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소리 없는 바람이어라

그대는 소리 없는 바람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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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바람이 아닌 것들로부터 그의 존재를 깨닫고서야 봄을 느끼고는 합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몰랐다가는. 불어오는 이들이 있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스며들었던 이가 있고, 생각만으로도 아쉬운 이가 있습니다.
봄에 사는 바람은 소리가 없습니다. 느린 속도로 살짝 부는 바람. 머리카락이 흩날리거나, 귓볼을 훑고 가거나, 나무가 떨리거나. 우리는 바람이 아닌 것들로부터 그의 존재를 깨닫고서야 봄을 느끼고는 합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몰랐다가는, 사라지고 난 후에야 뒤늦게 깨닫고는 합니다. 불어오는 이들이 있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스며들었던 이가 있고, 생각만으로도 아쉬운 이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마음을 그려낸 시집입니다.
저자

최인혁

〈마음과마음이손을잡을수는없을까〉저자

목차

1
투명한창처럼믿을게
서풍은그대의발자국
바다1
손위의바다한줌
익숙한바람
분홍바닐라솜사탕
불침의밤을지키는잠이라서
우리의보폭은오분의사
더강한사람
그대는바다를좋아한다
한획만을남겨둔
그사이에단어를넣으면
무한의시선
그순간나의밤
밤밤밤
사랑의프랙탈
네개의꼭짓점
가진다기보다는

2
시월의하늘엔구름이피어
소리없는바람
달과눈
김각을무디게
바다2
꺼내지못한말은
불침은병이되고
오래도록따스하게
이별과작별의사이
눈을반쯤감아서
저마다의노을이살아
마음은오직마음만이
사라진이름
a에게2
직사광선이닿지않는서늘한곳
잠이찾아오는나는주어가없다
눈자국

3
a에게1
반의반
기다림을채우는자리
바다3
머리서죽은당신을
모음과자음사이에는구름이있다
바다를마주하면바다보다반가운
무중력의서랍에서흘러가는
밀려나고서는흩어진다
로맨스는빛바랜지오래
누군가를위한다는일과힘
다채로운슬픔한겹
순수한사랑에대해서
a에게3
하구
당신을나로보는일
얼음
어둠은네가지나가듯
그림자가드리운다

4
다른이름이더라도
꿈과꿈을이어내는날도있었다
비는가볍고눈은무겁다
흐르는것보다는
무해한거짓투성이
당기시오미시오
네가직각하고도반을더돌때쯤에
남은것은하나하고도반
늘그렇듯편지는언제나
아름다운걸만드는사람은
빛의반대말은그림자
초연한마음으로
그런나를읽은네가있다
커튼을주세요
보라색양
잠의꿈은백일몽의잠
다음중옳은것을고르시오
파란파랑
밤의시간은가늠할수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