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진심 : 2023 제6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어떤 진심 : 2023 제6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14.53
저자

안보윤,문진영,박지영,이서수,위수정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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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수상작
안보윤어떤진심9

수상작가자선작
안보윤바늘끝에서몇명의천사가35

수상후보작
문진영내할머니의모든것65
박지영쿠쿠,나의반려밥솥에게89
이서수엉킨소매129
위수정몸과빛159
윤보인압구정현대를사지못해서185
이승은우린정말몰랐어요219
이장욱요루245

심사평
예심
서희원│퍼즐의인상272
정소현│소설은VR처럼277
조대한│대부분의문학280

본심
편혜영│진심의쓸모283
황종연│연기와진심286

수상소감
안보윤내가아는모든것289

출판사 서평

심사평
뉴스에서들려오는말들이워낙소란하여도대체곡진하고거짓없는마음을어디에쓸까싶은나날이지만,이번심사는이런시대에도진심이어디론가가닿고있다는걸소설을통해확인하는자리였다.(……)안보윤의「어떤진심」에나오는인물에게는누구나진심이있다.하지만어떤진심은꿈을짓밟고어떤진심은모멸감을준다.어떤진심은효용을감지한후에야위로의말을건넨다.잘못을저지르고사과하는마음도진심이고속이는마음도진심이라면,그때의진심이란얼마나섬뜩하고무서운가.무엇보다누군가를외면할때의진심과이후그순간이야기한죄책감을되새기는마음은얼마나가까운가.안보윤은이처럼여러겹의진심으로다양한마음의결과행방을되새기며진심의쓸모를캐묻는다.좋은소설은인간의얼굴을사면상처럼묘사하기마련이다.각도에따라한사람의안색이달라보이게마련인데,안보윤이「어떤진심」에서그려낸인물의얼굴이그러했다.
―편혜영(소설가명지대교수)

안보윤의「어떤진심」은악의구조에갇힌개인의이야기처럼읽힌다.주인공오유란은아홉살때엄마를따라들어간교회를자신의집이라고여기도록배웠고,그교회공동체내에서자라,그지도자인황목사가영혼의구원자라는신념을한때가졌다.그러나교회생활은황목사와내연관계였던엄마를그녀에게서앗아갔음은물론,학교의또래들로부터그녀자신을고립시키고말았다.그녀는황목사의선교사업이아동착취의요소를가지고있다는것을알고있으나외로움에서벗어나려는목적에서시작한아이들상대의전도사노릇을스물네살인현재도그만두지못하고있다.그러나「어떤진심」은종교집단들의비리에관한폭로저널리즘을답습하고있지않다.사실,이작품의핵심은어떤수상쩍은교회의악에관한것이라기보다살고있다는확신혹은살고자하는용기를주는열렬한믿음,제목의어휘를빌리면,“진심”의행로에관한것이다.그래서읽고나면믿음을이용해서서로사욕을채우는사람들이떠오르는한편으로,어떤경우믿음의동기를이루는무지혹은광기를생각하게된다.
―황종연(문학평론가동국대교수)

견디기어렵다,라는감정을나는소설을통해배웠다.
스무살무렵만해도나는세계와무관하게살아갈자신이있었다.적절히갈무리된마음과표정으로매일을살았다.손편지를쓰지않으면답장을기다릴필요가없었다.나는타인을곁눈질하고닥쳐온불행은적당한크기로잘라삼켰다.이상하리만치쉬운날들이었다.소설을쓰지않았더라면나는아직도그렇게살고있을것이다.감탄을흉내내고실수를떠넘기면서의심도연민도없이.그런삶이나쁜가하면.모르겠다.다만쓸쓸했을것이다.누구에게도전할수없는진심을불행과함께조금씩찢어삼켜야했을테니까말이다.
소설을쓰는동안나는자주비루해진다.간혹평온했다가끝내외로워진다.선물이될수없는누군가의삶이나를비루하게만들고그럼에도눈감지않는누군가의의지가나를평온하게만든다.거울속일그러진얼굴은화가난게아니라고독해서다.사람에게사람이필요하다는당연한사실역시,나는소설을통해배웠다.
그럼에도아무것도고이지않는다는불안감이있었다.기어코써버린문장이당혹스러워온몸으로문질러지우던날들이있었다.수상소식은내게,그런시간조차헛된것이아니라고일러주는것만같았다.(……)
부서진진심에대해쓰고나서야진심을믿게되었다.
그것이내가아는모든것이다.
-안보윤수상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