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대학의 한국 책들 (동아시아도서관의 보물: 1900~1945)

워싱턴대학의 한국 책들 (동아시아도서관의 보물: 1900~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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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선 말부터 일제 식민 기간이었던 1900년부터 1945년 사이 한국에서는 어떤 책이 만들어졌을까? 이런 궁금증에 힌트가 될 책이 나왔다. 미국 시애틀의 워싱턴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이 소장한 1900년부터 1945년 사이 출간된 책 가운데 44권을 가려 뽑은 이 책은 문헌사적인 가치에 더해 각 책에 얽힌 갖가지 사연을 함께 소개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일제의 식민 지배시기였던 만큼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는 책들이 단연 눈에 띈다. 근대 시민으로의 계몽, 자주 독립 의지를 고취하는 책들에 러시아, 인도 등 번역서들이 다채로움을 더하고, 한자에서 국한문 혼용, 한글 인쇄로 넘어오는 인쇄 환경의 변화도 실감할 수 있다. 20년 넘게 미국 대학도서관에서 한국학 사서로 일해 온 저자 이효경은 자신의 마음과 이목을 끈 책들을 골라 책을 통해 시대와 그 시대 사람들의 근경과 원경을 보여준다.
저자

이효경

어려서는책을싫어했는데어쩌다보니도서관학을공부하고사서가되었다.무심코선택한전공덕분에미국으로유학을떠났고공부를마친후에도여전히도서관뜰을밟고있다.뉴욕의컬럼비아대학도서관을거쳐지금은시애틀의워싱턴대학도서관으로출근한다.한줄로세우면서울에서춘천거리보다긴도서관서가를오가며자연스레책과친해졌다.대부분의책과는옷깃만스친정도의인연을맺고있지만그중몇권과는더돈독해지고싶어애쓰고있다.굽어진책등을어루만지며,세파에찢겨나간표지를쓰다듬으며,낡은책장이바스러지지않게천천히넘기며,지면에박힌활자를눈으로확인하고손으로다시더듬으며도서관서고를맴돈다.
한국학사서로경험한에피소드를모아『책들의행진』을,습작삼아쓴자전적소설『아를,16일간의기억』을출간했다.2019년에는워싱턴대학최고사서로선정되었다.매년내돈이아닌학교예산으로한국책사들이는호사를누리며,오늘도도서관서가의마일리지를늘리는일로분주하다.

목차

들어가는말

1부1900-1909:근대화와식민화의운명앞에서
세상에하나뿐인초판본,유몽천자
발매금지당한초등교과서,초등소학
끔찍한망국의기록,월남망국사
한글자아래동서와고금이만나다,아학편
오직이긴자들의권리,인권신설
새로운소설,새로운세계,은셰계
머나먼타국으로의유랑,포와유람기
+책한권에서만난세명의현씨

2부1910-1919:일제를피해해외를떠돌다
우스운이야기로세상을배우다,우순소리
풀이가더어려운한글속담사전,조선이언
불교의부흥과새로운시대,조선불교유신론
미완의책,미완의삶,아미리가혁명
국혼을되살리는아픈역사,한국통사
읽지못해안타까운서울의모든것,경성기략

3부1920-1929:번역물로연깊고다양한책의세계
프랑스소녀가전하는애국의열정,쨘딱크
셰익스피어는셰익스피어,쉑스피아와그생활
+다른이름,같은저자를찾아서-국제표준이름식별자(ISNI)
조선어문법을집대성한순한글책,깁더조선말본
낯설고친숙한시대의글,시문독본
번역가홍난파의안목과전문성,첫사랑
낮추는진심과높이는마음,기탄자리:들이는노래
사랑일까,수작일까,애의승리
정신과생활이박혀마멸되지않는땅,심춘순례
누구의절절한고백일까,사랑의노래
식민지지식인의이상과현실,흑방의선물:시가집
동화타고세계일주,세계일주동화집

4부1930-1939:암흑기에뿌려진한국문학의씨앗
피억압자의해방운동은지금도계속된다,약소민족운동의전망
식민지민중을통치하려면,조선어교과서
“민족이있는곳에민요가있다”,언문조선구전민요집
발랄한생명의샘,색진주
여성계몽과개인의구원,주의승리
시집을가득채운조선어의아름다움,정지용시집
너무일찍도착한모더니즘,기상도
조선을알고자하는절실함,청년김옥균
애환과향수의땅만주에서꿈꾸다,이국녀
세상아이들이고운마음으로자라길,동요집능금
100년전서울풍경을담은조각보,천변풍경
관습타파와세태풍자의희곡집,호반의비가
가부장제의그늘을담은실험소설,파경
+책의완성도를높인그림들-『파경』의표지와삽화를그린화가정현웅
춘원의민족개조론을다시생각한다,흥사단

5부1940-1945:여성저자의부상과현대출판의맹아
참혹한여성의삶,여류단편걸작집
최초이나불완전했던외래어표기법,외래어표기법통일안
변하는것과변하지않는것,어머니독본
표절까지낳은베스트셀러,조선요리제법
모국과모국어를그리워하다,대학생을위한한국어회화
과학의신세계와이야기의만남,과학소화
+두개의조선어연구회

나오는말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100년전태평양을건너시애틀로간책,
1900년부터1945년까지출간된우리책44종의숨겨진이야기

1900년부터1945년사이,이시간은우리나라출판인쇄의역사에서아주특별한시간이다.세계최초로금속활자를발명하고「조선왕조실록」이라는세계사에전례없는기록문화를가졌지만조선의인쇄소는국가가운영하는공공기관이었다.필사본외에대중출판물이드물었던이시기와한글사용이강제로억압됐던일제식민지치하라는특수한시기가맞물려있기때문이다.이시기에한반도에서는어떤책들이,어떤사람들에의해어떻게출간되어누구에게읽혔을까?
흥미로운이질문에작은힌트가될이책에는이시기에출간된책44종이담겨있다.이책들의소장처인워싱턴대동아시아도서관은북미(미국과캐나다)14개한국학도서관가운데서도하버드대옌칭도서관다음으로많은한국자료를보관하고있다.그가운데특별히44종을가려뽑았는데,가장가치있고중요한책이어서라기보다책에얽힌갖가지사연과의미가이책을고른사서개인의선택알고리즘을통과한결과다.

제발이책이세상에단한권도없기를!
전세계유일본을찾아서

자료를빨리,정확하게찾는것이소명인도서관사서가제발찾지못하기를바라며온갖자료를검색했다.이책에소개된첫책『유몽천자』얘기다.한국인보다더한국을잘알았던캐나다선교사제임스S.게일이펴낸이책은근대신지식을담은세권짜리어린이용교재다.1901년에첫출간해1909년에여러차례중간했는데,워싱턴대동아시아도서관이소장한세권은모두1901년판이다.어쩌면이것이사서들의꿈인세계유일본소장이아닐까?집요한조사끝에몇곳에서초판본을찾아내약간김이새긴했지만세권모두를초판본으로소장한것은동아시아도서관이유일하다는사실을위안으로삼았다.
20년가까운세월동안미국에서한국학사서로일한저자이효경사서가여기소개한책들을고른이유는다양하다.이세상에하나밖에없어보여서,그가치에비해알려지지않은책이어서,미스터리로남은손그림이인상적이어서,저자의소중한필체와따뜻한메시지가남아있어서,내용이파격적이라서,유명인의손길이닿은모던한표지디자인때문에,삽화가좋아서,심하게작거나너덜너덜해서,많이팔린책이라서,기획아이디어가기발해서,저자의굽이진인생이애달파서,저자가도대체누구인지알수없어서,속지로쓴종이가너무곱고예뻐서,누군가몰래남긴낙서가재밌어서,누구나다아는책이라서등사서가책을펼칠때마다책갈피에오래숨어있던이야기들이팔랑팔랑떨어져내린다.

소명과한계안에서도책은말하고자란다
어린이용교과서부터파격적인릴레이소설까지

그럼에도기록될만한가치가있는당대의화두가책으로남는만큼,이시기의책들은다급한당시의시대적요청을담은책이많다.1900년대초반,가장눈에띄는것은근대지식을담은계몽도서들.근대공교육의시작과함께어린이교육용도서로출간된『유몽천자』나『초등소학』이그런책이다.『아학편』은정약용이한자학습서로만든책이한글,영어,일본어,한자를한꺼번에배울수있는플래시카드형식으로재탄생했다.
일제가민족문화를억압했던1910년이후시기에는많은책들이해외에서출간되었다.독립운동의거점이었던상하이나하와이등지에서출간된책은넉넉지못했던한글자모,어색한세로쓰기등모자람이많고책출간까지긴시간이걸렸지만그때문에도리어애틋하다.독립운동노선이달라희생되고독립운동사에서잊혀지고만박용만의『아미리가혁명』은해외에서는워싱턴대학이유일하게소장한책이다.
출판의발전상도확인할수있다.1920년대투르게네프의『첫사랑』을번역한홍난파는음악가이면에미진한번역을손보아바로개역판을펴내는전문번역가로서의면모를뽐내고,시인김억은1913년동양에서는처음으로노벨상을수상한인도의시성타고르의시집『기탄자리』를발빠르게펴냈다.일제에의한한글말살정책이진행되는와중에도국어문법,한글전용,가로쓰기등당대의화두를담은책『깁더조선말본』이나왔다.
20년이상의짧지않은식민지배하에서도한글사용이자연스러워지면서30년대에는우리에게도친숙한정지용,박태원등의책이등장한다.소설가이상은출판디자이너로김기림의시집에이름을올리기도했다.‘한국문학’의본격시작과더불어대중들이알만한소설가들이이름을감춘채릴레이로써하나의소설을완성하는파격적인기획의『파경』도눈길을끈다.

지금우리출판이있기까지
베스트셀러와저작권그리고새로운역사

이책에이름을올린44종에는친일논란이나분단으로인해평가가엇갈리게된저자들의책도포함되어있다.현재북한의신미리애국열사릉에안장되어있는선우학원의한국어회화책은그의이념적지향이드러난다기보다타국에서끊임없이모국과모국어를그리워했던한인간의비애가느껴진다.
이념과노선의차이가역사의평가로새겨진출판의역사에도시간은흐른다.1942년출간되어2만여권을넘게팔고1960년대까지20여년간사랑받은방신영의『조선요리제법』은베스트셀러와저작권이라는현대적개념을알게한책이다.근대에들어서야겨우공교육을받을수있었던여성저자들의존재감이부각된예이기도하다.
1900년부터1945년까지한국에서책을출간하는일은난관의연속이었다.그럼에도지금우리출판의다양성이씨뿌려진,우리출판과책의치열한시기였다.1937년록펠러재단의중국장서기금으로시작한워싱턴대학의동아시아도서관에한국책들이조금씩들어오기시작한것은2차세계대전이치러지던무렵이었다.2021년현재,한국자료는전자자료를제외하고도15만종까지성장했다.30만종이넘는중국자료와17만종가량의일본자료틈바구니에서여전히소장과연구가치가있으며,현재한국의관심사를반영한책들을모으고있다.그책들이모여또다른역사가되리라믿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