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멸종 (기술이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경험의 멸종 (기술이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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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멸종 위기에 놓인 ‘인간다운 삶’을 구출하라”
대면 소통에서 길찾기의 감각까지,
경험의 순간을 되찾기 위한 광범위한 지적 성찰이 시작된다
우리의 일상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터전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챗GPT에게 문서 요약을 맡기고, 비대면 미팅 플랫폼을 통해 소통하고, 소셜 미디어에 실시간으로 일상을 업로드한다. 현실과 디지털의 경계는 이미 무너졌으며, 이제는 기술로 매개된 경험이 인간의 직접 경험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된다고 여겼던 핵심적인 직접 경험들, 예컨대 대면 소통이나 손으로 쓰고 그리는 일, 무언가를 기다리는 순간과 공공성을 감각하는 일 등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문화 비평가이자 역사학자인 크리스틴 로젠은 《경험의 멸종》에서 경험이 소멸하는 21세기적 현상을 탐구하고 그 소멸이 갖는 의미를 철학적으로 분석한다. 대중문화, 과학, 정치, 법률 등 수많은 사례를 탐사하는 로젠의 작업은 인간의 조건이 되었던 경험들이 사라져가는 지금, 우리에게 이 흐름을 전복할 지적 근거를 제공한다. 출간 이후 아마존 사회과학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한 이 책은 〈가디언〉, 〈에스콰이어〉를 비롯한 유수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저자

크리스틴로젠


크리스틴로젠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에서역사학학사학위를,에모리대학교에서미국지성사를전공해역사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미국기업연구소(AmericanEnterpriseInstitute)의선임연구원으로서미국의역사와문화,기술과문화의상호작용등에관해연구해왔다.버지니아대학교고등문화연구소의연구원이자과학저널〈뉴아틀란티스〉의자문을맡고있는선임편집자다.〈코멘터리〉의칼럼니스트이자팟캐스트진행자이기도하다.기술의사회적·문화적영향력,생명윤리,역사를주제로〈월스트리트저널〉,〈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등에글을기고해왔다.

옮긴이이영래
이화여자대학교법학과를졸업하였다.현재가족과함께캐나다에살면서번역에이전시엔터스코리아에서출판기획및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주요역서로는《파타고니아,파도가칠때는서핑을》,《모두거짓말을한다》,《누구도나를파괴할수없다》,《인생의의미》외다수가있다.

목차

프롤로그경험이사라져가는시대
1장직접경험의내리막
육체없이경험할수있다는착각|날씨앱뒤에는기상학자가없다|마케팅이된경험|“너자신을보여라”
2장대면상호작용의필요성
얼굴이가지는힘|상호작용능력의소멸|투명인간들의사회|인간을대체한기계|친구를만나지않는10대들|직관을방해하는기술|우리,물리적존재
3장손으로써야만배울수있는것
손글씨의나비효과|물성의힘|그림그리기의쇠퇴|만지고느끼고소비하고|어린이들의학습에는사람이필요하다|육체성의소멸앞에서
4장기다림과지루함의기능
디즈니월드에서배운줄서기의논리|성급하게화가난사람들|지루함을없앤대가|인내의열매|회전극장에서
5장감정길들이기
인간이라는감정적존재|우리내부의,숨겨진,우리자신|여섯번째감각|감정아웃소싱의결과
6장기술로매개된쾌락
데이터로축소된쾌락|기록되기위한여행과픽셀화된예술|포르노로대체된섹스|미식없는식사,현장없는경기|다시도래한쾌락주의|사진안에박제된경험|대체불가능한쾌락
7장소멸하는장소,개인화된공간
장소가뿌리뽑힌사회|공간의규칙|연결되지않은사람들|우리는같이있지않다|우리가서있는곳은어딘가
에필로그이혼란에저항하라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왜10대들은투표권대신소셜미디어를선택했을까
:기술이대신하는경험,사라져가는현실

일상곳곳에서직접경험이사라지고있다.대면소통은불편한일이고,지도앱의도움없이길을찾는일은미련해보인다.그자리를대체한것은인공지능을비롯한디지털기술이다.이제단순히경험을대체하는것을넘어,기술로매개된경험은직접경험보다더우선시되고있다.1년동안소셜미디어사용을중단할것인지아니면투표권을포기할것인지선택하라는질문에10대사용자의64퍼센트가투표권을포기하겠다고답했다.전세계청소년의53퍼센트가자신이선호하는기술을잃느니후각을잃는편을선택하겠다고대답하기도했다.저자는기술로매개된경험이직접경험을추월하는시대가도래했다고선언한다.
직접경험이매개경험으로대체됨에따라경험은‘겪는’일에서‘보는’일로옮겨가고있다.여행지의모습보다여행에떠난자신의모습을중계하고,동영상을보는자신의모습을다시촬영한리액션영상을게시한다.이는직접경험이박탈된사회에서간접적으로나마직접경험을체험해보려는시도들이기도하다.우리는더이상경험으로부터현실을배우지않는다.대신가상의체험을통해서실제경험을모방한다는것이저자의생각이다.

이매끄러운세계는우리가살고싶은곳인가
:기술과자본이만든‘안전한유토피아’

기술로매개된경험이직접경험을압도하게된원인은크게두가지다.하나는‘매끄러움’과‘최적화’를선호하는기술사용자들의선호이고,다른하나는기술을설계한빅테크기업들의이익추구다.
현실세계는혼란과마찰로가득차있다.실제경험은언제나우연적이고계산되지않으며,따라서자신의시도가실패할가능성이존재한다.데이터를통해서최적화된기술경험은다르다.기술세계는사용자가실패할가능성이최소화된,현실에는존재하지않는유토피아다.기술사용자들은이매끄러운세계에서고통과실패가삭제된경험으로실제경험을대체한다.체계화되지않은현실의경험보다균질화된매개경험이더가치있게여겨진다.
이에더해,저자는우리가빅테크기업들이기술을발전시키는이유를망각했다는점을지적한다.그목표란이윤추구다.빅테크기업들은자신들의이윤을추구하기위해서기술사용자들에게유토피아와같은세계를약속하고,이로써현실경험을대체해나간다.“자동적이고수월하며매끄러운”곳을약속한다는이슬로건은애플의광고에서들어있는말이다.저자는이기술세계가과연우리가살고싶은곳인지를묻는다.

경험이멸종된시대,인간다움은가능한가
:기기가대신요약해준글,인공지능이정리한문서,지시어로만들어낸그림….
기술이경험을대신하는세상이위협하는호모사피엔스의미래

《불안세대》의저자인조너선하이트는《경험의멸종》을추천하며다음과같이말했다.“인공지능이모든것을쉽고,마찰없고,실체없게만들겠다고위협하는지금,이책의메시지는더욱절실하다.”매끄럽고자동화된매개경험에비해서실제현실은언제나실패의가능성이존재하는,혼란스러운공간이다.그러나저자는그런현실을옹호해야한다고역설한다.그혼란과실패가인간적인삶의핵심이기때문이다.
우리는불편함과동시에인간의조건이되는그현실의경험들까지함께제거해나가고있다.책을읽지않고기기에게요약해달라고하는일은독서의종말을,문서작성을인공지능에게맡기는일은생각의종말을,지시어만을입력해그림을얻는일은창작의종말을앞당길수있다.우리가인간의영역이라고불렀던모든경험을기술에맡기게된다면우리는인간을어떻게정의해야할수있을까?저자는가장근본적이고중대한질문을던진다.

이데이터화된세계에서벗어날수있을까
:공동체의회복과우리의선택이필요한순간

저자는이책에서‘우리’라는집합명사를사용한다.이책에서‘우리’란실체를가진모든인간을포함하는공동체를지칭하는말이다.기술사용이광범위하게퍼진현실을감안했을때,다양한디지털기술을받아들이지않기로결심한사람조차도타인의기술사용에영향을받지않을수없기때문이다.
우리는집단적으로기술의영향을받는만큼,집단적으로이문제에대응할필요가있다고저자는주장한다.그러나기술적필요때문에공적공간이낱낱이분할됨에따라‘우리’는점점사라지고있다.기술로매개된가상의커뮤니티에익숙해진사람들은물리적실제인공공영역에서지켜야할규범에둔감해지며,타인과교류하는능력을더욱상실하게된다.바로이지점에서매개경험은그폐해를지적하는능력조차앗아간다.따라서무엇보다먼저우리는‘우리’를회복해야한다.그리고멸종의시대를그대로받아들이기보다이에저항해야한다.“경험의멸종은불가피한것이아니다.그것은선택이다.”저자의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