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스러운 사이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

숲스러운 사이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

$16.80
Description
흙 한 줌 없는 화산섬 돌땅 위에 만들어진 곶자왈 환상숲
‘경계와 긴장의 연속인 일상 속에 훅 들어온 맑은 공기 같은 이야기들!’
“아가씨, 젊은데 아깝게 왜 이런 데서 일해?”
스물여섯, 서울에서 번듯한 직장을 잘 다니다 제주로 내려가 숲해설사가 된 저자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숲해설사는 은퇴 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직업이었지 앞날이 창창한 젊은 사람들이 선택할 직업은 아니었다. 그런 삶을 선택한 것이 눈에 띄었는지 여러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저자가 숲 해설을 하면 이런 질문을 많이 듣는다.
“숲에서 일해서 좋겠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그녀는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사이 세상이 변했고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졌다. 그녀는 제주 환상숲 숲지기의 딸이다. 2011년, 뇌경색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제주로 내려가 숲 해설을 시작했고, 잠깐 도와드릴 생각이었으나 그 이후 쭉 제주에 살고 있다.
지금까지 그녀가 직접 해설을 해준 방문객만 어림잡아도 20만 명. 한 번 해설을 할 때마다 한 시간 많게는 세 시간을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대화하니 결코 스치듯 가벼운 만남도 아니다. 흙 한 줌 없는 화산섬 돌땅에 만들어진 제주의 원시림도 신비하지만, 그 신비한 숲을 보러 온 수많은 사람들과 쌓은 만남은 더욱 특별하다.
《숲스러운 사이》에는 그녀가 지난 십수 년 동안 환상숲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 만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촉촉하게 내린 봄비에 유채꽃의 노랑색이 햇살과 부딪히며 내는 ‘쨍’ 소리, “네 나이면 시집을 한 번 더 갔겠다.”며 70대 노인의 나약함을 일으키는 96세 할머니의 호탕한 목소리, 여덟 살 아이의 작고 오동통한 손에서 전해지는 몽글몽글함 등. 정말이지 이 책 안에는 맑고 깨끗하고 자연을 닮은 이야기들이 싱그럽게 펼쳐진다.
개량 한복에 편한 운동화를 신고 머리를 질끈 동여맨 그녀가 들려주는 숲과 나무 이야기를 들으며 환상숲을 한 바퀴 돌아 나오면 어느새 우리 몸도 마음도 깨끗이 씻겨져 반짝반짝 빛날 것만 같다.
저자

이지영

제주환상숲곶자왈공원에서12년째숲해설을하고있다.제주에서나고자랐으며,대학졸업후농촌교육농장교육컨설턴트로일하며전국곳곳을다녔다.뇌경색으로힘든시기를보냈던아버지가건강을회복하고새로운일을시작하는데도움이되고싶어잠깐제주에내려갔다가,이후지금까지쭉제주에서산다.

어린시절뒷마당처럼지내왔던환상숲이지만숲을이해하고편안한관계가되는데는꽤오랜시간이걸렸다.2012년부터매일수차례환상숲을드나들며약20만명의사람들에게숲해설을했고,그사이여러방송프로그램에소개되었으며,방송을계기로평생의인연을만났다.

이제는숲을훤히꿰고있을것같지만,숲은매년새로운모습으로‘나살아있네’하고일깨워주어그녀는‘아직도숲에대해모르는것투성이’라말한다.

숲해설과스토리텔링을접목하여석사학위를받았고,기업및자연환경해설사양성과정등에출강하고있다.KBS<인간극장>,JTBC<당신의이야기>,EBS<스토리그곳>,EBS1<한국기행>등다수프로그램에출연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봄,함께숲을걸은사이:숲에서만난사람들
내머릿속인물사진첩
해설가가해설가를만났을때
멋짓할머니가되고싶어
내가사랑을줬다고생각했는데
별거아닌것으로도우리는빛날수있다
꼬꼬마형제는너무해
봄의숲이야기_제주백서향/단풍나무/녹나무/탱자

2부여름,숲사이로걷다보면:숲을통해알게된생각들
일상적인해설이었는데,그분은무엇에감동받으셨을까?
밤의숲을사랑하게만든그한마디
한여름밤의반딧불이
숲에서발생한사건사고
‘척’하다보면놓칠수있는아주중요한능력
눈을감아야보이는것들
여름의숲이야기_수국/콩짜개덩굴/꾸지뽕나무

3부가을_숲에서사는동안에:함께했던이들과그동안의이야기
뇌경색아버지를살린숲
숲에서아이들을만나다
숲에서인연을만나다
코로나가바꿔놓은숲의일상
엄마는숲속동물친구예요
숲밖에서숲을발견하다
가을의숲이야기_종가시나무/좀작살나무/가는쇠고사리

4부겨울_숲에서산다는거리감:그틈에서산다는것
서울에서의일기,제주에서의일기
가짜숲해설가의고군분투기
조금더솔직해진일기
숲에기대어산다는것
작은동네,작은학교
가장불쌍한식물에게주는마음
제주눈은옆으로내린다
촌스럽게자랐으면좋겠어
겨울의숲이야기_소엽맥문동/먼나무/호랑가시나무/송악덩굴

에필로그_한자리에머무르지않도록

출판사 서평

숲에서만난관계는상하와좌우가없다
편을나누고계산적관계에지친이들을향한따뜻한손내밈
“우리같이숲걸을까요?”

제주환상숲그녀의이야기는TV를통해먼저만나본독자들도많을것이다.KBS<인간극장>,JTBC<당신의이야기>,EBS<스토리그곳>,EBS1<한국기행>등다수프로그램에서그녀의삶을비춘바있다.거기엔숲에서뇌경색을완치한숲지기아버지이야기와아버지를도와숲해설사가되기를자처한딸이야기가있고,많은시청자들의관심을받았다.
그런데방송에소개된숲과가족의이야기도감동적이지만,지난십여년간그녀가숲에서만난인연들의이야기는더욱다채롭고깊은울림을준다.숲지기딸로,숲해설사로,두아이의엄마로그리고숲의한구성원으로그녀가만난인연들은작은곤충부터커다란나무까지,어린아이부터구십대어른에이르기까지스펙트럼이넓다.
하루도빠짐없이숲을드나들기를십여년,같은공간을그렇게오랫동안해설하면지겨울것같지만,그녀에게숲은하루하루,또해마다새롭다.숲을이루는식물과나무,동물,하늘과바람어느것하나도같은날은없고,무엇보다숲을찾는방문객들이모두같지않기때문이다.그녀는숲이주는놀라움만큼이나숲을찾는이들이주는감동과그로부터얻는배움이크다고말한다.작은행동이나한마디말로도큰울림과감동을주는사람들은배움의정도와나이를가리지않았다.

해설이감동적이었다며자신이꽂고있던머리핀을빼서꽂아준분,풀피리를보내주신분,비가추적추적오는날흐리고컴컴한숲에들어가“이런날씨덕분에어두운숲의모습을보는것도특별한행운이네요.탐험가가된것같아요.”라고감탄했던방문객덕분에으슥한숲을경쾌한기분으로걸을수있었던이야기,아이를칭찬하듯“선생님예뻐요,숲을잘지켜줘서요.”라고말하며그녀의머리를쓰다듬어준아이,보이지않기에다른사람들의이야기에더많이귀기울일수있고자연의풍경도온몸으로느끼며아름다움을상상할수있어서너무나행복하다고말했던시각장애인,숲을매일보는그녀의해설을존중하고인정해준그분야최고의전문가…….
그뿐인가.그녀가만난사이는사람에그치지않는다.한적한숲속풀섶에꼭꼭숨어있다‘나좀봐달라’는듯새파란색으로화려함을뽐내는소엽맥문동,공기중의습기라도빨아들여살아보기위해자신의뿌리를공중으로뻗어마치털이난것처럼보이는송악덩굴,갈등(葛藤)의의미를온몸으로보여주는칡과등나무,천혜향도한라봉도저리가라할만큼짙은향기를풍기는탱자,새순이올라올때애벌레들로부터자신을지키기위해억센가시를돋워낸꾸지뽕나무등.그녀가만난숲의생명들이저마다치열하게살아가는모습은우리네모습과다르지않다.

숲이자연의모습을그대로보여주듯,사람들도숲에오면사회적지위는보이지않고오직그사람자체만을보여주게된다.숲밖에선누군가의상사와부하,부모와자녀,갑과을,내편과네편일테지만숲에서만난관계는그런상하좌우가없다.그러니아무런이해관계도없고편견도없이오롯이그사람만을보고,순수하게감동받고마음을열게된다.조곤조곤그녀가들려주는이야기를듣고있으면마치그숲에서그깨끗한만남에함께하고있는기분이든다.

“세상엔따뜻하고좋은사람이더많구나.나도누군가에게그런사람이되고싶다.”
“숲보다더아름다운것이사람의인연이란것을글에서느끼게됩니다.”

출간전사전연재에달린독자의댓글이다.자기속내를드러내지않고필요한것을챙겨야똑똑한시대다.어떤관계에서든유리한위치를차지하기위해애쓰고,남들보다잘난사람이되기위해경쟁하면서마음은점점지치고관계에피로감을느낀다.어느때보다관계에대한피로감이큰요즘,그녀의이야기는꼭꼭닫아눈마음의빗장을스르르풀게만든다.‘내약점을들키지않을까’,‘손해보지않을까’‘속지않을까’……경계와긴장의연속인일상속에《숲스러운사이》가맑은공기처럼훅들어온다.

추천사

“숲에서인생을,삶을,사람을,사랑을알아가는이야기.가슴이답답하고앞이안보일땐환상숲으로가서매일숲을바라보며그곳에서사는요망진똘(야무진딸)이지영과함께해보시라!답이보이고길이열릴것이다.”
양희경(배우,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