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말들 : 그릏게 바쁘믄 어제 오지 그랬슈 - 문장 시리즈

충청의 말들 : 그릏게 바쁘믄 어제 오지 그랬슈 - 문장 시리즈

$14.00
Description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는데, 이 그릇의 모양이 어떻게 다 같을까? 대동단결 서울말이 표준'이 된 지방소멸의 시대라지만 우리나라 각 지역의 고유한 방언들은 아직 분명한 '말 그릇'을 지키고 있다. 그 꼭 맞는 말 그릇에 담긴 고유한 마음도 있을 터. 충청도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나연만이 우리 책, 영화, 티브이 등에 쓰인 100개의 충청도 사투리 문장을 골라 '충청도식' 단상을 덧붙였다.

이 책은 단순히 특정 충청 방언을 소개하고 뜻풀이하는 것을 넘어, 충청의 말을 하나의 씨앗 삼아 그 말에 얽힌 본인의 기억과 일상, 사회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낸다. "생각이 많으믄 다치는 겨"라고 전해준 20대에 만난 공장 아저씨부터, 험담하고 슬쩍 덧붙이는 "애는 착햐"라고 건네는 누군가의 한마디까지. 능청스럽고도 눈물 나는 '충청의 말들'에는 '느긋하고 긍정적인, 그러나 약간은 슬픈' 충청인의 진짜 속마음이 빼곡하다.
저자

나연만

저자:나연만
주부,소설가,장례지도사.청주에서태어나공장에서일을하면서처음으로돈을벌게됐다.그래선지몸으로하는일을즐겁게받아들인다.어떤일이든우습게보지않는다.누군가내게장례업무를맡겨주길바라며집안일을하고소설을쓴다.
2020년경상일보신춘문예단편소설「까치」로데뷔했다.『스마트소설1집』에「세탁」,『2021신예작가』에「앞니」이후,작품집과문예지등에소설을발표하고있다.2022년『여섯번째2월29일』,『충청도뱀파이어는생각보다빠르게달린다』를출간했다.2023년교보문고스토리대상에서장편소설『돼지의피』로최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는말

문장001

문장100

출판사 서평

이세계의모든말은사투리다

어느한지역에서만쓰는,표준어가아닌말을사투리라고합니다.수도를중앙으로,지역을지방으로구분해온경향탓에사투리는오랫동안애꿎은이미지속에갇혀있었지요.사투리는촌스러워,사투리쓰는사람은교양이좀없어,사투리는공식적인언어가아니야,공공연한자리에서는표준어를써야해.

하지만서울을포함한모든지역에는토박이말이있습니다.토박이말은지역정서를고스란히담고있고,지역과지역민정체성의기반을형성합니다.각지역의역사와문화가스며든말이며,제각각다른팔도사투리는우리언어의다양성을보여주기도합니다.

그럼에도오랫동안글말이아닌입말로만전해진탓에시간이지나며일부는소멸되었고,지역경계를쉽게넘나들지못해지역밖에서는움츠러드는말이되었습니다.글말이되기는점점더어려워졌고,그가치를제대로인정받을기회역시없었지요.아무리가치있는입말이라도글말로남기지않으면사라져버리고보존되지못합니다.이에책과영화·드라마·신문등에서각지역별사투리문장100개를그러모으고,각지역에연고있는작가들이지역과사투리에관한이야기를붙였습니다.유유는다양한정서를품은유서깊은말,오래기억하고함께쓰고싶은사투리표현을모아우리언어문화의다양성을살피는기획으로?‘사투리의말들’을선보입니다.?

“그릏게바쁘문어제오지그랬슈…”
오지게느긋하고감칠맛나는,충청의말을위하여

한번쯤‘충청도화법’에웃음지어보신적이있지않나요?다른사투리에비해억양이뚜렷하거나비교적새로운단어를쓰는것이아닌데도특유의느긋한말투와화법은이상하리만치‘구미를당기게그윽한맛’을냅니다.서두르는이들에게나지막이건네는충청도어르신의말처럼요.“그릏게바쁘문어제오지그랬슈….”말에도맛이있다면충청도사투리에는‘감칠맛’이가득합니다.

『충청의말들』의저자나연만은책에서이렇게설명했습니다.“불을만난고기가기가막힌풍미를내는것처럼,여유있고느긋한충청도사투리에은유적표현이결합하면독특하면서도어처구니없는웃음을자아낸다”고요.요새는이런화법이비교적덜쓰인다고는하지만,느긋하게풍미를더하는‘충청의말들’에는여전한감칠맛이짙게배어있습니다.

이번책『충청의말들』에서는충청도에서나고자란소설가가우리책,영화,티브이등여러매체에충청도사투리가쓰인100가지문장을골라감칠맛나는‘충청도식’단상을덧붙였습니다.단순히특정표현을소개하고풀이하는것을넘어충청의말을하나의씨앗삼아그말에얽힌자신의기억과일상,사회에대한생각을느긋하고도자유롭게풀어냈어요.느릿한농담으로핵심을꿰뚫는‘충청의말맛’을이책으로함께느껴볼까요?

“생각이많으믄다치는겨…”
입에착달라붙는말에담긴,생생한충청의마음

한용운시인의「님의침묵」이사실충청도사투리로쓰였다는것을알고계셨나요?한용운시인은충청남도홍성출신으로,시에도홍성방언이그대로쓰였습니다.하지만이후에시의표현들을현대맞춤법에맞게고치게되었고,우리에게익숙한‘아주단정한서울말로쓰인시’로변하게된것입니다.이처럼표준어에가려사투리를흘려보낸사례들은꽤많습니다.처음에는생생한사투리그대로연재되었지만책으로묶여나오며대사를모조리서울말로바꾸어야했던고우영화백의만화『임꺽정』의사례도있고요.

『충청의말들』은무심코흘려보낼뻔했던수많은충청도사투리들을다시불러냈습니다.충청도에서유년시절을보낸저자에게충청도사투리는수많은기억과감각을불러일으키는‘몸에붙은말’입니다.그러니단순히사투리표현을제시하고뜻을풀이하는데에서그칠수가없는것이지요.충청의말하나하나에자유롭게얽힌저자의100가지단상을따라가다보면,우리는자연스럽게충청의마음을‘체험’하게됩니다.한용운의시가서울말로바뀌었다는점에툴툴거리다가도마지막에는“언어학자들의깊은뜻이있었겠지….”하며느릿하게덧붙이는저자의말과마음은정말‘충청도그자체’이기도하니까요.

말은마음을담는그릇이라고도하지요.이번책『충청의말들』에는생생하고도감칠맛나는충청의마음이빼곡합니다.“생각이많으믄다치는겨”라고전해준공장아저씨부터,험담하고슬쩍덧붙이는“애는착햐”라는누군가의한마디까지,때로는재미나게때로는눈물나게,지난기억과감각을말로부터일깨우는이야기를『충청의말들』은가득담았습니다.이책을통해감칠맛가득한‘충청의마음’을잔뜩느껴보시기를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