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아이 (조진주 장편소설)

살아남은 아이 (조진주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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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두 개의 시선, 하나의 차가운 현실
침묵과 망각에의 강요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조진주의 첫 장편소설!
조진주의 첫 장편소설 『살아남은 아이』가 출간되었다. 2017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등단한 후 2021년 첫 소설집 『다시 나의 이름은』을 발표한 이후 1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첫 소설집 『다시 나의 이름은』이 다양한 성별과 연령을 가진 화자들의 갈등과 고독을 풍부한 스펙트럼으로 담고 있다면, 이번 장편 『살아남은 아이』는 여성 피해자-생존자인 화자의, 두 개의 시선에 둘러싸인 채 하나의 차가운 현실을 살아가는 삶을 가슴 아프게 그린 소설이다.
“범죄/폭력이라는 단절을 목격한 이후로도 이어지는 삶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더 관심을 둔다. 소설은 히어로가 무너져 내리는 세상을 봉합하는 동안, 그 뒤로 “수많은 엑스트라들이 재난을 피해 내달렸다”(109쪽)는 것을 보려 한”(김건형) 조진주의 이번 소설은 평화로운 듯보이는 이 세상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폭력과 균열 속에 그 진실들을 묻고 있는지, 그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저자

조진주

2017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소설집『다시나의이름은』이있다.

목차

살아남은아이9

작품해설296
작가의말309

출판사 서평

범죄를목격한이후17년!
다들잊으라하지만과거가아닌여전히현재이다

유괴를당했다가살아돌아온아이,아니정확하게는둘이유괴당했다가혼자살아남은아이지희에게는늘두가지의시선이따라다닌다.하나는동정이가득담긴,피해자로서의시선이고,다른하나는배신자라는생존자/목격자로서의시선이다.지희에게는둘다공포를일깨울뿐이나,이런밖으로부터의두가지시선보다더날카롭고아픈시선이있었으니그건지희스스로가자신을대하는시선,바로죄책감이었다.

미성과함께유괴당한후혼자만풀려난지희는사건의유력한용의자로이도형을지목한다.하지만이도형의확실한알리바이로증언은받아들여지지않고,지희는범인의얼굴을떠올리려끊임없이몽타주를그린다.또다른인물장호성의죽음으로미제였던유괴사건은일단락되는듯했으나,지희는수사결과를받아들일수없고,결국장호성이살던동네를찾아가사건의진실을밝혀낼놀라운이야기를전해듣는다.
그이후지희와이도형사이의진실을둘러싼공방은이어지고상황이불리하게돌아가자이도형은지희에게진실을밝히며이번엔지희가자신을살려줄차례라고말한다.

“그거아니?네가지금여러사람을힘들게한다는거.기억이안난다며.그럼그냥주어진현실을받아들이려노력하면안되는거냐?사방을들쑤시며심란한사람들속을헤집고싶은거야?”(116쪽)

주위의계속된만류에도불구하고지희는진정한자유를얻기위한,17년전의진실찾기를멈추지않고,사건당시를목격했던친구규연과함께길고지루한싸움에본격적으로뛰어든다.

강요된불안에굴복하지않고모든것을알게될때,사건에대한“정확한판단”에이를때,이를자신의목소리로말할수있을때,자신을옭아매고괴롭히는그사건으로부터도리어풀려날수있다는기대다.
-김건형(문학평론가)

“폭력속에서자신의삶을되찾기위해싸우는사람들에관한이야기를하고싶었다.”는작가는섣불리해피엔딩을말하지는않는다.하지만“억지로상처를지우려하는대신그것을마주하는길을택한사람들의용기에대해”이야기하며“폭력과맞선사람들의승리가반드시보장되지는않는세상에살고있”지만“최선의해결책을찾아내고스스로설힘을얻게되는인물”들의모습을보여주고싶다고말한다.

산을오르고골짜기를지나고부서진미로의잔해를밟고앞으로나아가다보면,길곳곳에뿌려진작은희망의불씨를발견할수있을것이다.『살아남은아이』가독자들에게전하고싶은이야기는바로그것일것이다.

사실을증명하라는요구는때로장해물이된다
내가보고느낀것이혹거짓은아닌지의심하게되고,
그러는사이진실을주장할용기는사라져버린다

이소설은범죄/폭력이라는단절을목격한이후로도이어지는삶을어떻게마주할것인가에더관심을둔다.(……)일상의질서는그들이기존의안전한세계로다시돌아오길기대하고이를해피엔딩으로간주한다.하지만여성생존자-목격자인지희와규연에게그행복이란기괴하기만하다.해피엔딩에서멈추지않고무엇인가를더말해보려는사람은,겨우회복된안온한분위기를망친다.그러면역설적이게도,주변사람들이행복하게일상으로복귀하는것을가로막는악역을자연스레떠맡게된다.소설은그렇게악역이되어버린목격자지희와규연이,더욱악역이되어말하려는고투를담고있다.
-김건형,「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