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버페스트부터니가타사케노진까지
축제와소통의장,술로뭉치다
술은축제와소통에어울린다.세계어디든축제장에가면술이있다는것이그증거다.『허시명의세계술기행』은뮌헨옥토버페스트,칭다오맥주축제,니가타사케노진등의축제현장을엿볼수있다.저자는해박한지식과경험을바탕으로축제장의풍경을생생하게전달한다.또함께여행한이들의재미난사연도빼놓을수없는데,세계3대축제이자세계최고의술축제로꼽히는옥토버페스트를가기위해생명보험을깨고여행경비를마련한이야기가흥미롭다.그만큼술축제장은술을좋아하는사람들에게버킷리스트여행지가되기도한다.또같은독일이지만바이센브룬과같이작은동네에서개최된맥주축제도정감이넘친다.마을축제에참여하며생긴소소한에피소드들에는절로마음이따뜻해진다.
명주의고향을찾아서
탄생과역사를따라흘러가다
저자의여행길을따라가다보면새로운풍경과새로운술맛을만난다.그는대량생산,대량유통,세계마케팅으로연결된맥주세계에서원조라는이름을달고돌아다니는필스너우르켈의제조장이나중국에서‘국주’라는명칭을거의독점적으로사용하고있는마오타이주를맛보러마오타이진을찾아간다.또맥주빚는법을배우러간슬로베니아의작은마을에선자전거를타고브루어리로출퇴근을하다경찰에붙잡히는웃지못할일도겪는다.
『허시명의세계술기행』이술을이야기하는여타의책과다른점은술에대한깊이는물론,여행의매력까지놓치지않았다는점이다.저자가술에들어서게된건주점이아닌여행길에서였다.그래서인지술을마시며새로운사람을만나고,술빚는이들의이야기를흥미롭게듣고,이력이다른양조장과술을찾아낯선동네를여행하는이야기가담겼다.또책곳곳에QR코드를삽입하여관련이야기를유튜브영상으로더생생하게즐길수있게했다.
책속에서
술은물을닮았다.어디서오고어디로가는지그근원을알기어렵다.개인의창의적인아이디어같지만,발효과학속에들어있는구조물이다.집안의술이동네술이되기도하고,동네술이집안으로숨어들기도한다.그집에만전해오는비방같지만,눈밝은집안어른이어디선가들고와이어지고있는것일뿐이다.물이하늘로솟았다가땅으로스며들고,강을이루다가바다에서함께노는것과같은이치로,술도세상을끊임없이돌아다니며소통한다.
-‘어디에서출발할것인가?’중에서
천막안의높다랗게설치된중앙무대에서는즉석연주음악에맞춰가수가노래를부르고그노래가끝나면손님들은“프로스트!”를외치면서무거운술잔의두툼한밑동을부딪치며건배했다.술을마시다가흥이오르면,때로탁자나의자위에올라가서노래부르고춤을추는게아무일도아닌듯이행해졌다.혼자축제에참여하더라도결코외톨이가될일은없어보였다.
-‘생명보험을깨고간옥토버페스트’중에서
사람의침속에는아밀라제라는효소가들어있어서곡물을당화시킬수있다.누룩이나발효제가없던시절의이야기다.젊은여자들이항아리에둘러앉아곡물을씹어항아리에뱉어담아두면천연효모가안착하여알코올발효를시킨다.오래두면알코올도수가제법나오겠지만,술을빚은지하루만에마셔서일일주라고했으니도수는아주낮았으리라.술빚어하루를두면당화는되지만알코올발효는그다지이뤄지지않아독하지않고달달한맛만띠게된다.오키나와에서지금은특별한행사때만미인주를시연하고있다.
-‘멸망한유구국의슬픈유산’중에서
샹그릴라사람들은술을마시기전에치르는관행하나가있다.술잔을받으면오른손네번째손가락,약지에술을적셔튕긴다.한번은하늘을향해,또한번은땅을향해,그리고마지막은마주앉은사람을향해튕긴다.내가술마시는것을하늘에고하고,땅에고하고,그리고상대방의행운을기원하면서첫잔을들이켠다.술자리마다천지인의조화를기원하는것이다.샹그릴라에이상향의술이존재한다고말하기는어려워도이상향에걸맞은음주문화는갖고있었다.
-‘이상향샹그릴라에서는무슨술을즐기나?’중에서
수도원지하의펍,외부빛은하나도들어오지않고아무리소란스러워도소리가새나가지않는,바깥세상이밤인지낮인지,그곳에서무슨일이일어났는지알수없는곳이었다.한때는기도소리로가득찼을지하공간에이제는술을마시면서내는온갖소리로가득찼다.기도하면내잘못을용서받을수있고,술마시면내잘못을잊을수있는공간이다.
-‘잘츠부르크수도원지하에서취하다’중에서
맥주의매력은재료종류와제조비율까지낱낱이공개되어있어열심히찾고모색하면누구라도좋은술을빚을수있다는점이다.맥주는비밀이나비법으로포장되어있지않은것같다.와인은생산연도의기후조건과생산지의토양을따져제품의가치가결정되지만,맥주는좋은재료,좋은제조법을누구라도확보할수있다.
-‘맥주를배우러슬로베니아로가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