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조금 추운 극장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3 (양장)

항상 조금 추운 극장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3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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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마흔세 번째 출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마흔세 번째 시집이자 김승일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독창적인 사유로 한국 시문학을 이끈 김승일 시인은 실재와 상상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며 문학적 가치와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시인은 가장 비극적인 순간에 가장 희극적인 것을 찾아내는 발견의 귀재이자, 자유를 꿈꾸는 몽상가라고 할 수 있다.
김승일 시인의 작업은 “이해 불가능한 세계를 이해하고 배우려는 끝없는 시도”(황인찬)다. 그는 이해 불가능한 세계에 부딪혀 현실로 회귀하지만, 끝끝내 이해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어떤 개념을 제시하고 다시 그 개념을 취소한 뒤 낙담하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시 속 화자의 말처럼 그는 “그 세계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음」) 사람이기에 그의 문장 곳곳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스며 있다.
화자는 극장에서 “좀비로 분장한 당신을 발견”한다. 극장은 항상 조금 춥고, 계절은 언제나 환절기이다. 그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거나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존재의 안위를 걱정한다(「항상 조금 추운 극장」). 측량할 수 없는 서로의 고통을 나란히 놓고 자신의 “괴로움은 아무것도” 아니라 말하는 그는 어떤 것에도 제대로 대답해줄 수 없어, “아무리 울어도 속죄”(「점심으로의 잠」)받지 못한다. 그는 “후회인지 농담인지 모를 미래의 어떤 순간을 상상하면서”(「현실의 무게」) 이 세계를 견딘다. 또 현실과 소망 사이의 미세한 균열을 실감하고,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뿐만 아니라 오래된 세계 자체가 측은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 같이 모여 소리를 질러도 “세계는 슬픔과는 아무 상관”없고 “어떤 것도 세계의 표현은 아니라는 것”(「너무 오래 있었던 세계」)을 실감할 뿐이다.
줄곧 세계와 불화하던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과 어법으로 재구성하면서 슬픔에 침잠하지 않고, 그렇다고 세계를 이해하기보다 모르는 채로 두기를 택한다. 그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이 현실에서 미워하는 일은 내일로 미루고 시간이 없으니 “오늘은 당황해”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시라고 부탁하는 화자에게서 독자들은 현실로부터 뭔가를 내려놓게 되는 그윽한 안도와 위안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

김승일

1987년경기도과천에서태어나한국예술종합학교극작과를졸업했다.2009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시단에나왔다.

김승일의작품으로는시집《에듀케이션》(2011),《여기까지인용하세요》(2020),앤솔러지시집《그대고양이는다정할게요》(2011),《사랑에대답하는시》(2011),《혼자점심먹는사람을위한시집》(2022)외,옮긴책으로는《오늘부터시작:테드휴즈의시작법》(2019),《나혼자》(2021)등이있다.김승일은제19회현대시학작품상을수상했다.

목차

항상조금추운극장
점심으로의잠
자살하려는마음
싫어하지않는마음
현실의무게
기계가없으면불안하다
우리에겐모든게중요하다
대화
너무오래있었던세계
대답
등장
부탁
안내근무자
그들은웃지않는다
동경
이것은여행이아니다
2차원의악마
추모도서출간파티
당신의마음에들지않음
나는모스크바에서바뀌었다
요즘학생들에게알려주는것
불행의존재자체가모욕
행복

에세이:취소

출판사 서평

문학을잇고문학을조명하는「현대문학핀시리즈」

현대문학을대표하는한국문학시리즈인「현대문학핀시리즈」시인선마흔세번째시집,김승일의『항상조금추운극장』을출간한다.2009년『현대문학』으로등단한김승일시인은이번시집에서기대와좌절을반복한끝에모든것을취소하는‘부정의말하기’를구현한다.『항상조금추운극장』에는실패를두려워하지않는마음으로쓴곡진한시30편과에세이가담겨있다.

『현대문학핀시리즈VOL.Ⅷ』은김승일시인에이어정현우,정재율,이영주,서대경,유희경시인으로마무리된다.여섯시인의다양한감수성으로무한하고다채로운한국시문학의목소리를만나볼수있는시리즈이다.이번시리즈는영국현대미술의거장이자개념미술의선구자마이클크레이그-마틴의작업과함께해예술의지평을넓혀간다.

핀시리즈공통테마에세이

「현대문학핀시리즈」시인선에붙인에세이는,시인의내면읽기와다름없는하나의독자적인장르로출발한다.이로써독자들이시를통해서만느꼈던시인의내밀한세계를좀더구체적이고심도있게다가설수있게해준다.나아가이에세이가‘공통테마’라는특별한연결고리로시인들의자유로운사유공간의외연을확장시키고자신만의고유한정서를서로다른색채로,서로다른개성으로보여주는,깊숙한내면으로의초대라는점은핀시인선에서만볼수있는매혹적인부분이다.새로운감각으로여섯시인이풀어나가는이번볼륨의에세이주제는‘반려’다.

김승일시인은“시는구분을철회하는일을하기위해서쓰여진다”라고말한다.그에게시는모든언어의경계를흐릿하게하며,감각을철회하기위해존재하는것이다.그는시간을들여시를썼지만,그에게시는시간의흐름을의미하지는않는다.나아가그가시를대하는사유방식은취소하지않아도언제나취소되는것이며,그또한편법이아니다.“취소하면안될것같은것을취소하려고”시를쓰는시인은새로운존재를품기위해스스로를부정하고배신한다.존재에대한근원적물음을던지며지속적으로이어지는시인의생각은그이전의자신과시를폐기하고새로운창작의세계로나아가는자기극복의한방식이아닐까.

현대문학×아티스트마이클크레이그-마틴

「현대문학핀시리즈」는아티스트의영혼이깃든표지작업과함께하나의특별한예술작품으로구성된독창적인시인선,즉예술선집이되었다.각시편이그작품마다의독특한향기와그윽한예술적매혹을갖게된것은바로시와예술,이두세계의만남이이루어낸영혼의조화로움때문일것이다.아티스트와의컬래버레이션으로독창적인시선집을선보이는이핀시리즈시인선의이번시집은개념미술의시초인마르셀뒤샹(1887-1968)의정신을이어받아‘1세대개념미술가’로활동해온영국현대미술의거장마이클크레이그-마틴의작품으로장식된만나보기어려운귀한시선이라고할수있다.

*마이클크레이그-마틴MichaelCraig-Martin
1941년아일랜드더블린출생.미국예일대학교순수미술전공.1966년부터영국에서거주및활동.지난40여년동안파리퐁피두센터,뉴욕현대미술관,오스트리아브레겐츠미술관등세계유수의미술기관에서다수의개인전과설치프로젝트진행.제23회상파울루비엔날레(1998)영국관대표.런던화이트채플갤러리(1989),더블린아일랜드현대미술관(2006),런던서펜타인갤러리(2015)에서세차례회고전개최.런던골드스미스대학교교수및테이트이사회임원역임.영국현대미술의비약적인발전에기여한핵심인물로,이러한공로를인정받아2001년대영제국훈장민간부문CBE및2016년왕실로부터기사작위를수여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