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가를 출판합니다

우리는 작가를 출판합니다

$33.00
Description
책은 팔기 위한 ‘상품’이면서, 작가의 창조성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독일의 주르캄프 출판사는 얼핏 상반되는 이 두 속성을 동시에 껴안으며, 시대정신을 반영한 수많은 책을 출간해 온 지성의 상징 같은 출판사다. 『우리는 작가를 출판합니다』는 주르캄프 출판사를 반석 위에 올린 출판인 지크프리트 운젤트가 4명의 위대한 작가와 그 편집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출판의 의미를 톺아본 책이다. 출판사와 출판인의 존재 이유가 다름 아닌 ‘작가’에 있음을 말하는 운젤트의 출판 철학에는 오늘날에도 변치 않을 출판의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당대의 다양한 출판사와 편집자들이 헤세, 릴케, 브레히트, 로베르트 발저 등 독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과의 실제 협업 과정에서 겪은 생생한 비화들을 담고 있다. 고집스럽고 예민한 작가들의 개성을 존중하며, 편집자이자 동반자로서 그들을 지지한 이야기들은 지금의 출판 현실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한다. 운젤트는 출판이 단지 콘텐츠를 유통하는 산업이 아니라, 작가를 이해하고 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창조적 공동작업이라고 강조한다. 시간이 지나도 결코 변치 않을 출판의 근본적인 역할부터 세계문학 대가들의 생생한 출판·편집 비화까지, 책에 진심인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

지크프리트운젤트

저자:지크프리트운젤트SiegfriedUnseld
독일의출판인.페터주르캄프(PeterSuhrkamp)의후임으로,주르캄프출판사를반석위에올렸다는평가를받는다.후에는인젤출판사도이끌었다.1951년헤르만헤세에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학교와프랑크푸르트요한볼프강괴테대학교의명예박사이기도했다.2002년10월심장마비로세상을떠났다.저서로는『헤르만헤세.작품사와영향사』(새증보판1985),『헤르만헤세와의만남』(1974),『페터주르캄프.한출판인의전기』(1975),『마리엔바트의바구니』(1976),『괴테의「일기」와릴케의「시일곱편」』(1978),『우리는작가를출판합니다』(1978)가있다.1984년『지크프리트운젤트의출판저서목록1951~1983』이출간되었고,그에게헌정된책『출판인과그의작가들』이있다.

역자:한미희
이화여자대학교독문학과를졸업하고,연세대학교독문학과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고,홍익대학교에서박사후과정을마쳤다.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모모』,『그림형제동화집』,『하이디』,『데미안』,『수레바퀴아래서』,『게르버』,『프란츠카프카단편집』등이있다.

목차

옮긴이의말

1부문학출판인의과제
1.작가와출판인의갈등
2.출판인의‘역할갈등’
3.병든책혹은없어도되는출판인
4.작가와의교류
5.요점으로살펴본출판인의과제
6.출판인은어떤책을출간하고싶어할까?

2부헤르만헤세와출판인
1.나의스승페터주르캄프
2.헤세와디더리히스
3.헤세와피셔
4.출판인의초상
5.비평가헤세
6.헤세의출판전략
7.책에대한고집

3부베르톨트브레히트와출판인
1.첫출판
2.빌란트헤르츠펠데:첫전집
3.브레히트와주르캄프
4.전집
5.브레히트의작업방식
6.전집이중본
7.브레히트의영향에대한논평
8.고전작가로서의브레히트

4부라이너마리아릴케와출판인
1.1905년11월8일편지
2.첫출판
3.인젤출판사이전릴케의출판인
4.안톤키펜베르크이전의인젤출판사와릴케
5.릴케,인젤,안톤키펜베르크
6.릴케의사망이후
7.릴케와현재의인젤출판사

5부로베르트발저와출판인
1.고독한사람
2.“……나는작품을쓰기시작했다”
3.로베르트발저의첫출판사인젤
4.브루노카시러―“친애하는출판인”
5.에른스트로볼트와쿠르트볼프
6.작품활동이활발했던빌시기
7.1933년이전의마지막저서출판
8.“실패라는사악하고위험한뱀”
9.첫번째죽음에서두번째죽음까지
10.1933년부터1956년까지로베르트발저의생애
11.로베르트발저와로베르트발저문서보관소

6부직업으로서의출판인
1.출판인의가장중요한과제
2.작가와원고의탄생
3.원고는책이되고,상품이된다
4.독자의손에서상품은다시정신적자산이된다

후기

출판사 서평

독일을대표하는지성의산실,주르캄프출판인이전하는
위대한작가들의곁을지키는“가장기본적이면서창의적인출판철학”

책은상품일까요,작품일까요?그리간단히답할수있는문제는아닐겁니다.책은상품이기도하고작품이기도할테니까요.책은팔려야하는‘상품’이지만,작가의창의성이고스란히반영된‘작품’입니다.이러한책의특성을극작가브레히트는이렇게정리했습니다.책은“신성한상품”이라고요.그런의미에서출판은“정신과사업”이라는얼핏상반된듯보이는두방향을하나로결합하는일입니다.바로이지점에책만드는이들의오랜고민거리가있습니다.소위팔리는책과의미있는책사이에서출판인은종종길을잃게되니까요.

독일출판사주르캄프는그런면에서출판의의미를다시돌아보게하는등대와같은출판사입니다.1950년설립이후부터지금까지,시대정신을고스란히담은위대한책을숱하게출판하며독일지성사에깊은영향을끼쳐온출판사이지요.헤르만헤세부터브레히트,아도르노와베냐민같은사상가,최근에는하버마스와페터한트케의저서까지출간작가와작품목록만보아도어째서이출판사가‘독일지성의광장’이라고불리는지이해할수있습니다.『우리는작가를출판합니다』는바로주르캄프의2대출판인지크프리트운젤트가주르캄프특유의출판철학을,세계문학작가들과편집자의관계등을통해녹여낸책입니다.

지금의주르캄프를반석에올린장본인,저자운젤트역시늘출판의역할을고민했습니다.이익을창출해야만하는기업을운영하는일과사회적인의미를제시하는책의역할사이에서“거의견디기힘든”출판인의역할갈등을고백하기도했고요.이런갈등을이겨내고꾸준히양서를낼수있던동력은,다름아닌‘작가’였습니다.저자운젤트는“작가들의창조적인가능성과출판사의실현가능성”을동시에살피며,위대한작가들의곁을지켜냈습니다.“작가와작품의새로운점을수용하고,그들이영향을미치도록같이돕는일”이운젤트가말하는출판사의변치않는과제이자가장기본적이면서창의적인출판철학이었던셈입니다.

헤세,브레히트,릴케,로베르트발저
예민하고별난세계문학대가들과살을맞대며경험한,생생한출판·편집비화

오늘날고전으로꾸준히읽히는책들도,분명처음탄생한순간이있습니다.대가들의책이처음세상에선보이던순간그곁을가장가까이에서지키던편집자들도있을것이고요.『우리는작가를출판합니다』는지금까지잘알려지지않았던,역사에남은책들이출간된이야기를편집자의시선에서기록했습니다.헤세부터로베르트발저까지독문학에큰족적을남긴4명의작가들이편집자들과어떻게관계를맺었는지,어떤과정을통해책이출판되었는지,출판과정에서무슨일이있었는지를망라했습니다.단순히주르캄프출판사와운젤트본인의이야기를넘어,로볼트와인젤출판사등20세기독일출판계를주름잡았던출판인들과작가들의관계가생생하게기록되어있습니다.

예민하고도별난대가들과출판인사이의이야기에는책만으로는알수없던그들의인간적인면모와일화들이가득담겨있습니다.능수능란하게출판인들과우호적인관계를쭉유지했지만중요한순간에는결코고집을꺾지않으며주도권을놓치지않았던헤세,방대한양의편지를작성하며자신의생활고를고백하기도했던릴케,이미출간된작품을끝없이수정하고또수정해서편집자들의골치를아프게했던브레히트,출판인들에게종종선택받았지만결국에는외면당해상심하고글쓰기를그만두기도했던로베르트발저.누구보다가까이에서세계문학대가들과살을맞대며경험한편집자들의이야기를읽다보면,높고도멀게만느껴졌던작가들이가까이다가올겁니다.

바로그작가의책이무사히출간되어독자에게사랑받을수있도록,작가의인생과작품의탄생을고스란히지켜본존재가바로당대의출판인들입니다.창작에대한깊은존중과작가에대한너른신의를끈질기게지켰던출판인들이있기에,지금의위대한책들이있을수있던것이지요.바로이지점에출판의의미가놓여있습니다.저자운젤트의말대로“작가는출판사와출판인이존재하는이유”이고,그런면에서출판은다름아닌“작가를출판”하는것이됩니다.시간이지나도결코변치않을출판의근본적인역할과의미부터대가들의생생한출판·편집비화까지,진심으로책을사랑하는모든분들에게이책을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