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 하버드대 마틴 푸크너의 인류 문화 오디세이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 하버드대 마틴 푸크너의 인류 문화 오디세이

$22.00
Description
하버드대 마틴 푸크너의 인류 문화 오디세이. 모든 영웅의 원형을 만든 호메로스 서사시에서 한강과 마거릿 애트우드가 함께할 2114년 미래의 도서관까지, 인류 문화의 15가지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인간은 자기 존재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먼 곳의 문화에 눈길을 돌렸고, 그것은 문명이 거대한 발걸음을 내딛는 동력이 되었다. 편협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세계 곳곳에 도래하는 지금,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재정의하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미래를 제시하는 책.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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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틴푸크너

마틴푸크너(MartinPuchner)

하버드대학교의바이런앤드애니타윈드라마교수이자영문학과비교문학교수이다.베스트셀러시리즈인《노튼세계문학선집(NortonAnthologyofWorldLiterature)》을편집하였고,하버드대학교의온라인대형공개강좌인HarvardX를통해4,000년에걸친문학의역사를소개해왔다.《글이만든세계(TheWrittenWorld)》,《혁명의시(PoetryoftheRevolution)》,《도둑의언어(TheLanguageofThieves)》,《변화하는행성을위한문학(LiteratureforaChangingPlanet)》등의저서가있으며2017년에는뛰어난역량의학자및예술가에게수여되는구겐하임펠로십을,2021년에는세계최고수준의업적을쌓은연구자에게수여되는훔볼트상을수상하기도했다.



옮긴이허진

서강대학교영어영문학과와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번역학과를졸업했다.옮긴책으로클레어키건의《맡겨진소녀》,조지오웰의《조지오웰산문선》,샐리루니의《친구들과의대화》,엘리너와크텔의《작가라는사람》(전2권),지넷윈터슨의《시간의틈》,도나타트의《황금방울새》,마틴에이미스의《런던필즈》와《누가개를들여놓았나》,나기브마푸즈의《미라마르》,아모스오즈의《지하실의검은표범》등이있다.

목차


서문:문화는어떻게작용하는가?
들어가며:기원전3만5000년경쇼베동굴에서

1.이집트의네페르티티왕비와얼굴없는신
2.플라톤,비극을불태우고역사를발명하다
3.아소카왕,미래에메시지를보내다
4.폼페이의남아시아여신
5.고대의흔적을찾는불교순례자
6.《베갯머리서책》과문화외교의위험
7.바그다드,지혜의창고가되다
8.에티오피아여왕,계약의궤약탈자를환영하다
9.어느기독교신비론자와세번의유럽부흥
10.아즈텍의수도,찬사와함께파괴되다
11.포르투갈선원,올림포스의신을만나다
12.생도맹그와파리살롱의계몽주의
13.새로운과학에서역사소설이탄생하다
14.일본예술을향한침략과사랑
15.나이지리아독립과셰익스피어

에필로그:2114년에도도서관이존재할까?
감사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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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뉴욕타임스〉에디터스초이스
★〈타임〉〈월스트리트저널〉〈보스턴글로브〉극찬
★훔볼트상수상자마틴푸크너의역작
★4천년문화가담긴45개도판수록

학문의시원바그다드,
최초의순례자현장법사,
모든영웅의아버지호메로스
세계사를바꾼4천년문화를집대성하다

《글이만든세계》《노튼세계문학선집》으로전세계를열광시킨학자,
하버드대교수마틴푸크너가정리한인류문화의15가지장면들

우리는민족고유의문화라는표현을손쉽게사용하고,때로는자문화의우수성을강조하기도한다.그러나인류역사에서순수한문화라는것이과연존재했을까?로마제국은자신들이정복한그리스의문화를향유했다.당나라는인도의종교인불교를수용했으며,바그다드는이슬람이전의지식을집대성했다.강력한문명을만든동력은결코‘순수함’이아니었다.
전세계적베스트셀러《글이만든세계》의저자이자《노튼세계문학선집》의편집자인하버드대영문학과교수마틴푸크너는4천년에걸친인류문화의15가지이야기를정리한다.시대와대륙을초월한각기다른개성의이야기는인간이어떻게다른문화를빌려오고기존문화와혼합하며세계사의결정적장면들을만들었는지보여준다.최초의예술가가작품을남긴기원전쇼베동굴에서시작하여세계적작가한강과마거릿애트우드가함께할2114년미래의도서관까지,수십세기를횡단하는인류문화오디세이를따라가며문화가열어젖힐우리의미래를상상해보자.

《일리아스》는어떻게로마의기원이되었는가?
그리스서사시를재창조하여역사의주체가된로마제국

“그리스가로마에끼친영향은다른분야,특히교육으로확대되었다.로마의군사적승리이후많은그리스교육자들이로마에노예로끌려와아이들을가르쳤다.폼페이식자층은주로그리스에서교육을받았으므로그리스어를쓰고그리스작가의원전을인용할수있었다.”(112쪽)

인류에게는언제나의미를표현하기위한도구가필요하다.문화는우리존재의의미를표현하기위한도구이며,각시대의인류는최선의도구를찾기위해먼과거로눈길을돌려왔다.로마역시거대한제국을건설한자신들의위업을과시하기위하여700년전그리스문학을활용하였다.
로마는그리스를정복하였으나,그리스의문화는사라지긴커녕로마에서더욱광범위한영향력을발휘했다.로마어디에서든그리스희곡을묘사한그림을만날수있었고,그리스어를사용하며그리스작가의이름을외우는건지식인의상징이었다.
로마의정체성과그리스문화가뗄수없을정도로밀접해지자로마인에게는새로운고민이생겼다.그리스는이제우리정체성의중요한일부다.그렇다면우리의기원과그리스를어떻게연결해야할까?베르길리우스는놀랍게도로마의기원을설명하는새로운서사시를쓰기로결정했다.호메로스가쓴서사시《일리아스》의등장인물아이네이아스가로마의시조로선택되었다.베르길리우스는아이네이아스가등장하는《아이네이스》라는서사시를통해로마가어떻게탄생했는지설명했다.여기서의문이하나생긴다.아이네이아스는트로이가패배한뒤도망친인물인데,베르길리우스는왜패자를로마의시조로설정한것일까?
베르길리우스가트로이전쟁의패자를선택한것은나약함의표현이아니었다.로마인은그리스를주체적으로이용할뿐,언제나자신들의이야기를들려주고있다는자신감의표현이었다.그리스문화가로마에끼치는영향을인정하는동시에로마제국이그자체로위대하다는걸보여주고싶었던것이다.

솔로몬왕과흑인인권운동의관계는?
유대교신앙에서블랙팬서로,
끊임없이재해석되는문화의연쇄작용

“에티오피아는계약의궤를훔쳤다고주장하면서유대왕조의직계후손임을선언하고에티오피아와유대왕조를연결짓는다.이를뒷받침하는것은텍스트번역이나유물수입보다도훨씬단단한왕조계승에관한이야기였다.이러한문화접목이나이전을추구하는것이《케브라나가스트》만은아니다.”(200쪽)

문학,종교,예술에는최초의창시자가존재하지만,언제까지나창시자의의도에머물러있진않다.문화는시간이흐를수록그것을만든이들의의도를벗어나고점점더풍성한의미를담게된다.
14세기에티오피아서사시《케브라나가스트》가바로그러한역사적변화를잘보여주는사례이다.《케브라나가스트》가들려주는이야기에따르면에티오피아왕조는솔로몬왕을계승한유대왕조의직계후손이다.히브리성경의이야기와달리《케브라나가스트》의솔로몬왕은에티오피아여왕이방문했을때그녀를품에안았고여왕은왕의아이를임신한다.솔로몬왕과에티오피아여왕의아이메넬리크는훗날예루살렘을방문하게되는데,고향을그리워한그는모세가만든계약의궤를훔쳐에티오피아로도망친다.솔로몬왕의혈통,히브리성경에등장하는계약의궤,이두가지요소덕분에에티오피아는유대왕조의권위를손에넣는다.

푸크너는이러한문화혼합이결코특별한것이아니라고말한다.히브리성경을구약으로,기독교정전을신약이라고정의한오늘날의성경역시이질적인두문화가결합된사례이다.후대의해설자들은역사적권위와함께자신들만의독창적인의미도갖고싶어한다.정통성과독창성을모두손에넣으려면과거의텍스트를존중하는동시에그것을부정해야한다.《케브라나가스트》는에티오피아를영광스러운나라로만들기위해솔로몬왕을등장시켰지만,솔로몬왕을여왕에게욕정을품은죄인으로만들기도했다.

《케브라나가스트》역시수세기가흐른뒤에예상치못한미래를만들었다.20세기초에만국흑인진보연합을결성한자메이카태생의마커스가비는흑인기독교의역사적모델로서에티오피아에주목했다.당시에티오피아왕이었던리즈타파리마코넨은《케브라나가스트》로자신의통치를정당화했고,마커스가비를포함한자메이카흑인들은《케브라나가스트》에매료되었다.유대왕조의권위에기댔던《케브라나가스트》는백인들의역사를반박하고흑인들의새로운역사를상징하는텍스트가되어블랙팬서등의흑인인권운동에도영향을미쳤다.히브리성경에서《케브라나가스트》그리고블랙팬서까지,이러한역사의연쇄는문화에대한끊임없는재해석이어떤힘을발휘할수있는지보여준다.텍스트의원작자는오해라고말했을재해석이었지만,덕분에인류는인권과평등의문제에있어서큰진보를이룰수있었다.

실제로인류의역사에서원작자라는직함은그리큰힘을갖지못한다.때로는오해와재해석이더욱막대한영향력을발휘하기도한다.유럽에서발전한자연권사상은백인과남성만을위한것이었지만,프랑스식민지생도맹그의노예혁명을촉발시켜독립국가아이티를탄생시켰다.일본다색판화〈가나가와의거대한파도〉는서양기법을도입한작품이었고당시일본미술에서이질적인화풍이었으나그맥락과상관없이일본을대표하는이미지가되었다.《컬처,문화로쓴세계사》는독창성과고유성에대한신화를파괴하며역사를앞으로전진시키는힘이무엇인지에대해질문을던진다.

역사의전환점에대한날카로운통찰
개방과변화속에인류의미래가있다

“중국불자들은인도에끌렸으나감히서역으로위험하고금지된여행을떠나는사람은거의없었다.현장은그들모두를대신해서다녀왔다.더욱중요한사실은그가성지를방문하는경험이과대평가되었다는소식을가지고돌아왔다는점이다.현장이가지고돌아온경전과물건,관찰과경험덕분에중국불교는부처의고향인인도의불교에열등감을느낄필요없이번성할수있었다.”(143쪽)

중국의현장법사는인도에서불교경전을구하기위해16년동안여행을다녀왔다.오랜시간고향을떠났던그의여정은놀랍게도부처가꼭인도에만있을필요는없다는교훈으로끝난다.인도불교가아닌중국불교를통해서도충분히깨달음에이를수있기때문이다.최초의문화가변화한문화보다우월한것은아니며,어떤문화든지식과지혜를전하기위한최선의모습으로변하기마련이다.

자기문화의우수성을내세우고타지의문화를배척하는국수주의의시대.《컬처,문화로쓴세계사》는폐쇄된세계에서과연미래를장담할수있는지도발적으로질문한다.우리가누리는문명은모두익숙한세계를벗어나고자했던수많은도전과모험이있었기에탄생했다.문화가이동하고변신하지않았다면지금의우리도존재하지않는다.

다신교국가이집트에서일어났던일신교혁명,미래를향한문구가가득했던아소카왕의인도,서양예술에파괴적영향을준중국경극,《컬처,문화로쓴세계사》는단절과복원,권력투쟁과무모한여정을매개로전지구를움직인문화적성취에대해이야기한다.그리고끊임없이변신하고접합하는문화의특성이인류의지혜를미래로전하는원동력임을보여준다.인류의기념비적인순간을담은아카이브이자창조적종인인류의미래를위한가이드북이지금우리에게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