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 (상처 입은 동물들을 구조하며 써내려간 간절함의 기록)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 (상처 입은 동물들을 구조하며 써내려간 간절함의 기록)

$17.50
Description
“동물이 살 만한 곳이라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갈비사자 바람이’를 구조한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가 만들어가는 공존의 방식
김해 실내 동물원에서 갈비뼈를 드러낸 채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갈비사자 바람이’를 구조해 화제가 된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의 에세이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가 출간되었다. 전국에서 호랑이사가 가장 좁았던 산 중턱의 동물원이 야생동물 보호소로 거듭나기까지, 어리고 귀여운 동물들의 전시장에서 늙고 아픈 동물들이 치료소가 되기까지. 동물원을 싫어하던 동물원 수의사가 동물원에 머물며 만들어간 변화의 기록과, 그 길에서 만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담한 울림이 있는 문장에 담아냈다.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실내 동물원의 늙은 사자, 뜬장에서 나고 자란 웅담 채취용 사육곰, 날개를 다쳐 날지 못하는 독수리…. 김정호 수의사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야생 복귀를 돕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은 동물원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도록 애쓴다. 그의 글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는 동시에 돌봄과 책임, 공존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아침마다 동물원을 한 바퀴 돌면서 동물의 안부를 묻는 사람. 25년 차 동물원 수의사 김정호는 귀엽지 않고 늙고 장애가 있는 동물도 편안히 살 수 있는 세상이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이라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수의사의 일, 그가 만들어가는 공존의 방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

김정호

수의사.국내1호거점동물원인청주동물원진료사육팀장이다.충북대학교수의과대학에서멸종위기종삵의마취와보전에관한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다.동물을살리기위해동물원수의사가되었지만,동물원동물들이생명으로존중받지못하고구경거리로지내다일찍죽는것이늘미안했다.진료사육팀장이되면서야생으로돌아갈수없는동물들의고통을조금이나마덜어주고싶어사람에게불친절한동물원을만들기로했다.
2018년웅담채취용사육곰을구조해청주동물원에데려오면서본격적으로동물들의생활환경을개선해나갔다.그후해가들지않는실내동물원에서7년간지낸사자바람이,바람이딸구름이등위기에처한동물들을구조해치료하고돌보고있으며,토종야생동물보호와멸종위기종보전에도힘을기울이고있다.2022년제1회'아름다운수의사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

1동물의안부를묻는사람
죽어야만나올수있는케이지앞에서
농약에관우를잃었다
하니를가둬두지않을수있다면
실험실냉동고에서살아남은거북이
바람이딸,D를데리러가다
츄르를좋아하는사자는어디로가야할까
절도와구조사이,수박이구출작전

2수의사의일은동물의고통을멈추는것
야생동물은아픈곳을숨긴다
호랑이발톱뽑기
수목원곰이동물원으로오던날
단칸방같은공간에서진행된수술
사람에게불친절한동물원을만들기로했다
동물원에음악을틀지않는이유
사라지지않을권리

3동물을살리는일,사람을살게하는일
저독수리는왜몽골에안갔어요?
오래,자세히들여다보는마음
황새가제발로찾아왔다
춥고더운날이걱정스럽지않기를
동물이편안한숨을쉬는곳
이별은기어코오겠지만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사람에게불친절한동물원을만들기로결심했다”
관람의공간에서존중의공간으로,
동물원이싫은수의사가동물원에남아이룬것들

2023년여름,인터넷을뜨겁게달구며많은이들의공분을산영상이있었다.햇볕한줌들지않는실내동물원의좁은공간에서앙상한갈비뼈를드러낸채가쁘게숨을몰아쉬는사자의모습이었다.‘갈비사자’로불리던열아홉살의늙은사자는구조되어7년만에실내동물원을나와흙을밟고바람을쐴수있게되었고,‘바람’이라는이름을얻어청주동물원에서편안한여생을보내고있다.이사자를구조한이가바로김정호수의사다.
바람이구조이전에도위기에처한야생동물의구조와치료,멸종위기종보존에힘써‘수의사계의이국종’이라불린김정호수의사는보호자없는공공영역의동물을치료해주고싶어동물원수의사가되었다고책에서밝히고있다.하지만그가입사할당시청주동물원의환경은매우열악했다.전국의동물원가운데호랑이사가가장좁았고,새먹이주기체험이있었고,방문객수를늘리기위해희귀동물을들여왔다.동물원에살던염소가새끼를낳아개체수가늘면나이든염소는팔려갔다.부실한진료환경,관람자의요구에맞춘프로그램들은동물들을힘들게했다.더오래살수있는동물들이사람의잘못으로고통스럽게살다가일찍죽는게아닌가,늘미안했다.동물원이싫었고,없어져야한다고생각했다.
하지만사람때문에힘들어진동물들은사람이끝까지책임져야한다는마음이컸다.당장동물원을없앨수없다면갈곳없는동물들의보호소가되기를,구조된야생동물의자연복귀를돕는치료소가되기를바랐다.진료사육팀장이되면서김정호수의사는사람에게불친절한동물원,동물을위한동물원을만들기로했다.
2018년환경단체녹색연합이구조한웅담채취용사육곰세마리를데려오면서본격적인변화가시작됐다.시멘트투성이였던곰사에흙을깔고,여우사에는풀이무성하도록내버려뒀다.물새장은내부관람로를없앴다.외래동물이자연감소하면같은종을데려오는대신그공간을허물어남아있는동물이더넓게살도록했다.이러한그의노력덕분에청주동물원은동물복지에앞장서는동물원으로이름을알리게되었고,2024년국내1호거점동물원선정등의의미있는결과로이어졌다.동물이사람을위해존재하는것이아니며동물의삶자체로존중받아야한다는당연한사실에주목하자,세상이달라졌다.


“아프면아프다고말해주면좋겠어”
동물원동물부터멸종위기야생동물까지,
동물의고통을줄이기위해애쓰는수의사의간절한기록

전국의동물원에는수만마리의동물이살고있다.지금그동물들을위해할수있는일이무엇일까생각해본다.방치된고통을줄여주는일,동물이살아있는동안덜불편하게하는일이지금내가할수있는일이다.내게동물을살펴봐달라는연락이오면마다하지않고가는이유다.(133쪽)

김정호수의사의진료는동물원동물에그치지않는다.웅담채취용사육곰을구조한뒤에는다른곰농장을먼저찾아가갇혀있는곰들의상태를묻고,바람이가살던실내동물원에남겨진동물들에게미안함을느껴진료봉사에나서기도한다.거점동물원수의사로서상주수의사가없는충청·강원지역동물원의동물과인근시골마을의동물검진은물론황새복원사업을담당하는예산황새공원과한국교원대황새생태연구원의황새까지모두그의진료영역에있다.전국의동물들을진료하며고단함을자처하는이유는단하나,동물들이살아있는동안고통스럽지않기를바라는마음때문이다.
야생동물들은질병과부상이야생의경쟁에서불리하게작용한다는것을본능적으로알기에아픈곳을숨긴다.아파도아프다고말하지못한다.저자는그런동물들의고통을미리알아채고제때치료해고통을줄여주는것이수의사의일이라여긴다.생물학실험실의냉동고에서살아남은거북이부터좁디좁은실내동물원의사자와호랑이,식당의구경거리로살아온사육곰까지,다양한동물들을구조하고치료한그간의기록이이책에담겨있다.
김정호수의사는많은동물을만나고치료하면서기쁨과슬픔을느끼면서도“타자로서동물이얼마나고통을받고느끼는지감히안다고할수없어서”감정을잘드러내지않고,동물을환자로만대하려고애쓴다.그럼에도무덤덤한그의글에는동물을향한숨길수없는다정함,조금이라도동물의고통을줄일수있길바라는간절함이묻어난다.


“동물을위해하는일이라지만사실은나를위한일이다”
사자에게햇빛과바람을,올빼미에게고요의순간을
동물이평범한하루를보낼때,사람도평온하다

“사람살기도힘든데무슨동물까지챙기느냐?”고이야기하는분들을만날때가있다.그러나‘동물이살만하다면그곳에사는사람들은얼마나행복할까?’라는물음에부정적으로대답하기는누구든힘들것이다.동물을대하는마음과사람을대하는마음은본질적으로다르지않을테니말이다.(91쪽)

김정호수의사는시골마을동물의료봉사를가던날,불임수술(중성화수술)을하기위해포획틀에넣어둔고양이들이안쓰러워꺼내주고싶다는마을어르신들을보며그마을에살고싶어졌다고회고한다.동물을다정히대하는동네,우연히들어온동물에게자리를내주는마을이라면분명낯선이방인에게도손을내밀것이라는생각이들어서였다.
영구장애를얻은야생동물들을청주동물원에서보호한다는소식을듣고전화로감사인사를전하는장애인방문객,열악한환경의개인동물원에서나이든동물을데려왔다는기사에는응원댓글을달아주는노령층독자들….저자는이런사람들을보며소외된동물의보호가사회적약자에대한배려로확장될것이라믿고,동물을위해하는일이결국사람을살게하는일임을확신한다.
동물도사람도모두행복한세상은어떻게만들수있을까?김정호수의사는동물원이야생동물서식지가되기를바라기도하고,갈곳없는동물들의안식처인생츄어리가되기를꿈꾸기도한다,이런상상끝에결국김정호수의사가바라는것은동물이자기만의일상을오롯이누리며평범한하루를보낼수있는세상이다.저자는그세상을만들기위해동물의안부를묻고동물을이해하며끝까지책임지는돌봄을실천하는중이다.그돌봄이“좋아하는마음만으로는부족하다.많은애를써야하고,기쁨은잠깐이며,오래슬프고종종그립다”고토로하면서도이또한수의사의일이라받아들이는김정호수의사의태도에서,우리는세상모든존재가편안함에이르길바라는그의깊은진심을느끼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