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여자들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양장)

몸과 여자들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양장)

$13.00
저자

이서수

1983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4년단편소설〈구제,빈티지혹은구원〉이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당신의4분33초》《헬프미시스터》《몸과여자들》《엄마를절에버리러》등을출간했다.황산벌청년문학상,이효석문학상,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월급사실주의동인이다.

목차

19
267
387
작품해설124
작가의말138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나는전해야할누군가의목소리가있다는믿음을품고한편의소설을완성한다.이소설역시그러한믿음에서출발했다.그목소리는오래전부터내안에고여있었고,자라면서더욱증폭되었으며,언젠가밖으로뚫고나오리라는것을충분히예상할수있었다.보부아르는말했다.섹슈얼리티는개인적인문제가아니라정치적인문제라고.이소설의시작점은여성의다양한섹슈얼리티를그리는것이었다.나는지금도이어지는이야기를쓰고있다.예전엔어떤방향으로가야할지알수없었지만이젠희미하게윤곽이보인다.서서히동이트는것처럼.다다른곳에서변화를맞닥뜨린다면기꺼이반길것이다.

“엄마,나는내몸이아니라그냥나야.
나는내몸으로말해지는존재가아니라,
내가행하는것으로말해지는존재”

자신이구체적으로어떤억압속에놓여있었는지언어화자신이구체적으로어떤억압속에놓여있었는지언어화할수있게된현재시점에이서수소설의여성들은파괴할수있게된현재시점에이서수소설의여성들은파괴적경험을말끔하게봉합하지않는다.소설속여성들에게몸으로환원되는여성존재의경험은그불합리성을알게되는시기를기점으로의식화되되그문맥이완전히극복되지는않은현실안에서여전히균열적인것으로남기때문이다.자신이아는것과구조가변화하는것은다른문제이고,그러한구체적현실속에서자신을부정하지않으면서사는것역시또다른문제이기에그럴것이다.그런면서사는것역시또다른문제이기에그럴것이다.그런점에서이소설의결말은희망적이지않다.(……)이것을과연희망없음이라단언할수있을까?감히섣부른희망을말하지않고도이들이계속여성정체화의과정안에서그균열의지점을견인해나가기를주저하지않는다는사실에시선을던질때이소설이더빛날것이다.
-선우은실,「작품해설」중에서

월간『현대문학』이펴내는<핀소설>,그마흔네번째책!

<현대문학핀시리즈>는당대한국문학의가장현대적이면서도첨예한작가들을선정,월간『현대문학』지면에선보이고이것을다시단행본출간으로이어가는프로젝트이다.여기에선보이는단행본들은개별작품임과동시에여섯명이‘한시리즈’로큐레이션된것이다.현대문학은이시리즈의진지함이‘핀’이라는단어의섬세한경쾌함과아이러니하게결합되기를바란다.

<현대문학핀시리즈소설선>은월간『현대문학』이격월25일출간하는것으로,내로라하는국내최고작가들의신작을정해진날짜에만나볼수있게기획되어있다.한국출판사상최초로도입되는일종의‘샐러리북’개념이다.

출간되었거나출간예정되어있는책들은아래와같다.

현대문학×아티스트이연미

<현대문학핀시리즈>는아티스트의영혼이깃든표지작업과함께하나의특별한예술작품으로재구성된독창적인소설선,즉예술선집이되었다.각소설이그작품마다의독특한향기와그윽한예술적매혹을갖게된것은바로소설과예술,이두세계의만남이이루어낸영혼의조화로움때문일것이다.

이연미
국민대미술대학회화과및동대학원회화과를졸업했다.도쿄갤러리개인전을시작으로갤러리현대,서울시립미술관,상하이미술관등국내외에서개인전과단체전에참가했다.자신만의정원을구축하고,현실과판타지사이의간극을극대화시키며거칠게날이선나무와신비롭고낯선형상의동식물이뒤섞인서정적조형세계를구축하며활발하게활동하고있다.

책속에서

저의몸과저의섹슈얼리티에대한이야기를해보려고합니다.이것은실로부끄러운고백이어서저는단한번밖에말하지못할것같습니다.
그러니가만히들어주세요.
---p.9

저는침대위에걸터앉아커다란화장대거울로저의몸을보았습니다.가슴이아주작고납작해서앞에서보면여성의상반신이아니라고착각할만했습니다.저는처음으로저의가슴을보며화가나지않았습니다.안타깝지도않았습니다.그건그저제가슴일뿐이고,제몸일뿐이었습니다.그어느곳에도사용되지않고,그누구에게도욕망되고싶지않은저의몸일뿐이었습니다.
그때,우리는스무살이었습니다.
---p.50

내몸은인격이있어.내몸은존중받아야해.내몸은나조차함부로할수없어.
남편은제말을조금도이해하지못했습니다.제몸은저의것이며,나아가자신의것이기도하다고말했습니다.자신의몸역시자신의것이며,나아가저의것이기도하다고말했습니다.그런게부부라고말했습니다.하지만저는저의몸이그의것이라고생각하지않았고,마찬가지로그의몸이저의것이라는생각도하지않았습니다.우리의몸은각자의것이며,결코섞일수없다고말했습니다.
---pp.61~62

저는저의두딸이좋습니다.때로는싫기도하지만전반적으론좋습니다.그러나좋다고하여이해할수있는것은아니고,싫다고하여이해가되지않는것도아닙니다.큰딸에게서자신의몸에관한내밀한고백을들었을때(……)저는큰딸을이해할수없는동시에이해할수있었습니다.(……)저는딸이저처럼실패하지않길간절히바랐습니다.그래서이혼하겠다는큰딸에게온갖악담을퍼부으며결정을철회하게말렸습니다.그러나큰딸이보낸문자메시지한통을보고나선더이상그애를말릴수가없었습니다.
---p.84

영석언니,억압과해방은하나로연결되어있는뫼비우스의띠인지도몰라.억압이계속되다가어느날전복되어해방으로향하지만,어떠한종류의해방은그것을원하지않는사람에겐결국억압으로작용해.나에겐섹스에대한모든것이그래.해방을어디까지해방이라고말할수가있는지,어떤사람에게해방이라고말할수있는지,억압을어디까지억압이라고말할수가있는지,어떤사람에게억압이라고말할수있는지,그런걸따지다보면해방이결국억압과이어져있다고느껴.언니는내말을이해할수있겠어?
---pp.114~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