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외주

사고외주

$15.00
SKU: 9791167743091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우리는 지금 ‘똑똑한 무능함’에 빠져 있다”
과정 없이 결론만 얻는 시대, 인간은 무엇을 잃게 되는가?
연세대 홍진기 교수, AI 시대 가장 조용하고 위험한 변화를 말하다

매끄러운 문장 사이로, 어느 날부터 학생의 얼굴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홍진기 교수가 강의실에서 마주한 이 서늘한 감각은 이 책의 출발점이자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직면한 질문이다. 학생들의 보고서는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졌고, 문장은 놀라울 만큼 매끄러워졌다. 그러나 글을 읽어 내려갈수록 묘한 이질감이 남았다. 글 속에 있어야 할 고민과 망설임, 길을 잃었다가 다시 생각을 붙잡은 흔적, 즉 한 사람이 세상을 통과하는 고유한 방식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수가 글의 한 대목을 가리키며 “이 부분은 왜 이렇게 생각했나요?”라고 질문을 던지면 학생은 당황한 채 멈춰 선다. 자신이 쓴 문장인데도 그 결론까지 단 한 번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사람처럼 말이다.
AI 시대, 쏟아지는 책들은 묻는다. 어떤 직업이 사라질까? 무엇을 더 배워야 할까? AI를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을까? 그러나 홍진기 교수의 질문은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린다. “왜 우리는 더 똑똑해졌는데 더 불안해졌는가. 정보는 넘치는데 왜 판단은 흔들리는가. 왜 같은 AI를 써도 어떤 사람은 더 깊어지고, 어떤 사람은 점점 얕아지는가.” 저자는 MIT 연구실과 CES 산업 현장, 그리고 연세대 강의실을 오가며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가장 조용하고도 위험한 변화를 포착한다. 바로 ‘사고외주(思考外注)’다.
저자

홍진기

서울대에서공학박사학위를받고미국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박사후연구원으로연구했다.경희대생명과학대학교수,중앙대공과대학교수를거쳐현재연세대화공생명공학과교수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항노화라이프케어기업바른바이오의CEO를맡고있다.기술이인간의능력을어떻게확장하고,동시에무엇을약화시키는지에오랫동안관심을두고관찰해왔다.

목차

1장어느날부터학생들의보고서에서사람이사라졌다
‘똑똑한무능함’의탄생
사고외주가앗아가는것들
성장의골든타임
AI를성장의도구로삼고싶다면

2장AI시대,착각하지말아야할것들
AI는정말세상을평등하게만들까
생각하지않아도괜찮다는감각
격차는어디서만들어지는가

3장AI앞에서생각의주도권을지키는법
AI는왜그질문앞에서대답을망설였을까
인간다움의증거:정체성,욕망,윤리
판단의장치:무엇을끝까지책임질것인가

4장외주할수없는나를어떻게만들것인가
경험은어떻게뇌를바꾸는가
질문은이해의경계에서태어난다
당신의프롬프트는어떤질문을담고있는가
시야의차이가판단의차이로이어진다

5장AI라는강력한엔진을조종하는핸들,논리
동기화된세계에필수적인생존의기술
코딩의언어vs수학과물리학의언어
이건내가선택한걸까,AI에게떠밀린걸까

6장당신은결과에자기이름을붙일수있는가
사람이기때문에멈추고헤매는시간
결정과책임을감당할용기
우리는행복해지기위해여기까지왔다

에필로그파도가지나간자리에무엇을남길것인가

출판사 서평

‘똑똑한무능함’의탄생
오늘날우리는단순히글쓰기나자료정리를맡기는것이아니라생각이자라나는과정자체를조금씩AI에게넘기고있다.자료를의심하고,계산을다시해보고,답을몰라오래붙잡고씨름하는시간들.겉으로는비효율처럼보이지만문장을수차례고치던고독하고비효율적이며불편한과정속에서인간의판단력과현장감각은자란다.그러나그과정을건너뛴채결론만받아들이게되면,우리는겉으로는유능해보여도정작스스로판단하지못하는상태에이르게된다.저자는이를‘똑똑한무능함’이라고부른다.
저자는과거박사과정시절발표자료한편을위해2주간밤을새우며헤맸던경험을고백하며이처럼고독하고비효율적으로보이는시간이사실은뇌의신경망을단단하게다지고자기만의사유의길을내는과정이었다고강조한다.반면AI가주는빠른정답은고통스럽고도귀중한‘성장의골든타임’을앗아간다고꼬집는다.

AI는세상을평등하게만들지않는다
누구나비슷한AI도구를사용하는시대,사람들의출발선은평평해진것처럼보이지만실상은정반대다.전기가처음등장했을때기술적혁신에서점차일상의당연한배경이되었듯,AI역시이미전제된‘조건’이자‘기본값’이되었다.저자는기본능력이1.9인사람과2.0인사람이AI라는증폭기를만났을때벌어지는격차를직관적인수치비유로경고한다.처음에는0.1에불과했던미미한차이가AI의10배,100배증폭효과와결합하고시간이누적될수록그간극은613.1대1024처럼되돌릴수없을만큼거대해진다.
여기서차이를만드는것은AI를쓰는방식에있다.AI가내놓은결과앞에서전제를의심하고빠진변수를물으며한번높은수준의사고과정을직접통과한사람은그경험자체가다음문제의새로운출발점이되어결론을주도하고해석하는위치로이동한다.반면AI가건네준결론의모양에안주해빠르게받아적기만한사람은“이제AI없이는한줄도못쓰겠다”라며사유의주도권을완전히박탈당한채결과를전달받는위치에영원히머물게된다.

그질문앞에서AI는왜대답을망설였을까
그렇다면AI는무얼잘하고못할까.인간의자리는어디에서찾을수있을까.실제로AI는명확한목표와충분한데이터가주어진최적화문제에서는인간보다빠르고정확하다.그러나중요한결정일수록AI는오히려머뭇거린다.무엇을최적화해야하는지부터불분명할때,선택의결과가몇년뒤에야드러나는인생의문제앞에서,혹은효율보다정의와책임이더중요한가치충돌의순간에는통계적계산만으로결론을내릴수없기때문이다.
예컨대자율주행차가누구를우선보호해야하는지,의료AI가통계적으로가장효율적인치료와한사람의삶사이에서무엇을선택해야하는지와같은문제에는정답보다책임이먼저요구된다.즉,AI는계산은할수있지만그결과를자신의이름으로책임질수는없다.
바로이지점에서인간의주도권을지키기위해필요한능력이바로‘네거티브케이퍼빌리티(NegativeCapability;부정적수용능력)’다.이는즉각적인정답을찾으려서두르지않고,불확실성과의심의상태를잠시유지하며의도적으로여지를남겨두는힘이다.이멈춤의시간동안인간은계산을넘어‘정체성(나는누구인가),욕망(무엇을원하는가),윤리(무엇을책임질것인가)’라는인간다움의삼각축을가동해판단하고,선택하며,그결과를자신의이름으로끝까지감당하게된다.

외주할수없는나를만드는무기:경험과논리
AI기술이일상의배경이된시대,결국인간에게남는경쟁력은더많은정보를아는능력이아니라직접통과한경험과그것을연결하는논리다.저자는노벨생리의학상을받은바버라매클린톡이30년넘게옥수수밭에서관찰을반복하며기존학설을뒤집은사례를소개한다.AI가대신할수없는것은바로이런‘몸으로축적한경험’이다.수없이실패하고의심하며얻은경험은새로운질문을만들고,그질문은누구도대신만들어줄수없는통찰로이어진다.
결국AI시대를가르는것은정보를얼마나많이모았느냐가아니라무엇을질문할줄아느냐다.AI는이미주어진문제를빠르게풀지만,어떤문제를먼저물어야하는지는결정하지못한다.저자는훌륭한프롬프트역시결국훌륭한질문에서시작된다고말한다.
그리고그질문을하나의방향으로엮는힘이바로‘논리’다.파편처럼흩어진정보를연결해하나의구조로만드는능력,전제를점검하고원인과결과를구분하는사고의틀이야말로AI라는강력한엔진을움직이는인간만의핸들이다.저자는앞으로의경쟁력은AI를얼마나잘사용하는지가아니라AI를어떤질문과어떤논리로이끌수있느냐에달려있다고강조한다.

“당신은결과에자기이름을붙일수있는가”
책의말미에서저자는‘책임’과‘행복’이라는묵직한주제로향한다.‘AI의대부’제프리힌턴이구글을떠나자기이름으로AI의위험성을경고하고노벨물리학상을받은일화를통해,인간은결국자신이내린선택의누적으로증명됨을보여준다.그리고질문한다.당신은당신이내놓은결과에자신의이름을떳떳하게붙일수있는가?저자는기술이인간의자리를위협할지라도,나만의질서를세우고내가납득할수있는삶을지켜내는용기야말로인간을지탱하는진정한힘이라고말한다.《사고외주》는기술비평을넘어,생각의위기를겪고있는현대인들에게건네는깊은성찰의기록이다.편리함에취해결정을시스템에넘기려는순간,이책은잠시멈춰서서내안의목소리에귀기울일수있는지적나침반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