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역사 6 : 흔적, 보잘것없되 있어야 할

땅의 역사 6 : 흔적, 보잘것없되 있어야 할

$17.50
Description
“이 땅에 잠들어 있던 흔적들을 깨우다!”
여행·역사전문기자 박종인이 들려주는 역사의 재발견
인기 역사 인문 기행, 전문기자 박종인의
『땅의 역사』 시리즈 여섯 번째 이야기

〈조선일보〉 화제의 연재작이자 많은 이가 사랑한 『땅의 역사』 시리즈가 더욱 파격적이고 놀라운 이야기로 독자들을 만난다. 새롭게 재정비한 여섯 번째 이야기 『땅의 역사 6』의 주제는 흔적이다. ‘보잘것없되 있어야 할’이라는 부제와 더불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을지 모를 건축물이나 비석에 담긴 역사적 사실을 보여준다. 이 땅에 남겨진 수많은 역사적 흔적들을 따라가며 몰랐던 뒷이야기를 파헤치는 것이다. 『땅의 역사 6』은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시리즈에서 본문 내에 수록했던 1차 사료 출처 등을 책의 마지막에 스페셜 페이지로 구성했다. 표지 역시 내용만큼이나 강렬해져서 돌아왔다.
어떤 시대든 의도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려는 움직임은 늘 있어왔다. 전국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이 흔적들은 수많은 이들이 지우려 했으나 끝내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우리 역사의 산물이다. 시대가 변화하는 동안 창피한 과거와 아픈 기억을 상기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 그러나 찬란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가려진 쓰린 역사의 기록은 현재로 오기까지 이 땅에 흘린 피와 땀의 흔적이다. 과거의 우리 역사부터 정면으로 바라보며 땅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현재를 살아내고 미래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사라질 뻔한 역사 속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이 땅이 들려주는 생생한 증언들

총 4장으로 구성된 『땅의 역사 6』은 조선 전기부터 후기, 개화기, 식민시대와 근대까지를 폭넓게 아우르며 전국에 흩어진 흔적들을 시기별로 조명한다.
1장에서는 남아 있는 흔적들이 시작되는 시기에 대해, 백성들을 인간이 아닌 물건처럼 취급하던 시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선 여자들이 공물로써 차출되던 경복궁과 수백 명을 고문하고 처형했던 정축지변의 피바람을 고스란히 간직한 영주시 순흥면 ‘피끝마을’에 가본다. 책임자를 물건처럼 갈아치우던 시기 성균관 대사성과 한성판윤의 말도 안 되게 짧은 임기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2장에서는 폭풍 같았던 조선 후기의 흔적들을 찾아간다. ‘나라 절반이 역적으로 변한’ 어지러운 시기를 엿볼 수 있다. 기근과 역병으로 인해 가난에 시달려 자기 자신과 뱃속에 태아를 포함한 가족까지도 노비로 팔았던 백성들, 대기근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조선왕조 최대 역모 사건을 다룬다. 그로 인해 ‘영조의 광기가 폭발했던’ 남대문의 기록부터 사도세자에 관한 불리한 기록을 왜곡하고 삭제해 가며 그를 추존한 정조에 이르기까지 어지러운 시기가 대한민국 땅 곳곳에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3장에서는 가장 많은 기록이 사라진 개화기, 역사를 간직한 채 지금껏 살아남은 흔적을 본다. 식민시대를 야기한 탐관오리 조병갑 무덤에서 시작해 세월을 거듭하며 의미를 잃은 대원군의 아소당과 금표를 지나면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가 식민귀족 윤덕영에게 선물한 비석이 빨래판으로 뒹굴고 있는 광경이 보인다.
4장에서는 식민시대와 근대를 지나며 발견된 뜻밖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다크 투어리즘의 일종으로 일본과 총독부의 뒤를 따라 천황을 알현했던 순종을 기리며 세워놓은 동상이 대구에 있다. 인천 외국인묘지에 구한말부터 식민시대 동안 우리나라와 밀접한 영향을 끼친 외국인들의 이야기가 잠들어 있다. 성남 달래내 고개에서는 경부고속도로가 탄생하기까지 지난 500년의 역사를 톺아본다. 이 모든 흔적들이 찬란하지만은 않았던 우리 역사에 대한 증언이다.


무심코 지나친 그 자리에
숨겨진 역사적 진실이 있다

그래서 좋은가. 건드리면 좋을 거 없고 아프기만 하다고 망각해 버리면 기분이 좋은가. 흔적만 본다면 우리는 사춘기를 거치지 않고 갑자기 성인이 돼버린 애늙은이와 다를 바 없다. 아픈 역사라고, 창피한 역사라고 외면하면 우리가 도대체 어떤 힘든 경로를 거쳐서, 얼마만큼 진한 피와 땀을 흘려서 이렇게 찬란한 대한민국을 만들게 됐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에서 언급한 몇몇 흔적들은 애써 들여다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기록일지도 모른다. 여러 번 지나쳤으나 그곳에 얽힌 역사적 의미는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보잘것없어 보일지 몰라도 그 흔적이 간직한, 이 땅이 기억하고 있는 진실이 『땅의 역사 6』 안에서 무한히 펼쳐진다. 책 말미에 ‘답사 안내’ 페이지를 통해 이 책에서 다룬 흔적들을 직접 찾아 나설 수도 있다. 우리 역사는 생각보다 가깝고, 그에 얽힌 진실은 그만큼 멀리 있다. 현재보다 더 찬란한 역사를 새로 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직면이다.
흔적은 사라져도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다.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잊어서도 안 된다는 의미다. 남아 있는 흔적들은 우리 땅의 궤적을 증명하는 지표이자, 지나온 시대에 관한 외침이다. 저자를 따라 전국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가 보자. 이 책은 우리가 지나쳐 온 이 땅 위의 흔적을 그러모아 숨겨져 있던 ‘진짜 역사’를 알려준다.

저자

박종인

서울대학교에서사회학,뉴질랜드UNITECSchoolofDesign에서현대사진학을전공했다.1992년이래조선일보기자다.〈조선일보〉에‘박종인의땅의역사’를연재중이며〈TV조선〉에같은제목의역사프로그램을진행했다.그공로로‘서재필언론문화상’,‘삼성언론상’을수상했다.칼럼,인터뷰,에세이등그가쓴다양한글들은소위글쟁이들과지식인들사이에베끼고싶은모델로통한다.현...

목차

작가의말|이책을읽는법008

1장흔적의시작:조선전기
“너희는물건이니라”

01서울안국동175번지에는500년조선왕실비사가숨어있다네018
안동별궁(安洞別宮)에서벌어진오만가지일들
02“못생긴계집을내놓으면왕명으로벌한다”028
중국에바친여자,공녀(貢女)
03선비가절에불을질렀기로서니!036
흥천사동종의운명과조선선비불교말살사
04성리학관료들은왕실사찰봉은사를헐어없애려고했다046
선정릉옆봉은사에남은조선불교대참사흔적
05단종복위운동벌어진순흥죽계천에는핏물이흘렀다056
영주순흥금성대군신단과피끝마을
06“한강남쪽땅을모두줄테니나를살려달라”066
조선대표건달권력자,선조아들임해군
07성리학국가조선의성균관대사성평균임기는석달이었다074
조선최고국립학교장성균관대사성
08고종43년간한성판윤은429명이평균한달엿새근무했다084
조선왕조500년동안한성판윤은무엇을했나

2장폭풍같았던흔적들:조선후기
“나라의절반이역적이더라”

01“다섯냥에이몸을노비로팔겠나이다”094
스스로노비를택한노비계약,자매문기(自賣文記)
02“가짜양반엄택주를영원히노비로삼으라”-1745년영조104
조선노비엄택주의파란만장한인생
03임금이아주취해서죄수머리를깃대에매달라명하였다114
1755년남대문에서폭발한영조의광기(狂氣)
04“나라절반이역적이돼버렸나이다”122
1728년이인좌의난과도래한노론천하
05“아,나는사도세자의아들이니라”130
금등지서의비밀과사도세자의화성융릉
06“내아버지처럼나도군복을입고산성에올랐느니라”140
사도세자아들정조가은폐해버린기록들
07“책팔아잔뜩밥해먹고자랑하고나니서글퍼졌소”150
간서치(看書痴·책바보)이덕무의죽음

3장흩어지는흔적들:개화기
“쇠락한그들”

01탐관오리조병갑,공주산중(山中)에잠들다160
고부군수조병갑무덤
02공덕동빌딩숲에숨어있는권력의쓸쓸함170
서울공덕오거리에서있는흥선대원군별장금표비
03혁명가김옥균의흔적위에서있는매국귀족박제순의돌덩이180
서울종로구화동2번지정독도서관땅의팔자
04고종,왕비릉이장을위해조말생묘를강제로옮기다188
고종-민비묻힌홍릉과남양주조말생묘의비밀
05경기도구리가정집빨래판으로쓰이는청나라황제푸이(溥儀)의휘호198
친일매국귀족윤덕영의구리시별장터비석의비밀

4장뜻밖의흔적:식민과근대
그때그들은…

01인천외국인묘지에서구한말역사를만난다208
인천외국인묘지군상(群像)
02“미국회사에운산금광을주십시오”218
호러스알렌과운산금광
03엘도라도에서그들은사랑을했다228
테일러부부와직산금광
04식민시대,고종은딸하나아들둘을더낳았다238
식민조선의태상왕,고종의일상
05조선왕순종,바다건너천황을알현하다248
1917년순종의일본방문
06군산바닷바람에실려오는식민시대의기억256
근대사가응축된군산1그들이기억하는군산
07식민시대,그이중적인삶과기억과남은흔적들264
근대사가응축된군산2-구마모토농장과의료선구자이영춘
08해방직후정치거물들은경성최고갑부집에서살았다272
김구의경교장,박헌영의혜화장과이승만의돈암장
09“우리의적은달래내고개다.무조건길을뚫어라”282
달래내고개비석이야기

답사안내290
주294

출판사 서평

사라질뻔한역사속우리가몰랐던이야기,
이땅이들려주는생생한증언들

총4장으로구성된『땅의역사6』은조선전기부터후기,개화기,식민시대와근대까지를폭넓게아우르며전국에흩어진흔적들을시기별로조명한다.

1장에서는남아있는흔적들이시작되는시기에대해,백성들을인간이아닌물건처럼취급하던시대에대해이야기한다.조선여자들이공물로써차출되던경복궁과수백명을고문하고처형했던정축지변의피바람을고스란히간직한영주시순흥면‘피끝마을’에가본다.책임자를물건처럼갈아치우던시기성균관대사성과한성판윤의말도안되게짧은임기에대해서도들려준다.

2장에서는폭풍같았던조선후기의흔적들을찾아간다.‘나라절반이역적으로변한’어지러운시기를엿볼수있다.기근과역병으로인해가난에시달려자기자신과뱃속에태아를포함한가족까지도노비로팔았던백성들,대기근으로말미암아발생한조선왕조최대역모사건을다룬다.그로인해‘영조의광기가폭발했던’남대문의기록부터사도세자에관한불리한기록을왜곡하고삭제해가며그를추존한정조에이르기까지어지러운시기가대한민국땅곳곳에남아있음을알수있다.

3장에서는가장많은기록이사라진개화기,역사를간직한채지금껏살아남은흔적을본다.식민시대를야기한탐관오리조병갑무덤에서시작해세월을거듭하며의미를잃은대원군의아소당과금표를지나면청나라마지막황제푸이가식민귀족윤덕영에게선물한비석이빨래판으로뒹굴고있는광경이보인다.

4장에서는식민시대와근대를지나며발견된뜻밖의흔적을볼수있다.다크투어리즘의일종으로일본과총독부의뒤를따라천황을알현했던순종을기리며세워놓은동상이대구에있다.인천외국인묘지에구한말부터식민시대동안우리나라와밀접한영향을끼친외국인들의이야기가잠들어있다.성남달래내고개에서는경부고속도로가탄생하기까지지난500년의역사를톺아본다.이모든흔적들이찬란하지만은않았던우리역사에대한증언이다.

무심코지나친그자리에
숨겨진역사적진실이있다

그래서좋은가.건드리면좋을거없고아프기만하다고망각해버리면기분이좋은가.흔적만본다면우리는사춘기를거치지않고갑자기성인이돼버린애늙은이와다를바없다.아픈역사라고,창피한역사라고외면하면우리가도대체어떤힘든경로를거쳐서,얼마만큼진한피와땀을흘려서이렇게찬란한대한민국을만들게됐는지설명할방법이없다.-작가의말중에서

이책에서언급한몇몇흔적들은애써들여다보지않으면찾을수없을정도로작은기록일지도모른다.여러번지나쳤으나그곳에얽힌역사적의미는알아채지못했을수도있다.이처럼보잘것없어보일지몰라도그흔적이간직한,이땅이기억하고있는진실이『땅의역사6』안에서무한히펼쳐진다.책말미에‘답사안내’페이지를통해이책에서다룬흔적들을직접찾아나설수도있다.우리역사는생각보다가깝고,그에얽힌진실은그만큼멀리있다.현재보다더찬란한역사를새로쓰기위해가장먼저해야할일은바로직면이다.

흔적은사라져도역사는지워지지않는다.지워지지않는다는것은우리가잊어서도안된다는의미다.남아있는흔적들은우리땅의궤적을증명하는지표이자,지나온시대에관한외침이다.저자를따라전국에남겨진흔적을따라가보자.이책은우리가지나쳐온이땅위의흔적을그러모아숨겨져있던‘진짜역사’를알려준다.

책속에서

근왕병모집을위해함경도로떠난임해군과순화군은‘좋은말이나보화를보면반드시이를빼앗았고’‘적이바로보이는데도백성을흩어지게할생각밖에없었다.’또‘사나운종들을부려서민간을노략하고어지럽히는가하면’‘수령들을몹시핍박해인심을크게잃었다.’전시戰時에도아랑곳않는만행행각속에두왕자가회령에도착했다.기다리고있던회령사람들은이들을밧줄로꽁꽁묶은뒤성문을열고일본군에게넘겨줘버렸다.
---「1장‘흔적의시작:조선전기’,p.69」중에서

무늬만학교인그성균관이연산군때는기생파티장으로추락하더니중종때는마침내텅빈교정이소를잡아먹는도살장으로변해버렸다.개국초조선왕조가내놓은야심작성균관은그렇게조락했고,사림은이를세력을확대할명분으로삼았다.“성균관이도살장으로변했다”는보고는국가가망쳐놓은성리학교육을자기들이하겠다는암시였다.
---「1장‘흔적의시작:조선전기’,p.80」중에서

그런데영조때『승정원일기』에는‘영조가묘지문을구술했다’는기록만있고내용은삭제돼있다.이또한사라진것이다.그리고정조는본인이새로운묘지명을작성하면서‘한글자를쓰면쓰는대로감추고비문이완성되자곧바로묘속에묻어버려세상사람들이내용을알지못했다.’그덮개에는‘장헌세자현륭원지’라고새겼는데,현장에서‘사도’라는글자가빠졌다고하자그제야몰랐다는듯추가하라고명했다.
---「2장‘폭풍같았던흔적들:조선후기’,p.146」중에서

그런데조병갑은본인이알지못하는사이에역사흐름을역류시킨사람이다.조선근대사에끼친영향을따진다면이조병갑을능가할개인이없다.그저개인탐욕에눈이멀어만석보를만들고아비공덕비비각을세웠다.물세를뜯고비각건축비를착취했다.착취당한백성이죽창을들었다.그죽창을꺾기위해정부에서외국군을불러들였다.그외국군끼리조선에서전쟁을벌였다.전쟁결과조선이일본손아귀에들어가는,톱니바퀴처럼정교하게돌아간역사를조병갑은상상하지못했을것이다.
---「3장‘흩어지는흔적들:개화기’,p.160」중에서

그러니까1895년10월왕비민씨가일본낭인들에게살해되고닷새뒤에옛연인을불러들였다는뜻이다.황현기록에는‘도성사람들이모두한탄하였다’라고적혀있다.넉달뒤고종이경복궁을떠나러시아공사관으로달아난‘아관파천’도엄상궁이주도한일이었고,1897년2월경운궁으로환궁하고8개월뒤영친왕이태어났으니이은은그러시아공사관에서잉태된아들이었다.
---「4장‘뜻밖의흔적:식민과근대’,p.243」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