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탐욕과이기주의로
잃는것만이가득했던때에관하여
총4장으로구성된『땅의역사』5는각각폭정,당쟁,병자호란,대한제국을주제로구성된다.1장‘폭정’에서는스스로가법임을자처하며나라사정을좌지우지했던왕들,권력자의폭력성을다룬다.더불어그런폭정에동조하며옳은소리한번을하지않았던당시정치인들의행태를드러낸다.조선감찰기관이었던사헌부를개인의입맛대로학살했던연산군과세종대왕,고종의지시하에불법으로진행된능지처사로두번죽임을당해야했던갑신정변의주역김옥균의사연등을이야기한다.
2장‘당쟁’에서는서인과남인,북벌론과반북벌론등각자의정치사상과이념에따라편가르기를서슴지않았던정당간대립을다룬다.인조반정으로권력을등에업은서인세력이그들에게유리한관직제도를만들고‘밀실국혼’이라는비합리적인밀약을통해그권력을공고히했던부조리함등을이야기한다.
3장‘비겁한전쟁-병자호란’에서는청나라와의사대관계에서비롯된국가적수치를다룬다.얼떨결에신분이바뀌어청나라도르곤에게시집보내진의순공주의사연,청나라권세에힘입어자신의고향조선을등쳐먹은정명수의말로등을이야기한다.
4장‘허세의제국-대한제국’에서는눈앞의이익을좇느라대의를놓쳤던자들의어리석음을다룬다.을미사변과아관파천이후내팽겨쳐진관비일본유학생들의암담한결말,자신의척족들과편지를주고받으며국정을장악했던고종비민씨의만행을이야기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흑역사’와마주하며
돌아보는과거야말로진정한미래가될수있다!
“일신영달과안위만을챙기던이기적인물들로인해벌어진역사를우리는흑역사(黑歷史)라고부른다.기억하고싶지않고,가능하다면되돌리고싶은역사다.임진왜란,병자호란그리고구한말난세(亂世)에그런이기주의자들이벌여놓은황당한일들탓에일반백성은도탄에빠졌고결국나라는망했다.이책에는그런시커먼역사가가득하다.따라서유쾌할수가없다.”
-작가의말중-
사람들은같은장면을보고,들어도제각기다른기억을안고살아간다.대부분자신이남기고싶은것위주로보려하기때문이다.하지만개중에서보기싫은것도볼줄아는사람이있는데삶을대하는이들의태도는그렇지않은사람들과분명다르다.보기싫은것도볼줄아는자에게는‘직면’함으로써뭐든받아들이겠다는용기가있다.그리고이용기는나은미래로나아가게하는원동력이된다.『땅의역사』5권에서저자가말하고자하는바또한여기에있다.
오늘날‘역사’라는이름으로불리는발자취들은가끔우리가봐야할것을제대로보지못하게한다.대개위대하고찬란한것으로대표되어왔기때문이다.이책은바로그오류를바로잡는다.백성에대한사랑으로칭송받는세종대왕이누군가에게는존재를위협하던권력자이기도했다.또조선의근대화이야기에빼놓을수없는고종이누군가에게는무책임할뿐인지도자이기도했다.이처럼양면적인과거앞에우리는얼마나솔직하게맞설수있는가?
살면서저마다지우고싶은기억하나쯤은품고산다.그기억을‘흑역사’라부른다.일어나지않았으면더좋았겠으나일어나버린일을두고할수있는최선은돌아보는것뿐이다.‘찬란한미래를위해서는옛날에벌어진추함을알아야한다’는저자의말마따나돌아보는과거야말로진정한미래가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