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윤리

최소한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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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깊이 있는 서평으로 오랫동안 신망을 받아온 도서평론가 이권우가 혼돈과 위기의 시대를 통과하며 읽어온 《맹자》 탐독의 기록을 내놓았다. 《최소한의 윤리》는 이익과 욕망이 최우선인 오늘날, 우리가 인간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동양고전 《맹자》에서 길어올린다.
맹자가 활동하던 2300년 전 전국시대, 전쟁은 일상이 되고 나라 간의 패권 다툼이 끊이지 않았으며 통치자마저 나서서 이익을 탐했다. 승자독식과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이익의 가치관의 시대정신이 된 오늘날과 거울을 보듯 닮아 있다. 공멸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이루고자 했던 맹자는 ‘인의’, 곧 사랑과 의로움의 정신을 내세웠다. 저자는 타고난 우리의 선한 본성이 인의의 정신을 발휘하고 잃지 않도록 지키는 일, 그 마음이 나로부터 타인에까지 이르도록 넓혀 나가는 일, 그것이 무한 욕망과 이해타산에 굴복하지 않고 관계의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윤리라고 말한다.
이 책은 《맹자》의 핵심 주제와 오늘날의 문제의식을 치밀하게 엮어내고, 비판적 사유를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제시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제대로 된 고전 읽기가 전하는 지적 충만함을 만끽하고 깊은 감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권우

저자:이권우
서평가.타고난책벌레라서죽도록책만읽고싶은마음에경희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갔다.젊은날에는책에서얻는새로운지식에경탄하며독서의즐거움을누렸다.나이가들수록고전에담긴세상의진리를체화하고있다.출판전문지〈출판저널〉편집장을지냈고,이후에는글쓰고강의하며살고있다.깊고넓은독서이력에바탕을둔,간명한문장과예리한통찰이돋보이는서평으로정평이나있다.
책을읽는일이개인의성취를위한수단에그치지않고,우리사회가직면한문제의해결방안을모색해변화를이끌어내는방향으로확장해야한다고여긴다.지은책으로《책읽기의달인,호모부커스》,《책읽기부터시작하는글쓰기수업》,《고전한책깊이읽기》,《발견의책읽기》,《살아보니,지능》(공저)《그래서우리는도서관에간다》(공저)등이있다.

목차

여는글:두려움을넘어더불어사는세상으로

양혜왕은어쩌다빌런이되었나
왕께선하필이익을말씀하십니까!
오직인의만있을뿐이다
지성사최초의진화철학자
인간이짐승과다를수있는네가지실마리
이익의정치와덕의정치
독재하는‘또라이’는갈아치울수있다
인륜,관계성의철학
맹자는사회주의자인가?
새로운시대는저절로오지않는다
칼날위를걷기보다어려운길
장례를둘러싼논쟁
부모뜻을어기지않는것만이효도인가?
스승에게덤벼드는제자
시대적소명을스스로짊어진사람
어질고쓸모있는사람이되기위한공부
담담한삶

맺는글:나를비춘별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이두려움의시대에나는《맹자》를읽는다”
도서평론가이권우,깊이있고치열한‘맹자’탐독의기록

깊이있는서평으로오랫동안신망을받아온도서평론가이권우가혼돈과위기의시대를통과하며읽어온《맹자》탐독의기록을내놓았다.신간《최소한의윤리》는이익과욕망이최우선인오늘날,우리가인간의도리를지키기위해잃지말아야할것은무엇인가라는질문에대한답을동양고전《맹자》에서길어올린다.
맹자가활동하던2300년전전국시대,전쟁은일상이되고나라간의패권다툼이끊이지않았다.권력자의곳간에재물이넘쳐날수록백성의얼굴에는가난과굶주림과고통의그림자가드리웠다.통치자마저나서서이익을탐하던전국시대의상황은,승자독식과무한경쟁을부추기는이익의가치관이시대정신이된오늘날과거울을보듯닮아있다.
공멸의두려움에서벗어나더불어사는세상을이루고자했던맹자는‘인의’,곧사랑과의로움의정신을내세웠다.저자는이책에서타고난우리의선한본성이인의의정신을발휘하고잃지않도록지키는일,그마음이나로부터타인에까지이르도록넓혀나가는일,그것이무한욕망과이해타산에굴복하지않고관계의존재로살아가기위해갖추어야할최소한의윤리라고말한다.
동양고전《맹자》의핵심주제와오늘날의문제의식을치밀하게엮어내고비판적사유를통해우리가지향해야할가치를제시하는이책은,고전을왜읽어야하고어떻게읽어야하는지를극명하게보여주는탁월한본보기다.요즘유행하는아포리즘에기댄자기계발식고전읽기가아쉬웠던독자라면,이책에서넓고깊은독서에기반한제대로된고전읽기란어떤것인가를충분히느끼고지적충만함과깊은감명을얻을수있을것이다.

사람의도리를지키기위해,
이익의덫에걸린괴물이되지않기위해
우리에게는‘인의’의정신이필요하다

동양철학고전의핵심은늘맨앞자리에놓여있다.《논어》는‘학(學)’과‘습(習)’이,《도덕경》은‘도(道)’가,《장자》는‘화(化)’가핵심주제어라할수있다.그렇다면《맹자》의핵심은무엇일까?그것을깨닫기위해서는시작인〈양혜왕〉편을주의깊게들여다봐야한다.
본디위나라였던양나라는진나라,조나라,제나라등주변국의공격을받고쇠퇴해도읍을대량으로옮기면서양나라로불리게되었다.위기에빠진혜왕은나라를재건하고영광을되살리고자맹자를초빙해물었다.“내나라를이롭게할방안이무엇입니까?”얼핏들으면부국강병을통해백성의삶을낫게하려는길을묻는듯하지만,실제는오로지왕자신의이익을목적으로삼은질문이다.
이를간파한맹자는단호히말한다.“왕께선하필이익을말씀하십니까!”왕이내나라를어떻게이롭게할까고민하면대부(지배층)는내가문을어떻게이롭게할지고민하고,서민역시자기한몸을이롭게할방안을찾게마련이다,모두가각자의이익을내세우면세상은더큰혼란에빠진다며양혜왕에게쓴소리를했다.
그렇다면맹자가이익대신내세운것은무엇일까?‘인의’,곧사랑과의로움의정신이다.‘인’이란부모형제를사랑하고자신에게충실하며,나의처지를살펴남의처지를짐작하고,남을배려하고관계맺고화합하는것이다.‘의’는자기의역할과의무를다하고의로움을실천하는일,부정의함을바로잡는일이다.
맹자가인의를내세운까닭은맹자가살던전국시대의상황이그만큼급박했기때문이다.맹자보다100여년전춘추시대를살던공자가강조했던것은‘인’이었다.하지만맹자는‘인’만으로는세상의위기를극복할수없다고보았다.전국시대7개제후국의패권다툼은극에달했고,민중의삶은더욱도탄에빠졌다.맹자는“나는이사태가두렵다(吾爲此懼)”라며참담함을토로했고,이것마저잃으면안된다는절실한심정으로‘인의’라는대안을내세운것이다.
저자는오늘날우리가전국시대못지않은위기에빠져있다고진단한다.불평등은깊어지고,전쟁은직간접적으로우리의삶을위협하며,기후위기는파국을향해내달린다.이런상황인데도,사람들은눈앞의풍요를누리는데여념이없다.혼란의전국시대와거울을보듯닮아있는오늘날의위기를극복하려면,두려움에떨면서도인의라는대안을내놓은맹자에게서그길을찾아야한다고저자는강조한다.

측은지심이트로이전쟁으로,
성선설이진화학자의공감본능으로
학문의경계를넘는무한확장의맹자읽기

저자는서평전문잡지〈출판저널〉편집장을지낸이후30년간도서평론가로활동하며문학,철학,역사,정치사회는물론과학까지분야를가리지않는왕성한독서와단단한서평으로출판계와언론계에서오래도록신뢰를쌓아왔다.정은숙마음산책대표는그의글쓰기에대해“그의찬탄과비판에는언제나합당한논거가있다.이를특별히복잡한수사를동원하거나에돌지않고진솔하게마치속삭이듯말하고있다”며쉽고간명하된설득력이뛰어난좋은글의특징을갖추었다고말한바있다.(이권우저,《책과더불어배우며살아가다》추천사에서)
저자의넓고도깊은독서에바탕을둔글쓰기는학문의경계에갇히지않는확장성과자유로움이돋보인다.맹자를‘인류지성사최초의진화철학자’라고언급한대목이바로그렇다.맹자는모르는아이가우물로기어들어가는장면을우연히보았을때,누구든측은한마음이들어아이를구하려할것이라고했다.그러면서누군가의고통을모른척하지않는마음을사람이라면누구나다품고있다,즉‘성선론’을주창했다.이대목에서저자는프란스드발,장대익등오늘날의진화학자들이공감능력이인류의번영을위한인간의본능임을거울뉴런등여러연구를통해밝혀내고있다는점을상기시키며맹자의성선론과진화학자들의공감본능이다르지않음을이야기한다.
저자의‘선넘기’는여기서그치지않는다.맹자는선한본성이나와내가족에그치지않고타인으로넓혀나가야한다는,즉확충을이야기했다.이것을진화학자장대익이말한‘인지적공감’(타인의관점을이해하는것으로역지사지하는능력)과연결짓는가싶더니그리스고전《일리아스》의한장면으로순간이동한다.분노와복수에사로잡혀헥토르의시신을마차에매단채끌게했던아킬레우스가헥토르의아버지프리아모스의간청을듣고는고향에계신자신의아버지를떠올리며헥토르의시신을프리아모스에게내어준장면,저자는이장면을맹자가말한‘확충’이발현된것이라고보았다.
저자는이처럼맹자완역서와해설서를참고해원문의뜻과다양한해석을적극적으로수용하면서,동서양고전과여러교양서를연결하며독자들을더욱풍성한독서의매력으로이끈다.시간의경계,공간의경계,학문의경계를넘는저자의독법을통해독자들은지적호기심을충족하고전혀새로운고전읽기의즐거움을맛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