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기쁨과 슬픔 : 인간이 꿈꾼 가장 완벽한 낙원에 대하여

정원의 기쁨과 슬픔 : 인간이 꿈꾼 가장 완벽한 낙원에 대하여

$19.80
Description
전 세계적 찬사를 받은 《외로운 도시》의 저자이자 〈뉴욕 타임스〉로부터 “제2의 리베카 솔닛”으로 불린 작가, 비평과 자기 고백을 넘나드는 유려한 글로 수많은 독자와 작가에게 사랑받고 있는 올리비아 랭이 신작 《정원의 기쁨과 슬픔》으로 돌아왔다.
‘정원’과 ‘낙원’ 사이의 오랜 연관성에 주목하는 이 책은 정원에 대한 작가의 매혹에서 시작하여 존 밀턴의 《실낙원》, 윌리엄 모리스의 《에코토피아 뉴스》, 데릭 저먼의 퀴어 유토피아 등 예술, 역사, 사회사상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내면 묘사와 다채로운 기록을 엮는 서술은 모순의 공간으로서의 정원을 탐구하는 동시에, 해방과 공동체의 가능성을 품은 정원으로 우리를 이끈다. ‘추방의 정원’에서 ‘모두의 정원’으로 향하는 이 책의 여정은 파국이 임박한 우리 시대에 가장 매혹적이고 희망적인 성찰이 될 것이다.

저자

올리비아랭

저자:올리비아랭(OliviaLaing)
비평과자기고백을넘나드는특유의유려한글로‘논픽션의새로운지평을연작가’라고평가받는영국의비평가이자에세이스트다.제임스설터,리베카솔닛등걸출한작가들의저술환경을지원하기위해예일대에서제정한윈덤캠벨문학상을수상했으며,2019년영국왕립문학회회원으로선출되었다.개인의고독을사회적소외와차별로확장한《외로운도시(TheLonelyCity)》(2016)가전세계12개매체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고17개국에서번역출간되며영국을대표하는에세이스트로자리매김했다.이어혼란한시대를제대로목격하고치유할해독제로서의예술에주목한《이상한날씨(FunnyWeather)》(2020),역행하는세계속에서모든몸의자유를위해투쟁한논쟁적인물들을재조명한《에브리바디(Everybody)》(2021)까지사유의폭을넓혀왔다.또한첫소설《크루도(Crudo)》(2018)로제임스테이트블랙기념상을수상하는등소설가로서도많은사랑을받았다.이밖에쓴책으로《강으로(TotheRiver)》(2011)와《작가와술(TheTriptoEchoSpring)》(2013)이있으며,〈가디언〉,〈뉴욕타임스〉등유수매체에기고하며왕성한필력을선보이고있다.

역자:허진
서강대학교영어영문학과와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번역학과를졸업했다.옮긴책으로클레어키건의《맡겨진소녀》,조지오웰의《조지오웰산문선》,샐리루니의《친구들과의대화》,엘리너와크텔의《작가라는사람》(전2권),지넷윈터슨의《시간의틈》,도나타트의《황금방울새》,마틴에이미스의《런던필즈》와《누가개를들여놓았나》,나기브마푸즈의《미라마르》,아모스오즈의《지하실의검은표범》등이있다.

목차


1.꿈의장소
2.밀턴과이브의정원
3.풍경에숨은권력
4.식민지개척자의공허
5.젊은날의유토피아
6.데릭저먼의에덴
7.전쟁과꽃
8.모두의정원이라는꿈

감사의말

참고문헌
도판목록
식물용어목록

출판사 서평

★영국〈선데이타임스〉베스트셀러1위
★〈뉴요커〉,〈인디펜던트〉,〈파이낸셜타임스〉올해의책
★〈뉴욕타임스북리뷰〉에디터스초이스

“이제부터정원을새로운눈으로보게될것이다”
빛과어둠,배제와공존이교차하는정원에관한탐구
영국의대표작가올리비아랭의역작

전세계적찬사를받은《외로운도시》의저자이자〈뉴욕타임스〉로부터“제2의리베카솔닛”으로불린작가,비평과자기고백을넘나드는유려한글로수많은독자와작가에게사랑받고있는올리비아랭이‘정원’에대한이야기로돌아왔다.랭의신작《정원의기쁨과슬픔》은그가영국서퍽으로이사를오며시작된다.새로운집에는유명정원사마크루머리가디자인한오래된정원이있었고,랭은다채로운식물이가득한그곳에매료된다.팬데믹,브렉시트,극우세력의부상등시대의어두운분위기와새어머니의죽음같은개인적문제에짓눌려있던랭은정원에탐닉하며자신만의에덴을만들어간다.
랭의관심사는정원을돌보는방법에서‘정원’이라는개념그자체로확장된다.정원은민주주의의이상을담은공간이기도했고,식민지시대의착취로유지되는공간이기도했으며,소수자들이자기자신으로살수있는낙원이기도했다.예술,역사,사회사상을넘나드는황홀한여정속에서우리는억압과해방이라는두가지모습을지닌정원,몽상가들이그린낙원으로서의정원을만날수있다.

실패한혁명의꿈이담긴《실낙원》
간절히바랐던세상들은어디에있을까

“먼저브렉시트가있었고,동시에전세계에서극우가득세했다.그런다음트럼프가대통령으로선출되었고소중히지켜온생각들이매일무참하게짓밟혔다.민주주의,미덕,진실,자유주의같은개념은트위터에서하는농담으로전락했고그런다음에는신문에서,그리고국회의원들에게서공격받았다.나는글을쓸수없었고때로는말도할수없었다.”(74쪽)

랭은정원에서존밀턴의《실낙원》을탐독하며우리가잃어버린낙원에대한이야기를들려준다.사탄,에덴,아담과이브의이야기가담긴《실낙원》은밀턴의정치적실패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영국내전에서공화주의의편에섰던밀턴은찰스1세의처형을요구하고영국혁명을지지했다.그러나왕정복고가이루어지면서밀턴은교수형을두려워하는신세가되었다.승리인줄알았던것은사실패배였다.밀턴의이상은순식간에땅으로추락했다.랭은에덴에서쫓겨난이브를혁명에실패한밀턴과교차시킨다.자신이꿈꾼세상을잃어버린슬픔은정성껏가꾼정원을잃어버린이브의슬픔과닮았기때문이다.
밀턴과이브의슬픔은또한랭과우리의슬픔이기도하다.랭은민주주의와자유주의처럼자신이평생믿어온가치들이조롱거리가되는걸보며,기후가식물을가꿀수없을정도로망가지는걸보며정원을잃어버린이브의슬픔에공감한다.또한환경운동에헌신했던자신의젊은시절을떠올리며세상을바꾸려했던과거의열정이어떻게변해왔는지를담담히이야기한다.언젠가도래할거라고믿었던세상이저너머로사라지는이시대에이상적인사회를그렸던몽상가들의이야기는다음세대의세상을그려볼수있는희망을준다.

인간을지우고아름다운풍경을만들다
힘을가진자들만을위한대정원

“이것이바로나를항상괴롭히던정원의한측면이었다.숨겨진비용,권력및배제와의눈에보이지않는관계.제발트가설명한작업을개선공사라고하는데,애실의설명에따르면풍경은아주멋들어졌다.철거되는마을이아니라커다란저택에사는운좋은사람에게는말이다.”(94쪽)

랭은대정원의매끄러운아름다움에어떤희생이담겨있는지에대해서도이야기한다.‘풍경(landscape)’은본래우리가바라보는땅자체를가리키는말이아니라시골경치를그린회화를의미했다.하지만시간이흐르면서연상작용에따라사람들이감상할수있는시골경치를가리키게되었다.풍경에담긴미적가치관은실제자연에도영향을미쳤다.18세기영국에서진행된대정원화작업에서는상류지배계층이드넓은자연을방해없이바라볼수있도록오소길,농장,때로는마을전체를옮기기도했다.
농지를개선한다는명목하에진행된인클로저역시대정원화와마찬가지로자연을대대적으로개조하는작업이었다.공동으로경작되던땅이사유화되면서그곳에살던사람들은무자비하게쫓겨났다.공유지와황무지가사라졌고,강의방향이바뀌었다.이런인위적인변화에가장분노하고슬퍼했던이가시인존클레어였다.클레어는투박하고제멋대로인자연의아름다움을노래했다.또인클로저찬성자들과현대인들은보지못하는자연물사이의섬세하고복잡한연결을보았다.클레어는정신병원에서남은인생을보낼때도인클로저가빼앗은것들을그리워하며,식물이여전히자신을지탱해주고있음을고백한다.인클로저의진행과정과클레어의삶이병행되는서술은클레어의슬픔이우리가자본의폭주끝에서마주할슬픔과다르지않을지도모른다는사실을일깨워준다.

쫓겨난자들이자유롭게살수있는곳
미래에존재할정원을위하여

“아름다움에대한갈망.꾹꾹채워져아직도어딘가에서곪아가는,말하지않았고말할수없었던분노와두려움.그래서저먼은사막에꽃을피워서어린시절의폭력적인금욕과정반대로싱싱하게우거진야생,관능적이고무질서한공간을자신에게만들어주었다.”(247~248쪽)

이책에는“모든낙원과모든유토피아는그곳에없는사람에의해서,들어가는것을허락받지못한사람들에의해서만들어졌다”라는토니모리슨의말이등장한다.이말을증명이라도하듯동성애자였던영화감독데릭저먼은에이즈로죽어가면서던지니스의자갈해변에자신만의정원을만들었다.랭은그정원이저먼의어린시절상처를치유하는과정이었다고해석한다.프로스펙트코티지라불리는오두막을둘러싼그정원은꿈의피난처,완전한몰입의장소,현실을방어하는요소였다.또한그곳은가시금작화와갯배추,유목과플린트석처럼이미풍성하게존재하는것들이자연스럽게공존하는공간이기도했다.
랭은역시동성애자였던마크루머리가디자인한정원을가꾸며자신이배제와추방이라는과거의논리를반복하고있음을깨닫는다.더없이완벽한정원을꿈꾼것,식물이갈색으로변하면패배감을느낀것역시정원에불순물이없어야한다는강박의결과였다.랭은“개암나무아래나뭇가지와죽은나뭇잎껍질에나름의아름다움이”있다는것을,“조금지저분한경계화단이완벽한화단보다훨씬비옥하다는사실을”마침내이해한다.살아있는것과죽은것,개인의것과공공의것의경계가희미해진공간에대한랭의사유는‘모두의공동체’에대한상상으로우리를이끈다.혐오와배제,기후위기와파국의시대에가장매혹적이고희망적인성찰을담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