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의 말들 : 만다꼬 그래 쌔빠지게 해쌌노 - 문장 시리즈

경상의 말들 : 만다꼬 그래 쌔빠지게 해쌌노 - 문장 시리즈

$14.00
Description
할머니 쓰시던 그 정겨운 사투리는 이제 누가 기억할까? 투박하고 강한 억양과 단호한 말투로 때로는 무뚝뚝하다는 말도 듣지만, 경상도 사투리는 누군가의 기억과 기운을 북돋는 정다운 ‘입말’이다. 그러나 서울말을 기반으로 한 표준어의 시대, 사투리는 글에서도 말에서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한국어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간직하고 지역의 정체성과 고유문화가 그대로 담긴 ‘사투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서울·수도권 바깥의 지역 이야기를 여러 매체에서 다정하고도 정확하게 전해온 권영란과 지역 헌책방을 운영하며 읽고 쓰는 일의 즐거움을 나눠온 조경국이, 우리가 ‘잊아삐고 있던’ 경상도 사투리를 기록한다. 미처 글말로 기록되지 못했던 사투리의 틈에서, 우리 책·영화·티브이 등에 쓰인 100개의 경상도 사투리를 정성스레 그러모아 단상을 덧붙였다.

“만다꼬” 한마디면 모든 걱정이 가벼워지는 할매들의 말부터 소중한 지역 문화를 품은 말, 지역 소멸 등 이 사회를 향한 이야기까지, 사투리 한 문장 한 문장에 너르게 담겼다. “내 사투리 쫌 쓴다”라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그날을 위해, 경상도 출신의 두 작가가 담아낸 경상도의 또 다른 맛과 정다운 품을 전한다.

저자

권영란,조경국

저자:권영란
진주남강가에서살다가지리산자락산청으로옮겨왔다.1999년개천신인문학상을받았다.신경림시인이뽑아준것을자랑했을뿐이후에시를쓰지는못했다.경남에소재한지역신문사두세곳을전전하며기자로일했다.곳곳의마을과문화,사람을톺아보며『시장으로여행가자』『남강오백리물길여행』을차례로펴냈다.『남강오백리물길여행』으로2017년제1회한국지역출판대상을받았다.2016년부터『한겨레신문』에칼럼을쓰고있다.
서울·수도권이아닌지역에서살아가는이야기를때로는삐딱하게때로는다정하게풀어내려애쓰고있다.이따금동네할매들의살아온이야기를같이울며웃으며기록하고있다.할매들삶에서지역사를더듬기도하지만생생한입말에남아있는토박이말을어떻게살뜰히챙길수있나궁리중이다.

저자:조경국
진주에서태어나하동,산청,사천등서부경남지역에서거의40년을살았다.당연히‘ㅓ’와‘ㅡ’를잘구분해서발음하지못한다.직장을다니느라잠깐서울살이를했으나고향으로돌아와2013년부터헌책방책방지기로일하고있다.2033년책방지기를그만두고더재밌는일을찾을계획이다.주변에서일어나는사소한일들을기록하기좋아한다.『일기쓰는법』『오토바이로,일본책방』『필사의기초』등몇권의책을썼다.

목차

들어가는말

문장001

문장100

나가는말

출판사 서평

이세계의모든말은사투리다

어느한지역에서만쓰는,표준어가아닌말을사투리라고합니다.수도를중앙으로,지역을지방으로구분해온경향탓에사투리는오랫동안애꿎은이미지속에갇혀있었지요.사투리는촌스러워,사투리쓰는사람은교양이좀없어,사투리는공식적인언어가아니야,공공연한자리에서는표준어를써야해.

하지만서울을포함한모든지역에는토박이말이있습니다.토박이말은지역정서를고스란히담고있고,지역과지역민정체성의기반을형성합니다.각지역의역사와문화가스며든말이며,제각각다른팔도사투리는우리언어의다양성을보여주기도합니다.

그럼에도오랫동안글말이아닌입말로만전해진탓에시간이지나며일부는소멸되었고,지역경계를쉽게넘나들지못해지역밖에서는움츠러드는말이되었습니다.글말이되기는점점더어려워졌고,그가치를제대로인정받을기회역시없었지요.아무리가치있는입말이라도글말로남기지않으면사라져버리고보존되지못합니다.이에책과영화·드라마·신문등에서각지역별사투리문장100개를그러모으고,각지역에연고있는작가들이지역과사투리에관한이야기를붙였습니다.유유는다양한정서를품은유서깊은말,오래기억하고함께쓰고싶은사투리표현을모아우리언어문화의다양성을살피는기획으로‘사투리의말들’을선보입니다.

“내게,사투리는살아생전어머니입말이다”
무뚝뚝한표정과거센말투사이에서찾은,따뜻하고정겨운경상도의말맛

한순간에우리를일으켜세우는말이있지요.바로‘옴마’와‘할매’의말입니다.어릴적부터몸으로배웠던엄마와할머니의말,특유의억양과말투로순식간에지난기억을되살리는그말을듣다보면잊은줄도몰랐던기억이따뜻하게되살아납니다.정돈된글말에담긴표준어바깥에서우리가매일매일쓰는모든입말이일종의사투리라면,사투리에는단지의미를전달하는것을넘어서는언어의정서적힘이가득합니다.

흔히무뚝뚝하고거센억양으로이야기되는경상도사투리도마찬가지입니다.경상도사투리는“다른지역에비해말줄임과높낮이의쓰임”이많고,“세고투박한억양”으로거친말로오해받기도하지요.영화나드라마에서는꼭무서운남성인물들이경상도사투리를자주사용하기도하고요.하지만경상도사투리의또다른맛은없을까요?“아이고욕봤네”라고상대방의수고로움을다정하게토닥거리는말,“만다꼬(뭐한다고)”한마디떠올리면모든걱정이가벼워지는할매의말,“빼때기죽”같이지역문화를고스란히담고있는말들까지,‘경상의말들’에는한국어의풍요로움과지역문화의다양함을품은소중한말이많습니다.

이러한소중한‘토박이말’을기록하고기억하기위해경상남도출신의두작가가힘을합쳤습니다.서울·수도권바깥지역의이야기를다양한매체를통해전해온권영란작가와진주에서헌책방을운영하며『필사의기초』등의책으로읽고쓰는일의즐거움을나누어온조경국작가가100가지경상도사투리를그러모아단상을덧붙였습니다.우리책·영화·티브이등에쓰인경상도의말들을통해,지역문화,기억,사회를가로지르는‘경상도의또다른말맛’을알차게담았습니다.

우리는왜이토록토박이말에서멀어졌을까?
지역의정체성과고유의문화를가득담은,경상의말을되살리다

입말로전해지는특성상사투리는‘글말’로잘기록되지못했습니다.경상도출신작가들의책을찾아보아도사투리는온데간데없고,그외다양한매체에도경상도사투리는잘기록되지못했지요..표준어에밀려사라져가는경상도사투리의처지와현실속에서,소중한기운을품은경상도사투리를찾아내는것이쉽지는않았다고이책의저자들은고백했습니다.표준어와맞춤법이제정된이래로사투리는글에서도입에서도점차힘을잃어갔고,사투리사용자들은토박이입말을“학교에서배운글말로억지로고쳐가며살았”으니까요.

위기에빠진것이어떻게‘말’뿐일까요.‘지역소멸’을우려하는목소리는여전합니다.“아무리남고싶다고한들일자리가없다면떠날수밖에없는”현실속에서지역의사람들은점차사라지는지역정체성과고유문화를걱정하고있습니다.어쩌면지역을되살리는기반중하나가바로그지역의말들이아닐까요?누군가의정체성과몸으로겪은기억을순식간에되살리고,힘내어나아갈청신한힘을주는말.우리에게는말을기억하고,기록하고,이어갈힘이필요한지도모릅니다.

경상도출신의시인박목월은「사투라」라는시에서경상도의말에서는“입안이마르는황토흙타는냄새가난다”고표현했습니다.말을생략하고축약하고,억양을이용해대화의효율을극대화하는,조금은거칠고무뚝뚝한경상도말의특성을이야기하는것일까요?어쩌면그는경상도특유의억양속에담긴정겨운생활의감각을이야기하고싶었을지도모릅니다.살아가며곁을내주는사람들에게“내는니가억수로좋대이”라고전하며힘을북돋을수있는소중한말들.『경상의말들』을통해기억과추억을꺼내보기를,경상도의또다른맛과정다운품을느껴보시기를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