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낚시가 좋아지는 순간 : 낚시를 통해 느낀 삶에 대한 단상의 기록

이토록 낚시가 좋아지는 순간 : 낚시를 통해 느낀 삶에 대한 단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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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전명원

17년차플라이낚시꾼입니다.여행을하며,책을읽고글을씁니다.이책에는이십년가까이낚시를하며느낀이런저런단상을담았습니다.앞으로도다정한글을오래도록쓰고나누고싶습니다.

1999년한글문학봄호(통권제38호)수필부문신인문학상을수상하였고,2021년‘경기히든작가’로선정되었습니다.중앙일보‘더오래’,50+USA,2w매거진의필진으로활동하고있습니다.

수필집《그저그리워할뿐이다》를쓰고,《아무도없는집으로돌아와불을켰다》에함께참여했습니다.그리고두종의전자책《순례자인척하는자의순례여행기》와《남의동네탐험기:미국캘리포니아편》을만들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004

이빗속에돌아다니는것은009
잡아먹지않습니다만014
무용한것의무용하지않음018
그곳엔열목어가산다023
꽃이피기를기다린다027
모두에게좋은일은없겠지만032
오월의북천038
옥정호그물속042
그녀는안동호에있을지도모른다046
네가왜거기서나와?051
조용한수다쟁이그들056
그곳의오후060
지수리064
RalphB.ClarkRegionalPark에서069
CountryRoadsAntiques074
BobMarriott’sflyshop079
미국의낚시084
계방천에열목어가돌아오는날088
나의첫산천어091
낚싯대단상096
계곡의하루100
바느질은적성이아니라104
조우110
법수치의가을114
모름지기플라이낚시꾼이라면119
법수치의하루낚시124
부연동계곡129
그겨울의낚시터135
시계토끼를따라가면140
홍시144
곤충소년과의낚시149
오사카의입낚시154

에필로그160
부록163

출판사 서평

물가에서누린적요의시간
그시간속단상의기록을나누다

17년차낚시꾼인저자는,이십년가까운세월동안낚시를하며느낀이런저런단상을모아집필했다.이십여년전,인터넷에서우연히보게된사진한장에매료되어낚시를하게되어줄곧낚시를하러다녔다.강원도를일년에한번도가지않던해가많았는데,매주옆동네처럼드나들기시작했고,그렇게낚시와함께하는삶을살아왔다.운동신경도어복도없다고스스로느끼면서도,여전히낚시를통해느끼게되는모든순간들을소중히여기는마음을가지고있다.

저자는“물고기가잡는순간을둘러싼모든시간이좋았는데,낚시가왜좋으냐고물어보면명쾌하게댈이유는딱히없었다”라고말한다.처음낚시를시작했을즈음엔바쁘게생활할때였고뭐하나놓을수있는것이없던상태였는데,낚시를하며맞는적요의순간의인생의페달을멈추는순간을갖게되었다고한다.

미국에서의낚시를한경험과유명낚시가게방문기,오사카의낚시용품점에서의경험,그외에도국내의여러계곡을찾아다니며잡은물고기와그물고기들을둘러싼여러이야기를담고있으며,낚시를하러다니는시간안에서만난사람들과함께나눈대화들,그안에서의단상들이큰틀을이루고있다.

이책을통해바쁜삶의틈에서잠시멈추고숨을가다듬는적요의시간을갖기를바란다.

책속에서

이미사방이비에젖은이른새벽이었다.편도세시간에가까운거리를달려왔으니이정도비에낚싯대를펼치지않는다는것은말도안된다고생각했다.나는야심차게낚싯대를펼치고,릴을끼웠다.
---p.10

사람이길을내고,길은사람을이끈다.그러므로깊은산간계곡이전과같기는쉽지않다.남방한계선을지켜내며치열하게오늘을버텨내고있을열목어를생각한다.오래전오대산줄기에도흔하게살고있었다던그들의옛시절을상상해본다.내가할수있는응원의방식을,응원하는마음을표현하는방식을좀더생각해보는밤이다.
---p.26

긴겨울을보내고,얼음이녹아흐르는봄이되면낚시를다시시작했다.봄은그렇게많은것들이시작하는시기이고,낚시역시마찬가지였다.
---p.30

대부분낚시를혼자다니지만가끔은일행들과함께할때도있다.혼자낚시다니는것은그나름의자유가있고,일행과함께할땐왁자지껄한즐거움이있으니둘다서로다른이유로좋았다.
---p.38

정말오랜만에그계곡을따라왔다.잠시차를멈추고계곡을내려다보다고개를들었을때앞산은내코앞으로병풍처럼다가왔다.세상을놓고돌아선한사람의인생과물에빠진새핸드폰과낚시꾼의하루가버무려진그어느해의오월을생각했다.여전히북천의산은높고물길은험했다.
---p.41

혼자하는낚시를좋아하는이유중하나는오가는길의침묵이지켜진다는것이기도하다.일생말로떠드는직업을가졌던나는,그침묵의시간이더없는평화였다.그녀의구슬꿰기처럼말이다.그침묵의하루속에이런저런지나간일들과다가올일들이끼어들었다.
---p.49

작년여름,지나는길에굳이먼길을돌아지수리에들렀다.낚시할요량이아니었으므로낚싯대도없었지만,그곳이궁금해서였다.그여러해사이비포장이던길은포장이되어있었고,큰다리가놓였다.평일이어서여전히강변은고요했고,푸르렀다.그리고,언덕위에여전히홀로누워있을알지못하는그에게인사했다.세월이많이흘렀지만,강물은예나지금이나변하지않고저혼자묵묵히흐르고있었다.
---p.68

별반잡는것없이도낚시가즐거운꽝조사에게BobMarriott’sflyshop은낚시가게면서,성지순례지같은곳이다.하지만그것에더해이곳이특별한이유는우리가족의이야깃거리가있는곳이기때문인지도모르겠다.나만알고,나만기억하는곳이아닌가족모두함께기억하는곳이기에특별한것이다.
---p.83

낚시꾼은여럿있었지만,잡아올리는사람은아무도없었다.맞은편의루어낚시꾼하나가무언가를잡아올리다놓치며내뱉는괴성을들었다.‘그맘잘알지…’싶은마음에슬그머니웃음이났다.어쨌거나내낚싯대는끝내휘어지지않았다.하지만난생처음미국에서낚시했던몇시간은나의낚시인생에서무척색다른경험이었다.
---p.87

당당하고빛나던젊은시절,흐르는물가에서함께했을그낚싯대를쓰다듬어보았다.귀를대면바닷소리가들리는소라고둥처럼,어쩐지낚싯대에서힘차게포말이부서지는계곡물소리가들릴것도같았다.햇빛에반짝이는물비늘이지문처럼남아있는듯한느낌이들기도했다.
---p.97

처음낚시를다니던시절,영동고속도로의강천터널을지나다리를건너면강원도표지판이나오는그순간을좋아했다.시계토끼를따라이상한나라로들어간앨리스가된기분이었다.지금도강천터널을지날때면저앞어딘가에서나를따라오라손짓하고있을시계토끼를상상한다.
---p.142

그러한적요의순간,그순간이좋아서낚시를하는지도모르겠다.잠시인생의페달을멈추는순간이다.물론,그런적요의순간은일단한마리라도낚아야찾아온다.나는어쨌거나낚시꾼이니말이다.
---p.143

플라이낚시의모토는‘catchandrelease’이다.나역시물에서건진이야기들을이제release할시간이다.내가놓아준이야기들이계곡을따라더큰물로,더멀리헤엄쳤으면하는소망을간직한채나는이야기를담았던뜰채의물기를털고,발걸음을다시옮긴다.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