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슐츠 씨 :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

친애하는 슐츠 씨 :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

$19.80
Description
“얼마나 많은 차별이 무지에서 비롯되는가?
〈피너츠〉의 첫 흑인 캐릭터부터 여자 옷의 주머니까지
인류의 낡은 생각을 바꾼 도끼 같은 이야기들
살아 있는 호기심으로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뉴스를 발굴하고 배경 지식과 맥락까지 더해 대중에게 알려온 〈오터레터〉의 발행인 박상현이 우리 안의 차별과 해묵은 인식을 바꿀 도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친애하는 슐츠 씨》는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인류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배제 중 얼마나 많은 것들이 무지에서 비롯되는지를 교육의 기회, 인종, 다양성에 대한 화두, 정신 건강에 대한 담론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보여준다. 왜 여성이 입는 바지에는 주머니가 없거나 남성복에 비해 형편없이 작은 주머니가 달릴까(그리고 사람들은 왜 그게 여성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할까)와 같은 사소해 보이는 문제부터 시작해 특정 젠더나 인종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회적 압력과 관습까지, 우리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편견을 들춰내고 파헤친다.
나아가 세상을 백인 중심으로 생각하던 편견을 깨달은 만화가 찰스 슐츠부터 장애인의 존재를 지우려는 사회에서 권리를 되찾기 위한 싸움에 나선 장애인 운동가 주디 휴먼까지, 차별이 일상인 세상에서 태어났지만 그런 관습에 순응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인류의 오래된 습관을 끊고 편견을 바꾸는 일은 그걸 일상에서 맞닥뜨린 사람들의 개인적 깨달음과 결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지 돌아보고, 나아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움직이고자 하는 이들에게 《친애하는 슐츠 씨》는 나침반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저자

박상현

저자:박상현
오피니언리더가찾아읽는지식교양스토리텔러.뉴미디어스타트업엑설러레이터기업메디아티에서널위한문화예술,뉴닉,어피티,긱블등에투자하면서새로운뉴스모델을실험했다.<조선일보>,<중앙일보>등일간지와다양한뉴미디어에칼럼을연재해왔고,2021년부터'세상을보는누군가의시선을읽는데돈을지불할것'이라는믿음으로구독기반매체<오터레터>를시작했다.문화,테크,정치분야의이제막떠오르는이슈들을소개하고,이슈들사이를연결하는보이지않는선을알려주는글을쓰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아주오래된습관

1부여자옷과주머니-얼마나많은차별이무지에서비롯되는가
세상의모든멜라니들
센트럴파크의탐조인
여자옷과주머니
완톤폰트
캐스터세메냐의정체
코드스위치
완벽하지않은피해자
메리포드의결격사유

2부친애하는슐츠씨-인류의낡은생각과이에맞선작은목소리들
상식적인남자들
친애하는슐츠씨께
세상을바꾼여름캠프
낯선모습의킹목사
정신력
괜찮지않아도괜찮아
트렁크에들어간여배우
진정한전문가

출판사 서평

“저는해결책을모르겠습니다,하지만...”
오래된관습을정리하고새로운시대의
기준을만들어간사람들

‘스누피’로세계적인인기를누렸던만화가찰스슐츠는1968년흑인인권운동에앞장섰던마틴루서킹목사가암살당한직후해리엇글릭먼이라는여성으로부터편지를한장받는다.슐츠가그리는백인아이들일색의만화<피너츠>에흑인아이캐릭터를넣어주면좋겠다는부탁이었다.미국사회가인종간갈등을극복하는데는아직도긴시간과노력이필요하겠지만,슐츠의그림을보고자란아이들의태도와인식변화에매스미디어,그중에서도슐츠의그림이큰역할을할거같다는부탁이었다.

하지만슐츠는단순히흑인캐릭터하나를넣는것은흑인이웃을오히려내려다보는태도로보일것이라며글릭먼의제안을받아들이지않는다.요즘도자주제기되는‘토큰블랙(tokenblack,대부분백인인등장인물들사이에형식적으로넣은흑인조연캐릭터)’이라는비판적인시각을우려한것이었다.그는“저는해결책을모르겠습니다”라는말로답장을마무리했다.거절편지를받은글릭먼은체념하지않고여러차례설득의편지를썼고흑인이웃들의의견을모아전달하기까지한다.슐츠가인종문제의해결책을“모르겠다”고했지,“없다”고하지않았기에아직더설득할여지가있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
두사람은몇달에걸쳐편지를주고받았고,그런끝에<피너츠>에첫흑인아이캐릭터‘프랭클린’이등장한다.결과만보면그저조연이하나등장한것정도에불과한것같지만,실제로는그렇지않다.슐츠는이캐릭터가등장하는장면과대사를깜짝놀랄정도로세심하게설계해서당시논란이되던문제들을모두다루면서도독자들에게서반발심이아닌공감을이끌어냈다.흑인은수영을하지못하거나물에뜨지않는다는지금으로서는믿기어려운속설과편견을위트있게반박하거나,흑인역시미국시민으로서국방의의무를다하기위해베트남전쟁에참여하고있다는내용을일상대화속에자연스럽게녹여내는식으로말이다.

흑인캐릭터를추가해달라는부탁에찰스슐츠는당장그러겠다고동의하지않았지만가능성을완전히닫아버리지않았다.그리고이어진두사람의대화는성숙한사람들이서로를설득하고의견을모으는태도를교과서적으로보여준다.《친애하는슐츠씨》에는슐츠와글릭먼처럼“낡은관습을정리하고새로운시대의기준을만들어간사람들”(‘뉴닉’김소연대표의추천사처럼)이다양하게등장한다.

“장애는사회가장애인들이살수있는환경을
제공하는데실패할때만비극이된다”
편견이라는사고의틀을바꾼목소리들

장애인들의지하철시위를두고어떤사람들은“왜꼭출근시간에시위를해야하느냐”며항의를한다.사회가바뀌었을뿐이지장애인을없는사람취급하고,접근성을요구하는장애인을당연한권리가아닌특권을요구하는사람들처럼비난했던것은미국도똑같았다.하지만오늘날미국에서는버스가천천히주저앉아휠체어를태우고버스기사가휠체어에안전벨트를채우느라5분가까이소비해도아무도불평하는사람이없다.

미국도처음부터그랬던게아니다.어떻게바뀐걸까?오늘날한국에서벌어지는일과똑같은일을미국의장애인들이몇십년전부터했기때문이다.그운동을주도했던사람이주디휴먼이다.한국에서는지하철에타는시위를했지만,주디휴먼은뉴욕의한복판매디슨애비뉴를막는시위를했다.사람들의욕을먹는게그의일이었다.

휴먼은“장애는사회가장애인들이살수있는환경을제공하는데실패할때만비극이된다”라는유명한말을남겼다.처음에사람들은이말을낯선주장,이상한논리라고생각했다.장애인은불편한‘몸’을가진사람들이고‘비극’이내재된존재라는게당시생각이었는데,휴먼은“내몸에문제가있는게아니라환경이문제”라며사고의틀을바꿔놓은것이다.

사회의변화는한사람의힘으로만들어지지않지만,특별한한사람이없으면일어나기힘들었을변화도있다.미국의장애인인권운동이그렇고,그런의미에서기폭제(catalyst)라는말이주디휴먼만큼잘어울리는사람도찾기쉽지않다.

“차별과편견은인위적노력없이사라지지않는다”
공감의반경을넓혀가는방법

주디휴먼처럼우리가살아가는세상의상식을만드는계기가된,시대의기폭제같은이들이한편에있다면다른한편에는현재진행형의싸움을이끌고있는,그래서새로운문화를만들어가고있는이들의이야기가있다.

무례하고깎아내리는듯한질문을해도꼬박꼬박답해야하는기자회견을거부하면서자신의정신건강을지키고싶다고선언한테니스스타오사카나오미,스포츠선수로서‘정신력’과국가대표로서애국심을강요하는올림픽에서기권한체조선수시몬바일스,신체노출이필요한,그래서미묘한폭력이횡행하는촬영장에서동료여자배우의목소리에귀기울이고불편함을표현할수있도록도운케이트윈슬릿이그들이다.

장애인이동권개선을위해협동조합무의를만들어활동중인홍윤희이사장의추천사처럼“모든차별과편견은인위적노력없이는사라지지않기때문”에그들의현재를발견하고공감의반경을넓혀가는건세상을바꾸는계기가될수있을것이다.

《친애하는슐츠씨》속이야기는대체로미국주요매체롱폼기사에기반한다.하지만박상현의글이영문기사의단순한번역이아니라흥미로운스토리가되는이유는한국독자들이놓칠수있는미국식문화코드와배경설명을곁들여보여주기때문이다.그리고무엇보다다양성,편견,차별의주제는사실지금한국사회에더긴급하게필요한이야기다.미국을거울삼아한국사회를바라보고싶은사람들에게이책은값진경험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