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 무엇인가

한국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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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4년 12월 3일, 한국은 불시착했다”
한국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정체성을 묻는 질문은 대개 위기의 순간에 제기된다.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에 서 있는지를 다시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낯설고 특이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선다. 2024년 12월 3일, 한밤중에 단행된 대통령의 불법 계엄령 이후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지금 어디 와 있는가? 한국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익숙한 관점이 무너지고,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가 균열을 일으키는 현실 속에서 ‘한국’이라는 공동체를 다시 사유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거침없는 상상력과 정교한 논리,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독자를 깊은 사유의 장으로 이끌어온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이 오래된 질문을 다시 붙잡고, 한국 사회를 새롭게 읽어낸다. 《한국이란 무엇인가》는 그 말하기의 시작이다. 김영민 교수는 이번 책에서 우리가 한국을 ‘이해해온 방식 자체’를 처음부터 되묻고, 새로운 서사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저자

김영민

저자:김영민
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교수.브린모어대학교교수를역임했다.동아시아정치사상사,비교정치사상사관련연구를하고있다.연구서로중국정치사상사연구를폭넓게정리한《AHistoryofChinesePoliticalThought》(2017)와《중국정치사상사》(2021)를출간했다.산문집으로《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2018),《우리가간신히희망할수있는것》(2019),《공부란무엇인가》(2020),《인간으로사는일은하나의문제입니다》(2021),《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2022),《인생의허무를보다》(2022),《가벼운고백》(2024)을펴냈다.

목차

프롤로그:한국을다시생각한다

1부한국의과거
한국의이념:세상에,홍익인간이라니
한국의신화:단군신화를생각한다
한국의고대:삼국시대라뇨
한국의고전:역사책을다시읽는다
한국의국가:전염병과국가
한국의임금:왕의두신체
한국의불교:역사속의불교
한국의정치공동체:성군은없다
한국의보편과특수:천주당에가서그림을보다
한국의유사종교:유교랜드
한국의노비:노비랜드
한국의독립운동:미시적독립투쟁을찾아서
한국의식민체험:침탈,동화,정체성
한국의정치신학:님의침묵

2부한국의현재
한국의군사정권:<서울의봄>과쿠데타
한국의민주주의:소년이온다
한국의혁명:혁명을끝내는법
한국의시민사회:시민사회의자율성을찾아서
한국의근대화:이것이한국의근대화다
한국의대학:자유의궤적
한국의청년:그냥이렇게살다가죽을것인가
한국의어른:환멸에맞서는안티테제
한국의이민:테세우스의배는어디에
한국의사진:한국주제의전시에가다
한국의건축:자유의여신상을보다

3부한국의미래
한국의소원:누군가의소원을본다는것은
한국의기회:어떤행동이발생하기위해서는
한국의개혁:지금과다른삶이합리적이라느껴질때
한국의선택지:주어진선택지에갇히지말기를기원한다
한국의새이름:그것은구성된것이다
한국의기적:기적이란무엇인가
한국의보수:<그랜토리노>를권한다
한국의멸망:공동체의생멸을생각한다

에필로그:고통을사랑하십니까

출판사 서평

안이한언어와게으른상상력을넘어
한국의정체성을다시생각하다

정체성을찾는일은공동체에게필수적이다.그러나‘정체성’이라는단어마저도너무익숙해져깊이고민하지않고지나치는개념이되었다.김영민교수는이질문을보다근본적으로던진다.지금,우리가‘한국’이라고부르는것은과연무엇인가.우리는다른방식으로한국을상상할수있는가.
하지만익숙하게우리를설명해온고정된이야기들은한국을온전히담아내지못한다.김영민교수는기존의언어가만들어놓은한국의이미지를해체하고,그틈에서새로운시대를위한한국의정체성을재구성한다.
그는책에서홍익인간부터계엄의밤까지,역사의거대한흐름속에서변화한한국을돌아보고,우리가당연하게여기고질문조차하지않는개념들을흔들고새롭게세운다.단군신화의낡은관점을갱신하고,식민체험의복잡성을재조명하며,미시적독립운동의존재를새롭게이야기한다.나아가한국의시민사회와대학의의미를다시묻고,청년과어른을바라보는관점을전환할것을제안한다.

과거,현재,미래로해부한
‘한국’이라는사유의대상

《한국이란무엇인가》는총3부로구성되어있다.‘한국의과거’,‘한국의현재’,‘한국의미래’라는제목을달고있지만단순한시간순서의기술은아니다.한국사회의구조를‘시간의층위’를빌려해부하는시도에가깝다.
1부‘한국의과거’에서는우리가익히알고있다고믿어온개념들―홍익인간,단군신화,삼국시대,불교와유교,노비제도,식민체험등―을전혀다른각도에서재해석한다.김영민교수에따르면단군신화는외부문명에의해정복당한민족의기억일수도있고,반대로자존감을지키기위해신의권위를끌어온정치적서사일수도있다.한편‘삼국시대’라는개념은김부식이라는고려시대엘리트에의해제시된하나의관점에불구하며,실제로는수십개의소국이혼재했던시대였다.저자는이를통해과거는단순히지나간일이아니라현재의욕망과권력이재구성하고해석하고정당화한‘기억의서사’임을일깨운다.
2부‘한국의현재’는우리가당연하게여기고살아온현실의구조적취약함을집요하게파헤친다.한국민주주의의위기,정당정치의무능과정체,언론의불신,교육제도의실패,개혁담론의무기력함등한국사회를이루는제도적기반이얼마나위태로운지를진단하는김영민교수는이런현상들을단순한기능적결함으로보지않는다.그는‘개혁’,‘민주주의’,‘정의’라는말들이점점기존의미를잃어가고,낡은제도역시그것을감당하지못하고있다는점을지적한다.이무너지는언어와제도사이에서우리가어디에머물러있는지를냉정하게되돌아볼것을요청한다.
3부‘한국의미래’는단순한청사진제시나희망적전망대신,‘한국이라는이름으로상상할수있는세계의지평’을넓히는사유의실험이다.진보와보수가서로를규정짓는방식이아니라함께새로운질문을만들어갈수있는가능성은없는가?청년과노인,도시와농촌,중산층과주변부로나뉜채대립만남아버린상황은바뀔수있는가?김영민교수는말한다.
지금우리가필요로하는것은거창한이념적선언이아니라일상과정치를다시연결하고,고통과공동체를재해석할수있는감수성을회복하는작업이라고.나아가그는한국인의소원,기회,가능성을어떻게다시구성할것인지,한국이라는이름이앞으로도유효할수있으려면어떤조건들이마련되어야하는지를함께고민하자고제안한다.

“한국은성공과실패가동시에존재하는사회”한국을이해하는새로운언어를발견하다

한국에대한정체성탐구와새로운인식은곧바로오늘의현실을진단하는것으로이어진다.《한국이란무엇인가》의프롤로그는2024년12월,‘대통령의불법계엄령선포’라는충격적인사건으로시작된다.김영민교수는이사건을통해한국사회의정치적기반이얼마나취약한지,우리의일상이어떤허약한질서위에놓여있는지를고발한다.경제성장,문화의세계화,민주주의의성숙…겉보기에는‘한국의기적’이라불릴만한성취들이면에서작동하는언어의실패와법치의후진성을발견한다.
김영민교수가보기에지금한국은성공과실패가동시에존재하는사회이며,문제는그복합성을감당하기에기존의언어가너무낡았다는것이다.따라서그는우리가한국을이해하는데사용해온기존의관점을해체하고,그것을대체할수있는‘새로운언어’를찾아야한다고말한다.《한국이란무엇인가》라는책의궁극적목적도바로그새로운언어에대한탐색이라고말하는그는새로운이를통해비로소우리가우리자신과새롭게마주할수있다고말한다.

다음대통령이누구냐는근시안적질문을넘어
지금이곳에대한진지한질문이필요한시간

김영민교수는“다음대통령이누구냐”는소모적인정치예측보다“우리는왜지금이모습의한국을살고있는가”라는근본적인질문에집중하자고제안한다.오늘의위기를극복하기위해필요한것은제도개편이아니라사유의전환,정치적성과가아니라언어의발명,지도자의등장보다국가를바라보는시선의재구성이라고그는강조한다.
《한국이란무엇인가》는단지현실분석에그치지않고,새로운질문을던지고사유의지형을넓히는책이다.이책은한국이라는공동체의현재와미래를고민하는모든이들과나누고싶은대화의시작이다.고정된언어와박제된개념을넘어서,다시한국을이야기하고새롭게구성하자는제안이다.익숙한것이무너지고있는시대의분기점에서우리는거듭질문해야한다.답이보이지않을수록,우리는우리가누구인지더깊이들여다봐야한다.이책은그질문의끝에서다시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