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낳았냐고 묻는다면

김현

저자:김현
마음속에서속닥거리는이야기를세상으로내보내고싶어그림책을만들며살고있다.앞만보며전력질주하며살다,아이를만난뒤에는느리게머물며살고있다.딸과매일싸우고화해를반복하며함께자라는중인엄마사람.

프롤로그
쾅!
포기하라는거야?
정상이라고요?
아침밥해방
내마음이라고?
좀치우고살자
술이는다
거짓말
청개구리잠재우기
가출협박
등교거부
개싸움
그럴수도있지
전하고싶던진심
나의구멍
당연한것은없다
너의쓸모
꼭너같은딸낳아
싸가지를지키자
협상
키운보람이있네
뭐든될거야
우리애기
에필로그

책속에서

P7
우리는어쩌다이렇게되었을까.나만졸졸쫓아다니던,엄마가세상에서제일좋다고말하던내아이는어디로갔을까.흔적도없이사라지고싶다.

P53
가출한아이를기다리는엄마들의글을읽으며,마음이덜컥내려앉았다.‘지금이상태가끝이아닐수있구나.내가아이를어떻게대하느냐에따라아이가가족과함께지내는것을포기할수도있겠구나.’정신을차려야했다.내가원하는것은아이와잘지내는것이지,아이를내쫓는것이아니다.덮고있던이불을박차고나왔다.

P58
아이와의관계에서구멍난것이애착이었다는걸인정하는데오랜시간이걸렸고그사실때문에마음이시렸다.우리사이의구멍부터메꿔야했다.먼저변해야할사람은아이가아니라나였다.

P64
아이에게자주사과하기시작했다.여전히나는자주틀린말을하고,아이의의견을무시하고,일방
적인통보를하지만아이의표정이일그러지기시작하면일단멈춰생각한다.‘아,내가또시작이네.정신차리자.’내가잘못한부분에대해서사과하고,하고싶던말에걱정과염려를담아다시말한다.엄마의사과와부탁을듣는아이의볼이씰룩대는것을보면응어리진마음이조금풀렸나보다.육아에서는훈육할때단호함이꼭필요하다고했지만나의경우는너무단호했던것이문제가아니었을까.

P66
당연한것은없다.내게당연히해야한다고생각했던것이아이에게는당연하지않다는사실을깨닫고나니,고마운일이더많아졌다.12시에라도일어나는것,자정이넘으면자려고눕는것,지각하더라도학교에가고학원에가는것,어떻게든숙제를하려고애를쓰는것,자신이좋아하는것을찾아열광하는것,가끔은나랑놀아주는것.이렇게생각하면모든행동이고맙다.매일매일고마운일이더많다.아이와눈이마주치면잊지않고말한다.
“고마워.사랑해.”

P83
사춘기가오자마자“이제내마음대로살거야.”를외치는아이를보며이제나는아이인생에서물러나주면되는것인지잠시고민했지만그것은정답이아닌것같다.모든것이물음투성이인세상에서아이도혼란스러울것이다.선택권은아이에게주되,사춘기유아독존이되지않도록최소한의가이드라인을주기.이것이내가선택한방법이다

P96
사춘기가끝나서변한것이아니다.아이를바라보는나의시선이변했기때문에아이도방밖으로나온것이다.아이가나를보고해사하게웃으며종알거릴때면마음이꽉찬다.이게내가바라던것이었다.사춘기가끝나면아이는내품을훌쩍떠나버릴것이다.우리의시간은얼마남지않았다고생각하니아이를한번이라도더안아주고사랑한다고말해주고싶다..

P97
사춘기아이와잘지내기위해치열하게고민했고,치졸하게싸웠고,여전히유치찬란하게싸우고있음을,이글을통해고백한다.완벽한엄마는없다.좋은엄마가되고싶은마음도버렸다.고민끝에내가얻은답은혼낼때는혼내고,싸워야할때는싸우고,잘못한일에는먼저사과하고,사랑한다고매일말하며무엇보다내아이를믿는것.이간단하면서도어려운답을돌고돌아겨우찾았다.매번헤매고자주엉망이지만더이상내일이무섭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