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는 믿음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5 (양장)

온다는 믿음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5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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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마흔다섯 번째 시집으로 정재율의 『온다는 믿음』을 출간한다. 2019년, “어긋남과 예기치 못”함, ‘서투름과 과감함 사이를 지나가는 감각’(신용목)으로 호평을 받으며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은하철도 999」에서 영원한 삶을 꿈꾸었던 나무인간 모리키 씨(*TV판 「은하철도 999」 21화 참조)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해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을 환상동화처럼 그려낸 이번 시집에는, 호명되지 못하는 존재들의 마음을 구석구석 살피는 시 22편과 카메라에 찍힌 사진들이 제기하는 현전에 대한 질문들을 떠올리며 실재했던 시간의 나를 되찾아가는 기쁨을 이야기한 에세이 「필름 카메라-사진」이 실려 있다.

저자

정재율

1994년광주에서태어났다.2019년[현대문학]신인추천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작하는사전』을썼고,팀'유후'의공동시작(詩作)공동시집첫번째프로젝트“같은제목으로시쓰기”로공동시집을펴낸후두번째프로젝트“빈칸채워시쓰기”『아무해도끼치지않는』을함께썼다.

목차

1부
넓고큰창을손바닥으로쓸어보면
어둠이흩어졌다

해변에서
객실
모리키씨는어디로갔을까
그래도열차는멈추지않고
온다는믿음1
속도좀줄이세요
온다는믿음2
어떤상가
치과에갔다
컴컴한것과캄캄한것
화가의일
저수지는깊고고요해

2부
여전히그의머리위로
우주를여행하는자들이있었다

나무들의합창
숲1
깨진백자
맨홀
숲2
정월대보름
나의크고둥근가방
잔디는자유로워
영원성
마냐나

에세이:필름카메라―사진

출판사 서평

정재율시집『온다는믿음』

[현대문학핀시리즈]마흔다섯번째시집『온다는믿음』의화자는“혼자걷고,혼자찾고,혼자계속해기록하는사람”(김연덕)이다.시속의화자는특별한영향력을행사하거나주인공이되지는못하지만,묵묵히세계를바라보고자신이느낀것을담담하게풀어나간다.기계가모든것을대체하는세계에서가장값싼자재인나무몸을지닌모리키씨또한이야기밖으로밀려난존재다.시인은화자와모리키씨를통해인간과영원,사랑에대해말하며우리안에내재한“어떤강력한믿음”(정재율)을마주하길소망한다.

나무인간모리키씨는“완벽한기계인간”이되기를꿈꾸지만“오직인간만이모든인류를구할수있을것”이라고생각해열차를가로막은전기버섯을제거하고죽는다(「모리키씨는어디로갔을까」).그러나그의희생에도“밖은아무일도없는것처럼깜깜”하고열차는멈추지않고앞을향해달려간다(「그래도열차는멈추지않고」).시속의화자는죽은자가산자를괴롭히는것이아니라실은“산자가죽은자를따라가기위해”(「온다는믿음1」)그를부단히괴롭히고있다고이야기한다.죽은자는그사실을알아차리고산자의곁을계속맴돌면서함께종착역을향해가는것이다.이는죽음이후남겨진사람들이죽은자들을추억하는방식으로이어진다.추모자리에서“모르는사람들과화음”을맞추며노래를부르기도하고,한아이가갑자기달려와“이렇게와주셔서정말기쁘다고”환영해주기도한다.시간이지날수록그자리의의미는축하자리인지추모자리인지희미해져가지만,화자는“무언가를심어보려고”(「나무들의합장」)새로운길을계속해서찾아나선다.

이처럼정재율의시편에는떠난이를배웅하며각자의자리에서굳건하고안전해지길바라는마음이가득하다.시인은『온다는믿음』을통해“모두들자기자신에게맞게좌석을앞뒤로조절해보”(「객실」)면서각자의종착역에잘도착하기를바라는따뜻한마음을전한다.

핀시리즈공통테마[에세이]

[현대문학핀시리즈]시인선에붙인에세이는,시인의내면읽기와다름없는하나의독자적인장르로출발한다.이로써독자들이시를통해서만느꼈던시인의내밀한세계를좀더구체적이고심도있게다가설수있게해준다.나아가이에세이가‘공통테마’라는특별한연결고리로시인들의자유로운사유공간의외연을확장시키고자신만의고유한정서를서로다른색채로,서로다른개성으로보여주는,깊숙한내면으로의초대라는점은핀시인선에서만볼수있는매혹적인부분이다.새로운감각으로여섯시인이풀어나가는이번볼륨의에세이주제는‘반려’다.

정재율시인은에세이「필름카메라사진」에서부모님이물려준필름카메라에대해이야기하며자신의시론을독특하고세밀한방식으로쌓아나간다.그는사진을포착한순간프레임안에담기는장면이아닌,프레임바깥에있는것들을떠올릴때더먼세계에다다를수있다고말한다.

시인에게사진은“서랍안쪽에숨어있는”것이며“과거와현재의순간이겹쳐지는”장면이다.서랍에서인화된사진을꺼내과거의기억을떠올리는시인은“잘버리는사람이되고싶었”다고이야기하지만,소망과다르게추억이담긴물건들을쉽게버리지못하는사람이다.그물건들이제자리에있을때비로소안정감을느끼기에무엇을버려야하는지조차구분할수없는상황에놓이기도한다.과거와현재가혼재하는공간속에서시인은자신이쌓아올린추억을시라는형태로재탄생시킨다.

시인에게시와사진은“프레임안에철학”이나과거의한장면을담을수있다는점에서공통점을지닌다.그래서그는사진과마찬가지로시를읽을때“종종이상한기분에휩싸”인다.에세이를통해온갖시간과장면들속에서말없이견디는나무인간과같은시인의면모를들여다볼수있을것이다.

현대문학×아티스트마이클크레이그-마틴

[현대문학핀시리즈]는아티스트의영혼이깃든표지작업과함께하나의특별한예술작품으로구성된독창적인시인선,즉예술선집이되었다.각시편이그작품마다의독특한향기와그윽한예술적매혹을갖게된것은바로시와예술,이두세계의만남이이루어낸영혼의조화로움때문일것이다.

아티스트와의컬래버레이션으로독창적인시선집을선보이는이핀시리즈시인선의이번시집은개념미술의시초인마르셀뒤샹(1887-1968)의정신을이어받아‘1세대개념미술가’로활동해온영국현대미술의거장마이클크레이그-마틴의작품과함께어우러진만나보기어려운귀한시선이라고할수있다.

*마이클크레이그-마틴MichaelCraig-Martin
1941년아일랜드더블린출생.미국예일대학교순수미술전공.1966년부터영국에서거주및활동.지난40여년동안파리퐁피두센터,뉴욕현대미술관,오스트리아브레겐츠미술관등세계유수의미술기관에서다수의개인전과설치프로젝트진행.제23회상파울루비엔날레(1998)영국관대표.런던화이트채플갤러리(1989),더블린아일랜드현대미술관(2006),런던서펜타인갤러리(2015)에서세차례회고전개최.런던골드스미스대학교교수및테이트이사회임원역임.영국현대미술의비약적인발전에기여한핵심인물로,이러한공로를인정받아2001년대영제국훈장민간부문CBE및2016년왕실로부터기사작위를수여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