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아주 사소한 질문에서 출발한 세상을 바꿀 실험들)

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아주 사소한 질문에서 출발한 세상을 바꿀 실험들)

$18.03
Description
“과학에 어리석은 질문 따위는 없다”
읽자마자 배꼽 잡게 웃기고, 생각할수록 대단한 연구들
여기, 세상이 훌륭하다고 정의하는 기준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궁금한 질문을 파헤치기 위해 뛰어든 과학자들이 있다. 똥과 오줌처럼 남들이 터부시하는 연구 소재부터, 자기 몸을 실험 대상으로 바치는 대범한 자세까지. 얼핏 보면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이 책에 등장하는 연구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과학이라고 믿어온 기존의 틀을 조금씩 비틀며, 과학이란 대체 무엇인지, 쓸모없어 보이는 엉뚱한 질문이 어떻게 과학의 지형을 바꿔왔는지 깨닫게 한다. 과학계는 이 기발한 연구들에 ‘괴짜들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그노벨상을 수여했다. 과학이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면, 이 책은 그 질문이 얼마나 엉뚱하고 별나도 좋은지를 보여준다. 〈과학동아〉 이창욱 기자가 들려주는 처음엔 웃음을 자아내지만, 곧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진짜 과학 이야기.
저자

이창욱

〈과학동아〉부편집장.‘과학’이란단어가들어간모든것을좋아하는,과학이야기는누구보다재미있게떠들자신있는과학덕후.KAIST생명과학과에서공부했고,서울대학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대중에게단순히과학원리를전달하는것을넘어,과학지식을둘러싼이야기에자신만의관점과색깔을풀어내는글쓰기로정평이나있다.지은책으로《한입에쓱싹편의점과학》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세상에는진짜웃긴과학이존재한다

PART1:이상하고당황스러운질문들
1웜뱃은왜주사위모양의똥을쌀까?
2어떻게하면가장맛있는감자칩을먹을수있을까?
3벌에어느부위를쏘이면가장아플까?
4고양이는액체일까,고체일까?
5성공하려면운과재능중무엇이더중요할까?

PART2:쓸모없어보이는과학의쓸모
6점균에게전철노선설계를맡겼더니
7모든말에는의미가있다,욕설까지도
8세상에서가장느린98년짜리실험
9당신의편견부터닦아주는똑똑한변기
10이그노벨상과노벨상은의외로가깝다

에필로그:이상한호기심의찬가

출판사 서평

당신이만약과학자라면무엇을연구하고싶은가?블랙홀처럼신비한현상이나,힉스입자발견처럼후세에길이남을실험?무엇이됐든좀더멋지고대단하게느껴지는것들을선택할가능성이높다.그러나여기,세상이훌륭하다고정의하는기준과는상관없이자신이궁금한질문을파헤치기위해용감히뛰어든과학자들이있다.이를테면,‘벌에쏘였을때어느부위가가장아플까?’,‘웜뱃의똥은왜네모날까?’,‘고양이는고체일까?액체일까?’같은것을그누구보다진지하게탐구한이들.다소황당무계하고그리대단해보이지도않는이연구들은도대체어떤의미를지닐까?
우리는과학을생각할때,복잡한수식이적힌칠판,엄숙한분위기의실험실,인류의삶을뒤바꾸는첨단기술같은것들을떠올린다.하지만과학의출발점은언제나순수한호기심에서움튼아주사소한질문들이었다.이책에담긴연구들은우리가과학이라고믿어온기존의틀을조금씩비틀며,과학이란대체무엇인지,쓸모없어보이는엉뚱한질문이어떻게과학의지형을바꿔왔는지깨닫게한다.이책의저자인〈과학동아〉기자이창욱은괴짜들의노벨상이라불리는‘이그노벨상’수상연구들을소개하며,처음엔웃음을자아내지만곧고개를끄덕이게만드는진짜과학이야기를들려준다.

'B급과학'이있어야만'A급과학'도존재한다
실험실의돈키호테들이전하는낭만과똘끼의현장
과학기자로서수많은과학적성과를취재해온저자는학술적으로중요한가치를지닌이른바‘A급과학’의뒤에언제나‘B급과학’의자유롭고창의적인토양이있었음을깨달았다고고백한다.멋지고대단한연구가되기엔망측한소재를다루거나,실험방법이괴상하기짝이없는연구들,누군가쉽게B급과학으로치부해버리고마는이런연구들속에서의미있는후속연구가태어나고과학의경계가확장되는것을지켜본것이다.그리고이B급과학의중심에바로이그노벨상이있다.
이그노벨상은우리에게이미익숙한노벨상을패러디한상으로,“다시할수도없고다시해서도안되는업적”이라불리는웃긴연구를찾아내시상한다.그러다보니대중에게소개될때는‘변기시트를뒤집어쓰고상을받으러나타난’장면이나‘야생에나가3일동안염소처럼살아보기’등과학자들의기행처럼느껴지는모습에더주목했다.하지만이책은이그노벨상을단지‘웃긴이야기’로만소비하는데머물지않고웃음뒤에숨은과학자들의피,땀,눈물을자세히들여다본다.
사람들의조롱을무릅쓰고그동안터부시되어온인간의배설물을과학적으로연구하거나,단세포생물인점균에게미로풀기문제를시켜우리에게‘지능’이란무엇인지다시생각하게만드는연구들을보고있자면이그노벨상을수상한과학자들이마치실험실에서활약하는돈키호테처럼느껴진다.여기에복잡한실험은딱맞는비유로단번에이해하게만들고,문장곳곳에농담을녹여내는기술로과학에대한장벽을단숨에허물어버리는저자이창욱의글솜씨가더해져‘웃기려고하진않았지만무척웃긴’과학교양서가탄생했다.이책의전반부에는웃음이터져나오는동시에입을딱벌어지게하는기상천외한연구들의향연을선보인다.과학은늘‘왜?’라는질문에서출발하지만,그질문이꼭거창하거나고상할필요는없다는것을다양한연구를통해확인시켜준다.후반부에서는이기발한실험들을제도적으로지원해야할필요성에주목하며,성과중심의현대사회에서우리가이상한호기심이라는변호하기힘든가치를왜지켜내야만하는지살펴본다.

“성공에는운과재능중무엇이더중요하게작용할까?”
쓸모없어보이는연구의쓸모를말하다
인간은모든대상에서쓸모를찾는다.과학도예외는아니다.그래서많은연구자들이“그런데이런거연구해서어디다쓰나요?”같을질문을받는다.이그노벨상을두번이나수상한유체역학자데이비드후는어느날아들의기저귀를갈아주다가슴팍에오줌을맞고만다.그는화를가라앉히기위해마음속으로숫자를세다가4.5킬로그램의아기가21초동안오줌을싼다는사실을발견했다.자신역시방광을비우는데23초가걸렸다.갓난아기와성인남성의소변량은거의10배차이가날텐데소변배출에걸리는시간은겨우2초차이였다.이축축한발견은곧“동물들의소변배출시간은몸무게에상관없이일정한가?”라는질문으로이어졌고,그는동료연구자인퍼트리샤양과소변을유체역학적관점에서살펴보기시작했다.그때까지유체역학적방법론을비뇨기계에본격적으로도입한연구는없다시피했다.이연구는오줌뿐아니라혈관속을흐르는피처럼인간의내부를유체역학적으로살펴보는‘생체유체역학’이라는분야의신호탄을쏘아올림과동시에우리에게이런통찰도안겨준다.“당신이화장실에갔는데,소변을보는데21초가아니라1분이걸렸다고생각해봐요.이건분명히건강상의문제가있다는뜻입니다.”(43쪽)
다른한편에는‘이게과학의영역인가?’싶은연구들도존재한다.우리는성공한사람을가리키며,‘운이좋은사람’또는‘실력이좋은사람’이라고평가하고는한다.그렇다면성공에는운과재능중무엇이더중요하게작용할까?이론물리학자인알레산드로플루키노교수는컴퓨터시뮬레이션을통해실험을진행했다.서로다른재능을가진1000명의사람을행운과불운이라는무작위사건에노출시킨것이다.결과는어땠을까?컴퓨터속에서40년의시간이흐른후대부분의사람이매우가난해졌으며소수의사람만처음보다훨씬큰돈을가지게되었다.우리가주목해야할부분은부를거머쥔소수가평균수준의재능을가진사람들이었다는점이다.그들이부자인이유는단지시뮬레이션과정에서불운보다행운을더많이만났기때문이었다.플루키노교수의복잡계모델링연구는물리학의방법론으로능력주의신화에이의를제기하는한편,‘성공’의비결에대해서다음과같은조언을건넨다.“제제안은행운을얻으려면가능한많은기회에도전해봐야한다는겁니다.이것이성공을얻을수있는유일한방법입니다.”(131쪽)그의조언을과학계에도그대로적용해볼수있지않을까.세상을바꿀위대한연구하나를얻으려면,우리는결국더많은연구더다양한연구를지원하고그것을가능케하는시스템을구축해야한다.쓸모없어보이는연구의쓸모는거기서부터찾을수있을것이다.

“이그노벨상과노벨상은의외로가깝다”
과학예산의1퍼센트를약간이상한사람들에게준다면?
이세상에는노벨상과이그노벨상을동시에받은과학자가딱한명존재한다.러시아출신의물리학자앙드레가임이그주인공이다.어떻게과학의정중앙과변두리를조명하는두상을모두받는것이가능할까?그공통분모에는‘금요일밤실험’이라고불리는가임만의독특한연구실문화가있었다.금요일밤을메인프로젝트와관련없는사이드프로젝트를진행하는시간으로할애한것이다.무려연구실총업무시간의10퍼센트에해당했다.자신의전문분야가아니더라도‘재미’에중점을둔연구를하는것이목표였다.약15년동안20여개의프로젝트를진행했는데,대부분실패했지만세번의성공사례를남겼다.그중첫번째는가임에게이그노벨상을안겨준‘개구리공중부양실험’인데,고가의실험장비한가운데에물을붓는다소황당한시도를통해가능했다.또한노벨상을안겨준‘그래핀추출실험’도흑연에스카치테이프를붙였다떼어내면서그래핀을박리해내는예상치못한접근법으로성공할수있었다.가임은노벨상수상이후에과학자에게필요한덕목으로약간의유머감각을꼽으며,사람들에게이렇게말했다고한다.만약노벨상을받고싶다면먼저이그노벨상을받으라고말이다.
노벨상수상시기가다가오면,한국은왜과학분야에있어노벨상수상자를배출해내지못하느냐는논의들이갑자기쏟아져나오기시작한다.우리는어쩌면어떤연구가노벨상을받을확률이높을지에주목하기보다,우리사회가호기심과상상력이란가치를어떻게보호하고있는지에더관심을가져야할지도모른다.가이아이론을만든영국과학자제임스러브록은국가과학예산의1퍼센트만이라도비정통적인연구에투입하자고주장한바있다.제도적으로기초연구와과학의다양성을보장하고실패에더욱관대한사회분위기가형성될때,인터넷이나백신의발명처럼인류의삶을또한번뒤바꿀획기적인돌파구를마련할수있을것이다.
책의에필로그에서저자는이그노벨상의창시자인마크에이브러햄스와나눴던대화를들려준다.그에게어떻게하면한국이더많은이그노벨상을받을수있을지물었더니,에이브러햄스는역대이그노벨상을가장많이수상한영국과일본을언급하며엉뚱한생각을밀고나가도용인해주는분위기가컸을것이라대답했다.저자는“한연구가앞으로어떤파급효과를가져다줄지,어떻게인류의삶을바꿀지는그누구도쉽게예측할수없다”라고말한다.과학이란본디,어디서시작될지누구도알수없는이야기다.이책이우리를더많은엉뚱한질문속으로데려다놓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