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황유원의시는쉽고평이해보이지만,독자를끌어당기는매혹적인힘의정체가무엇인지설명하려면난감해진다.다층적이고심원한세계를이렇게쉬운문장으로나타낼수있다는것이놀랍다.이번수상작은의미로구축한관념적인세계가아니라하나의시야로다담아낼수없는거대한운동을체험하게한다.예컨대「하얀사슴연못」에서‘백록’이라는말이품고있는이미지는“동물이아니라/기운에가깝고/뛰어다니기보다는바람을타고퍼지는것에가까워”,그말을발음하는순간시집표지밖으로뛰쳐나가기도하고다시들어오기도하고화자의가슴에서마실물을마시거나머리를백록담찬바람으로청량하게헹구기도한다.(……)이번수상작에서는‘하얀사슴연못’‘눈사람’‘하얀음식’등과같은흰색이미지가특히눈에띈다.이흰색에는세상의그어떤것에도오염되지않는세계,갓태어난자연상태의순수한에너지를품고있는세계,“아무것도남기지않고죽는다는/생각”이나사람이가는천국이아니라“눈과사람의합산”인눈사람이가는천국,그“영영무구”한순수와무위에대한지향성이보인다.
―김기택(시인·경희사이버대교수)
황유원의시에는오롯이자신의내면에서갈고닦은언어와서정이숨쉬고있다.내면으로응집하는언어와이를확장하는상상력의힘이균형을이룬시편들의기저에는맑고투명한‘시혼’이자리하고있다.그것은일찍이지용의「백록담」이우리에게보여준,이제는잊힌시적진경의아련한향기이기도하고,텅빈시집표지에남은보이지않는사슴의흔적같기도하다.황유원은이사라진‘시혼’을불러내어,연못에뿔을담그고목을축이는사슴몇마리를우리에게선사한다.그의시를읽으며‘머릿속이청량해지는’순간,우리는‘놀랍게도’각자의내면에한모금의마실물처럼‘시’가존재한다는사실을깨닫게될것이다.이번수상으로젊은시인이되살려낸‘백록담’의향기와품격을독자들과함께호흡할수있기를바란다.
―이기성(시인)
수상후보작
권박,「무구와무수」외6편
김승일,「행복」외6편
김현,「흑백기계류」외6편
송승언,「불량목」외6편
안희연,「굉장한삶」외6편
이영광,「계산」외6편
이영주,「구름깃털베개」외6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