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바디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

에브리바디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

$18.46
Description
“몸과 자유의 관계에 관한
아름답고, 새롭고, 끝없이 확장되는 사유”
영국 대표 에세이스트 올리비아 랭 ‘자유와 연대 3부작’의 정점
“20세기의 해방운동이 21세기에 실패하고 있다.” 점점 더 만연해지는 혐오와 분열을 목격하며 올리비아 랭은 이렇게 요약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유를 향한 오랜 투쟁의 역사를 관통하며, ‘다른 몸’에 가해진 억압과 ‘모든 몸’에 마땅히 주어져야 할 자유를 환기한다. 《외로운 도시》, 《이상한 날씨》에 이어 ‘자유와 연대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할 가장 치열한 이야기다.
그 속에서 우리는 성별과 젠더, 인종, 사회적 계급을 넘어 보편적 인권을 외쳤던 수많은 사상가, 활동가, 예술가의 사유와 투쟁을 만난다. 저자는 독자들을 그 논쟁 한가운데로 이끌어, 우리가 미약한 성공과 처절한 실패 끝에 천천히 전진해왔음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그 전진은 억압의 대상인 나약한 몸들이 이루어낸 것이라는 사실도. 평범한 인간의 몸들이 어떻게 저항하고 세계를 재형성해왔는지 보여주는 연대기인 동시에, 다시금 그 저항에 참여하길 촉구하는 선언문과 같은 책이다.
저자

올리비아랭

OliviaLaing
비평과자기고백을넘나드는특유의유려한글로‘논픽션의새로운지평을연작가’라고평가받는영국의비평가이자에세이스트다.제임스설터,리베카솔닛등걸출한작가들의저술환경을지원하기위해예일대에서제정한윈덤캠벨문학상을수상했으며,2019년영국왕립문학회회원으로선출되었다.
개인의고독을사회적소외와차별로확장한《외로운도시TheLonelyCity》(2016)가전세계12개매체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고17개국에서번역출간되며영국을대표하는에세이스트로자리매김했다.이어혼란한시대를제대로목격하고치유할해독제로서의예술에주목한《이상한날씨FunnyWeather》(2020),역행하는세계속에서모든몸의자유를위해투쟁한논쟁적인물들을재조명한《에브리바디Everybody》(2021)까지사유의폭을넓혀왔다.또한첫소설《크루도Crudo》(2018)로제임스테이트블랙기념상을수상하는등소설가로서도많은사랑을받았다.이밖에쓴책으로《강으로TotheRiver》(2011)와《작가와술TheTriptoEchoSpring》(2013)이있으며,〈가디언〉〈뉴욕타임스〉등유수매체에기고하며왕성한필력을선보이고있다.

목차

1.해방의기계-오르곤남자,빌헬름라이히
2.아픈몸-몸과정신의경계
3.성적행위-베를린이라는거대한실험실
4.위험으로부터-우리가벗어나고자했던것
5.찬란한그물-몸이라는제약,제약을넘는몸
6.감방-갇혀야했던존재들
7.블록/스웜-‘다른몸’이라는수사학
8.22세기-실패로쌓아올린미래

출판사 서평

《외로운도시》에서시작해《이상한날씨》를지나《에브리바디》까지,
‘자유와연대3부작’의마지막을장식할가장치열한이야기

“위기의시대에는저밖에무엇이있는지가만히인도해주는작가들이필요하다.올리비아랭처럼말이다.”_〈업저버〉

영국대표에세이스트올리비아랭은회고록과비평을유연하게오가는독창적인스타일을선보여왔다.특히개인의고독을사회적소외로확장한《외로운도시》,혼란스러운시대에예술이무엇을할수있는지탐색한《이상한날씨》에서펼친대담한논의들로많은주목을받았다.이책은그연장선에서기본권조차위태로워진시대를읽는다.인간이누려마땅한것들을환기하고그것을얻기위해연대할것을촉구해온3부작의마지막을장식할가장치열하고논쟁적인이야기다.

“20세기의해방운동이21세기에실패하고있다”
비운의사상가빌헬름라이히에서시작한자유를향한투쟁과실패의연대기

라이히는20세기의가장괴상하고또가장예지적인사상가로서,논란이분분한몸과자유의관계를이해하는데전생애를바친사람이었다.나는여전히신체적자유를제약하는힘을이해하기위해그를안내자로삼아20세기를관통하는여정을짰다.그여정에서수많은다른사상가,활동가,예술가를만났는데,그중몇몇은그의연구를그대로이용했으며또몇몇은지나온경로는아주달랐으나같은목적지에도착했다.-1장‘해방의기계’중에서

“20세기의위대한해방운동이실패하고있는것처럼보이기시작했다.”임신중지의불법화,시위와파업의폭력진압,골깊은양극화를먹이삼는정치까지,역행하는세계를바라보며저자는한마디로이렇게요약한다.책은자유를향한오랜투쟁의역사를되짚으며,그투쟁의산물이이토록급속히뒤집히고있음을환기하고,나아가또다시쟁취해야함을역설한다.
그중심에빌헬름라이히가있다.그는과거의트라우마가긴장의형태로몸에남아성격을경직시킨다는‘성격무장’이론으로잘알려진사상가로,자유로운성이그무장을해제하고나아가왜곡된사회를바로잡을수있다고보았다.프로이트의애제자,프로이트와마르크스를융합한‘성혁명’과‘성정치학’의아버지라불린그가어째서감옥에서비참하게생을마감하게되었을까?20세기해방운동을관통하는이여정에서그는이책에등장하는모든인물로이끄는안내자인동시에비운의주인공이다.

LGBT운동의선구자히르슈펠트부터감옥에서탄생한맬컴엑스까지,
지나온미래에서찾은더나은세계라는가능성

드워킨역시그를열심히읽었다.1987년에그녀는권력의관점에서성적행위를고통스럽게심문하는《성교Intercourse》를출간했다.그녀가라이히를성해방론자가운데가장낙관적인인물,“강간을진심으로혐오하는유일한남성”이라고설명한것은이책에서다.두사람모두포르노그래피와성적폭력을부자연스러운문화적징후,가부장제의산물이자집행자라고본다.둘다가족이그이데올로기가주입된장소,아기때부터아버지의권위에복종하도록사람들을훈련시키는장소라고믿는다.-3장‘위험으로부터’중에서

그속에서우리는성별과젠더,인종,사회적계급을넘어보편적인권을외쳤던수많은사상가,활동가,예술가를만난다.LGBT운동의선구자히르슈펠트,최악의방종으로도그방종에대한경고로도읽히는사드후작,감옥에서탄생한흑인해방운동가맬컴엑스,급진적페미니즘운동가이자그자신이여성혐오의피해자였던앤드리아드워킨등이그들이다.
이들의논의는완전무결하지않고,서로첨예하게부딪치기도한다.히르슈펠트는피임을합법화하기위해우생학에동조한성해방론자들과뜻을같이했다.워싱턴행진이라는역사적순간을만들어낸인권운동가베이어드러스틴은성추문으로끝내이름이잊히고만다.라이히에게는정신분석학이나치치하에서살아남으려면정치적중립성을지켜야한다고생각한프로이트가“우리에갇힌동물”같았고,프로이트에게라이히의이론은“취밋거리”에불과했다.
랭은이들의사유와투쟁,실패를균형감있게펼쳐보임으로써,그논쟁한가운데로독자들을이끈다.그리고우리가누리는자유가결정적인한순간의산물이아님을,미혹한인간의처절한실패와미약한성공을통해점진적으로획득한것임을깨닫게한다.

“몸은힘이있다,현저히약하기때문에힘이있다”
억압의대상을넘어세계를재형성하는몸이라는깨달음

이모든사람들처럼라이히는더나은세상을원했고,나아가가능하다고믿었다.그는감정적이고정치적인것이실제인간의몸에끊임없이영향을미친다고생각했으며,두가지모두재편성되고개선될수있다고도믿었다.에덴은이뒤늦은시점에도복원될수있다고말이다.자유로운몸.이얼마나아름다운이상인가.그에게닥친상황에도불구하고,또그가참여했던운동에벌어진일들에도불구하고,나는그낙관주의가수십년이지났음에도아직진동하고있음을느낀다.-1장‘해방의기계’중에서

저자는책곳곳에서기시감을토로한다.백인우월주의자들과인종차별반대시위대가유혈충돌한‘샬러츠빌사태’를바라보며KKK단의만행을떠올리지않을수없다.예술가아나멘디에타가온몸으로고발한아이오와대학기숙사여대생살인사건은여전히같은형태로,더잔혹한형태로반복된다.나치가선동을위해사용한미개한대중과그렇지않은대중으로나누는레토릭은오늘날어디에서나울려퍼진다.
그러나저자는역행하는세계를개탄하는데에서그치지않는다.이여정의끝에“모든것은취소될수있으나,모든승리는다시싸워얻을수있다”고말한다.이란의히잡시위등자유를향한투쟁이계속되고있는지금,긴여운을남기는메시지다.평범한인간의몸들이어떻게저항하고세계를재형성해왔는지보여주는연대기인동시에,다시금그저항에참여하길촉구하는선언문과같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