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만 하기 운동 본부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6 (양장)

좋은 말만 하기 운동 본부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6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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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영주

1974년서울에서태어나명지대학교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졸업했다.2000년[문학동네]로등단했다.시집으로『108번째사내』,『언니에게』,『차가운사탕들』,『어떤사랑도기록하지말기를』,『여름만있는계절에네가왔다』등이있다.

목차

물속
구름깃털베개
작업실
광인마그네틱
발라드
패키지
절멸
목초지여행
문예창작
인간계
누아르
북쪽경로
유령이왔다
좋은말만하기운동본부
쓰리왕
마지막대화
광인마그네틱
조지아의언니
조지아의연보
진짜루
페닌슐라의쪽지
내친구선교사
웃어라
식물일기
두부

에세이:아무것도안한다

출판사 서평

이영주시집『좋은말만하기운동본부』

이영주의시는“이미지또는서사를겹겹이쌓아가며”“묘한불쾌감과불편함”을조성한다(강지혜).이부정적인감정은고스란히사회를향한신랄한비판이된다.억압과폭력으로얼룩진세상에서사는일은곧고통을감당하는일이된다.시인은교묘한속임수와진실을보지않으려는세태를통렬하게비판하며자신만은진정성있는사람이되고자다짐한다.

『좋은말만하기운동본부』의화자는“너는괜찮을것같다”고말하며폭력에정당성을부여하는인간을비판한다.인간은“시안에서혼자아름다워지”며“스스로를용서”한다.외로워보인다는이유만으로동물을데려와가르치면서점차“우주의무질서로나아”가는것이다(「작업실」).

또한화자는좋은말만추구하고더이상진정한시는없는현대사회를비틀어표현한다.그는진심어린시를쓰지만,사회에서자신작품은무의미하게받아들여지고,좋은말이곧시가되는현실을불우하게여긴다.자신의원고를불태우려다죽어유령이된시인은“살아있으면죽고싶었을거야”라고말하며웃어보지만,“이제는듣는귀가없”기에공허한외침만이남는다.그는“시는없어도돼.좋은말이좋아”라며무덤자리를고르는사람에게뼈아픈전언을남긴다(「좋은말만하기운동본부」).

화자가그리는현대사회는도무지제정신으로살아갈수없는사회다.진실한가치에대해고민하는현대인들은철학자니체처럼만성중증우울증을앓고,지배자들이휘둘러대는채찍에무방비하게놓여살아간다.자본주의사회에서요구하는대로“골프나치고고급차”를끌고다니려하지만,결국수전손택희곡의한장면처럼“자살을허락해주세요아버지”(「마지막대화」)라고대화를끝맺으며영혼없는삶보다죽음을택한다.

이영주시인은‘어떻게살아야하는가’에대한대답을제시하고진정한가치를공유하며살아가는사람들에게용기와응원을건넨다.슬픔과고통에서헤매지않고날카로운판단력으로무엇이잘못됐는지적시하는시인에게서독자들은큰위로를받을것이다.

공허와허무로얼룩진세계에“시원하고예리한총”을쏘아올려“부드러운광기로가득차있”(「구름깃털베개」)는시집이탄생했다(강지혜).

이영주시인은에세이「아무것도안한다」를통해존재의의미를돌아본다.‘반려伴侶’의의미를사람에게적용하면“최대한동등한위치를품고있는개념”으로이해할수있다.‘반려’의개념을사람이아닌동물이나식물에적용할경우,그의미에맞게“사랑하는것이윤리적인일”이된다.

반려존재는외로움을충족시켜주고내존재이유를확인시켜준다.그러나이영주시인은이들을울타리안에가둬애정을주고보호하는일이사람의일방적인욕심에비롯된것이아닌지고민한다.특정존재를대상화하고입맛과취향에맞게장식물처럼개량하는행태를어떤기준으로바라봐야할지독자들에게물음을던진다.

이영주시인은생명그자체를존중하고사랑하기위해“아무것도하지않기”라는방법을택한다.“아무반려동물도없는삶”“무엇을하지않는삶”을꿈꾸며그들의고통에동참하려는것이다.그는에세이를통해수많은생명의비명으로가득찬거리를떠올리게하면서‘인간답게존재하려면어떻게살아야하는가’에대해끊임없이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