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기에는너무먼당신,너무먼『논어』
중국의고대철학자이자스승공자,그리고공자와그의제자의언행록『논어』는우리에게지나치게유명해모르는사람이없습니다.학창시절교과서에도나오고사회에나와서도언제어디서나듣는이름이죠.『논어』에서나왔다는‘불혹’‘지천명’이나‘과유불급’‘살신성인’같은말은더자주듣습니다.그런데『논어』읽어보셨나요?‘『논어』에대한책’이아니라『논어』말입니다.
그렇습니다.공자도『논어』도귀가닳도록익숙하지만『논어』를실제로읽은사람은꽤적을겁니다.『논어』를읽기어려운이유를대자면대체로이렇지않을까요?
“배우기시작하자마자포기했던한문을갑자기문법부터공부시키는가하면,크게중요하지도않은옛중국변두리의역사를공부시키는것도모자라,지금은알아봤자아무소용도없는수천년전중국의제도와문물을공부시킨다.도대체춘추시대하급공무원의직함을그때용어그대로알아야할이유가무엇이며,지방권력자의덜떨어진아들이름까지알아야할이유가무엇인가?그렇게마구쏟아지는불필요한정보의홍수속에서헤매는동안,『논어』는순식간에지겨운책이되어버리고,정작왜우리가『논어』를읽으려했는지는잊어버리기일쑤다.”
사정이이렇다보니공자는언제나‘꼰대’취급을받았고,지금우리의시대에는맞지않는소리만늘어놓는고리짝시절의옛사람중하나로인식되었습니다.그리고여기에서그렇지않다고,공자도『논어』도그런사람,그런책이아니고,조금만다르게보면훨씬쉽게읽을수있다고펴낸책이이책『공자의말들』입니다.
‘오늘의시선’으로『논어』에서사람다움을건진다는것
살기팍팍해졌다고많이들말합니다.어떻게살아야할지,뭘믿어야할지모르겠다는사람도많습니다.과학문명이발달해살기편해진세상이되었다고하지만,그안에서사는건여전히사람입니다.사람이사는세상에서,사람이살아가며살펴야할도리는어쩌면예나지금이나다르지않을지도모릅니다.그리고『논어』는바로그사람다움에대해스승공자가하는얘기입니다.물론다들아시다시피『논어』에는공자뿐아니라그의제자들과당시사람들도나옵니다.그사람들의행동과말을통해,사람이사회에서살아가는도리와인정,사람다움을보여주는책이『논어』이죠.
알고보면어려울일이없는책이란점을꼭꼭강조하면서,이책의역자임자헌선생은쉬운요즘말을가져다『논어』각장의핵심을시원시원하게풀어놓습니다.필요하지않으면굳이시대배경이나역사를이야기하지않고,세월의더께를거둔내용을입말로편안하게펼쳐보이는것이죠.예를들어볼까요?
공자가말했다.
“사람이신의가없다.글쎄…….그래도될까요?그건자동차에동력전달장치가없는것과같아요.엔진이있으면무슨소용입니까?어떻게움직일수있겠어요?”
子曰,人而無信,不知其可也.大車無,小車無,其何以行之哉.
이문장은제2편위정의22장입니다.공자가사람에게신의가있어야함을말하고멍에가없는수레가갈수없는것과같다고말하는내용입니다만,수레도멍에도볼일이없는우리에게이표현이와닿지는않습니다.뒤쪽의(예)도(월)도어려운한자이죠.그러나이문장을역자임자헌선생은자동차로비유해풉니다.훨씬이해하기쉽지않나요?당시의수레란지금의자동차와같으니상상하기에도무리가없습니다.
이런해석이너무나아가는것아닌가걱정하시는분도계시겠습니다.하지만역자의입장은분명합니다.공자는우리가생각하듯그렇게딱딱하고고루한사람이아닐뿐더러제자한사람한사람의눈높이에맞춰가르치고농담도잘하는소탈한사람이었고,『논어』역시그렇게까다로운책이아니라무척이나상식적인책이라고요.그래서이모든걸요즘독자에게잘전달하고싶어서‘용기를내어’이런방법을선택했다는것이지요.
“나는이책이『논어』로들어가는‘문’이되면좋겠다.어제를통해오늘을볼수있는문,재미를통해의미를볼수있는문,이문을거쳐누군가는더깊은궁금증을품고원문을향해나아가고,또다른누군가는더전문적이고깊이있는학술서로나아가고,또다른누군가는다른고전으로나아갔으면하는것이나의바람이다.”
그리고‘플러스알파’
『공자의말들』은젊은독자를주요대상으로삼았지만,이미『논어』를여러차례읽은독자에게도새로운시각을제공합니다.요즘독자의눈에맞춘해석이신선하기도하거니와역자의설명문에서깊은통찰을살펴볼수있거든요.공자시대에대한너른지식,『논어』라는고전에대한온전한이해,공자와『논어』를향한따뜻한시선을바탕으로현대에서사는역자가깨달은것들이밤하늘의별빛처럼작지만또렷하게빛납니다.
인간이란무엇인가.무엇을보며어떻게살아가야하는가.온전한사람다움이란무엇인가.살다보면언제나부딪히는문제입니다.그리고답을찾아헤매는우리를,고전은항상가까운곳에서마르지않는숲속의옹달샘처럼기다리고있습니다.삶을성찰할힘을줄책으로,모든독자에게감히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