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낙낙 (빼어날 Sue 에세이)

낙낙낙 (빼어날 Sue 에세이)

$17.23
Description
19년 차 번아웃 + 우울증 김 모 교사. 필명 빼어날 Sue.

2022년 12월부터 학교를 쉬었고, 2024년 9월 학교로 다시 돌아왔다.
휴직 상태라는 낯설고 신기한 시간을 보내는 내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갔다.
글을 쓰는 과정은 자신을 다독거리고 쓰다듬는 시간이었다.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묵묵히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난관을 만났다.
그럼에도 삶을 긍정하고 단단해진 발걸음으로 하루하루를 향해 건너가고 있다.
현재는 교사라는 굴레를 조금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무난하게 다시 적응 중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전반전 40여 년의 인생이 끝나고
후반전이 비로소 열렸음을 깨달아간다.

책과 글, 사람들과 함께하며 살아간 1년 6개월 동안의 기록.
저자

빼어날Sue

저자:빼어날Sue
두딸엄마.우울증진단을받은19년차초등교사.
책읽기와글쓰기,수다와홀로산책,잠을사랑하는평범한듯조금까탈스러운여인.
휴직한시간에실컷책을읽고사람들을만나며
마음속에서솟아나는글조각들을모아첫작품『낙낙낙』을펴냈다.

목차


프롤로그
입장하며-11

1부-삶에넘어진해2023년

김선생사용설명서-17
J상담선생님께-22
지옥으로매일출근하다-27
에피소드1_심장은요란스럽게고동치고-31
어른,슬프고웅장한명사-37
에피소드2_인형놀음-41
여름의한가운데서_서이초사건에즈음하여-48
에피소드3_당신의왕자를욕보인죄-52
햇볕을입고있는시간-61
비와루시아-65
모든처음을안겨준너-69

2부-함께일어선해2024년

나의레지나-75
조용히무너지는-81
우주를듣다-100
말하지않아도-106
메구같은츤데레남편이라니-111
일상을파고드는눈물겨운이들이여-116
엄마,학교가기싫어!-122
뜨거운금요일은없다-128
그래,너희들이희망이자감사였구나-133
화수분,더해피,나아가더해피!-138
리더로서의한걸음-144
원(圓)들의인연-150

에필로그
퇴장하며-155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무용(無用)하게살아보자.잉여인간으로살자.그래도괜찮아.Sue.”
중에서

그들은냉혹했고비열했으며,잔인하고교활했다.적어도내생각에,‘아이’는그러지않아야했다.하지만학교에서만나는수많은아이는그저‘작은사람’일뿐이었다.인간존재에대한실망감과허무함이나를덮쳤다.내마음은돌밭을구르는이의그것처럼단단해져갔다.
<지옥으로매일출근하다>중에서

거의매년겪었던,학교와학년이달라져도달라지지않는수많은일들.내면전에대고혹은전화기너머로,혹은장문의문자로그들이나에게던지고간무수한말들.그속에담겨있던독.
<에피소드2_인형놀음>중에서

먼저마음을먹고초록빛을던져버린선구자들.나무는그들을만족스럽게바라볼것이다.나무에게낙(落)은낙(樂)일지도.
<햇볕을입고서있는시간>중에서

그동안엄마는무얼하면좋을까?다른건몰라도하나만큼은알것같아.너에게집착하지않는것.비가그치기를종용하며쨍하니맑은하늘이얼른오기를기다리지않는것.<비와루시아>중에서

잘익은가을볕이레지나의얼굴과머리카락을갈색으로물들이고있었다.얇은버들잎같은입술을오물거리며한끼의나른한식사를하는나의아이.매순간형체없는희망과절망속에서아슬아슬하게줄다리기를하고있을레지나.
<나의레지나>중에서

결국백수광부와그의처를삼켜버린강물.그비극을멀리서바라보는뱃사공만이내마음에남았다.덩그러니황폐한풍경.빈털터리의인생에남은건떨리는텅빈두손.고통으로움츠러드는바로그때,덧없는인생이한없이가여웠고한없이가벼웠고살짝이아름다웠다.
<우주를듣다>중에서

화창한날씨의호수공원.햇볕이좋은이시간에눈물을훔치는친구옆에앉아먼데를바라보며같이있을수있어서참다행이었다.그녀에게책을읽어줄수있어서,그녀를말없이위로해줄수있어서,곁에있을수있는나는행운아였다.그녀에게도작은위로와공감의순간이었다고믿는다.굳이말하지않아도안다.우리는서로오랫동안바라본사이니까.서로의앞에있을때비로소완전해지는.
<말하지않아도>중에서

학교.돌아감.눈앞이캄캄해지는두려움.그럼에도나는교단에다시서보려고한다.실체없는공포와어깨를짓누르는책임감이큰돌덩이처럼내앞에놓여있다.하지만괜찮다.맞부딪쳐볼것이다.그러다보면알게될것이다.나의행복,나의길,내삶의방향을알아가게될것이다.
<엄마,학교가기싫어!>중에서

‘여기,이곳에서보내온너의시간이공허와좌절,상처와분노만이아니었음을기억해.넌교사로서분명잘살아왔고,앞으로도그럴거야.아이들의미소에서봤잖아.그들이너에게희망임을.감사와행복을너에게,그들에게돌릴수있길.그리고김쌤!Sue!이제안도하며환하게웃길.’
<그래,너희들이희망이자감사였구나>중에서

오래앓아온나의우울증에게.나는이제야아주조심히,너에게감사한다는말을건넬수있게되었어.세상엔명백히정해진법칙이존재하고,절대적인선과악,옳음과그름으로세상사를가를수있다고믿었던내오만을너는부숴주었어.존재하지도않는완벽한무언가를끊임없이좇으며타인을그리고나자신을끝간데없이몰아댔던나는,너와뒹굴며지내는동안시선이한층유하고너그러워졌어.풍요로워졌어.
<에필로그?퇴장하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