가우리자신의모습과너무가깝기때문일것이다.소설속인물들은특별히악하지도,특별히선하지도않다.죄와실수사이에서,선의와악의사이에서,죄책감과불안함사이에서수없이흔들리고비틀거리는여러인물의목소리를오가며소설은교과서적인훈계를하지도,순전히재미만을위해달려나가지도않는다.대신이들마음속의갈등을깊이들여다보며잘못과방관,책임과반성에대해뼈아픈질문을남긴다.릴케는이렇게썼다.“우리에게필요한것은오직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