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일기 시간 죽이기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2

덕후일기 시간 죽이기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2

$16.00
Description
‘쓸데없이’ 날카롭고 ‘쓸모없이’ 그저 재미있다!
‘과몰입 오타쿠’ 시인 송승언의 ‘메타­덕후’ 일기
〈현대문학 핀 에세이〉의 두 번째, 송승언 시인의 에세이 『덕후 일기-시간 죽이기』가 출간되었다. “단호한 감정 관찰” “말의 뜻과 방향을 제어하여 낯선 세계로 자신을 개방하는 독특한 힘” “삶을 압축하여 간파하는 솜씨”가 남다르다는 평과 함께 2011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을 받아 등단한 송승언 시인의 에세이다. 〈주간 현대문학〉에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연재한 62편의 에세이를 모은 이 작품은 평소 시인의 애정하는 「기동전사 건담」 「카우보이 비밥」 「드래곤볼」 「포켓몬스터」를 비롯한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등에 대한 그의 사유와 삶에 대한 통찰이 작가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로 그려냈다.

“저자는 나사가 빠진 작품을 애정이라는 이름 아래 변호하지 않는다.”(김승일) 때로 그의 취향과 애정은 『덕후 일기』란 제목이 무색할 만큼 대상과 서늘한 거리를 유지한다. 저자가 ‘덕후’로서 발휘할 수 있는 사랑의 핵심은 ‘거리’에서 나온다. 작가의 방대한 취미의 편린이 담긴 그의 모험일지인 이 작품은 총 4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으며, 첫 번째 챕터는 게임, 두 번째 챕터는 애니메이션, 세 번째 챕터는 웹툰, 영화 드라마, 마지막 챕터는 그 밖의 취미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별생각 없이 스쳐 지나갈 법한 일상의 순간에서 빛나는 작가의 ‘쓸데없이’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은 정말 별 쓸모는 없고 그저 ‘재미있을’ 뿐이다.

“그는 그냥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탕진하는 데 중독된 사람이며, 시간 낭비의 셰르파”(김승일)라는 평에도 불구하고 “십중팔구 그는 부정하겠지만, 역력한 권태 속에서 그가 주워든 여흥의 편린들에서는 삶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애정이 진동한다.”(박서련) 저자는 자신을 ‘오타쿠(덕후)’라고 부르기에는 “무언가를 깊이 사랑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좁고 깊게 파고들기보다는 얕고 넓게 걸쳐 있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며, “파고드는 순간에도 그것에 애정을 쏟거나 열광하지는 못한다”고 고백한다. “여러 장르의 이러저러한 작품들을 둘러보고 알아보는 것”이 덕질이라기보단 “그저 시간을 죽이는 데 가장 효율적으로 좋은 방법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어린 날 꿈속에서 스스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때의 감정을 되짚는다. 그러면서 “내가 작품에 빠져 지낸 그 많은 시간은 부정하고 싶었던 현실의 시간을 다른 세상으로 옮기는 과정”이었으며 “나를 꿈꾸는 시간이 다시금 부정하고 싶었던 현실을 살아낼 수 있었” 다고 그의 숨은 본심을 에필로그에서 풀어놓는다. 그렇다면 그가 앞서 한 말은 부정되어야 마땅하다. “‘덕후’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지닌 이들이라면 그는 덕후-덕후, 메타 덕후”(박서련)가 분명하다고. 무엇보다 그는 “이 신성한 취미를 오래 지켜내고 싶”어 한다.

그의 고백대로 저자는 무수한 시간을 죽이며 다른 세상과 만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바로 세울 수 있었고, 그로 인해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그의 덕후 인생에 보내는 헌사이자 이 땅의 수많은 덕후들에게 보내는 찬사이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주십시오. 나는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당신들을 부러워하며, 또 일면 존경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자

송승언

1986년강원도원주에서태어났다.2011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등단했다.박인환문학상을수상했다.‘작란(作亂)’동인으로활동중이다.시집『철과오크』,『사랑과교육』등을펴냈다.

목차

프롤로그사랑할줄아는당신들이부럽다

16분후에이세계가망하더라도

수렵게임의미래
「몬스터헌터」「포켓몬스터」
고전에대한유머
「캐리비안세일」「오리건트레일」「오르간트레일」
미국트럭과사막버스
「아메리칸트럭시뮬레이터」「사막버스」
진짜삶으로대하라는권유
「레드데드리뎀션2」
흐르는강물에시간을버리기:낚시게임1
「피싱심월드」「피싱플래닛」「러시안피싱4」「얼티밋피싱시뮬레이터」
흐르는강물에시간을버리기:낚시게임2
「폭조일본열도」「겟배스」「낚시광」
흐르는강물에시간을버리기:낚시게임3
「콜오브더와일드:디앵글러」「릴피싱로드트립어드벤처」「오필리어호수아래의미스터리」
강조된허구에열광한다는것
「아이돌마스터스탈릿시즌」
방치형게임은왜하는거야?
「멜보르아이들」
시대를앞서간여성캐릭터라니
「판타시스타」
16분후에이세계가망하더라도
「노맨즈스카이」
야쿠자와해외여행
「용과같이0」
뭔가를지키는일의웅장함
「엑스컴」「지구방위군」
정치에관해떠드는목소리가공허하게들리는까닭
「더위쳐」

하지만멋진건멋진거지

너무멋진것도별로야
「카우보이비밥」
죽음을소중히다루자
「샤먼킹」
추억으로남기면더좋았을드래곤볼
「드래곤볼GT」
내가건덕후는아니지만1
「기동전사건담」
내가건덕후는아니지만2
「기동전사Z건담」
내가건덕후는아니지만3
「기동전사건담ZZ」
내가건덕후는아니지만4
「기동전사건담:역습의샤아」
하지만멋진건멋진거지
「캐슬바니아」
전쟁,사랑,그리고아이돌이라니
「초시공요새마크로스」

우리내면에작은악마가있기에

일어날법한것과일어난것
「수희0tngmlek0」
무협지와파워인플레이션
「의천도룡기」「고수」
제물선택의윤리
「애프터매스」「호랑이형님」「랑종」「죠죠의기묘한모험」
기회주의자들이사랑받는세상
「삼국지톡」「장씨세가호위무사」「마법스크롤상인지오」
우리내면에작은악마가있기에
「나홀로집에」
자전거를좋아해서자전거나오는것만골라서봤다1
「이카로스」
자전거를좋아해서자전거나오는것만골라서봤다2
「뚜르:내생애최고의49일」「더레이서」
자전거를좋아해서자전거나오는것만골라서봤다3
「뚜르드프랑스:기적의레이스」「자전차왕엄복동」
자전거를좋아해서자전거나오는것만골라서봤다4
「꼬마자전거스피디」「롱라이더스!」
좀비사태를맞이한보통사람들의이야기
「위아더좀비」
뒤집기와반복만으로는재현되지않는것
「고스트버스터즈」

행복이의무인세상에서

신성한취미를위해
인생처음이자마지막믹스테이프
일진과오타쿠는닮았다
책읽는오타쿠들
버추얼껍데기의경계에서
쓰레기같은이야기를만드는재미
우리만기억하는언어
행복이의무인세상에서

에필로그가면쓴여자들

출판사 서평

「16분후에이세계가망하더라도」-게임편

“세상에는많은종류의게임이있고,그많은게임을플레이하는엄청난플레이어들이있다.”「몬스터헌터:월드」「포켓몬스터」「레드데드리뎀션2」「엑스컴」등주류와비주류의경계를넘나드는자유로운플레이어로서작가는플레이해본게임들의장단점과특이점을극도로세밀하고실감나게얘기한다.흥행에실패하고소비자들에게뭇매를맞은게임의허점을파헤치면서도작가는특유의시니컬한유머를잃지않고그게임에대한참을수없는호기심을유발한다.“앉은자리에서어디론가떠날수있다는것,죽지않고다른삶을살아볼수있다는것.그모두가좋은일이고시간을죽여볼수있다는것은더좋은일이다.그것들은일종의신적권능이다.(……)그래,이게게임이지”라고애찬하면서.

「하지만멋진건멋진거지」-애니메이션편

명작의요건을두루갖춘대작「카우보이비밥」,만화「드래곤볼」을원작으로한「드래곤볼GT」,무려44년전인1979년최초로TV방영된「기동전사건담」시리즈,그유명한액션게임「악마성전설」을원작으로둔「캐슬바니아」,외계문명에맞서는지구인들의분투기를그린「초시공요새마크로스」등고전부터신작애니메이션까지저자의장악력은실로엄청나다.그중거의절반가까이차지하는「기동전사건담」시리즈에대한집요하면서도치밀한분석은애니메이션마니아가아니라할지라도궁금해서찾아보고싶을만큼참을수없는호기심을유발한다.

「우리내면에작은악마가있기에」-웹툰,영화,드라마편

웹툰「수희0」,「삼국지톡」,드라마「의천도룡기」와「사조영웅전」,단편고어영화「애프터매스」,다큐멘터리「이카로스」,「뚜르:내생애최고의49일」등실로폭넓은분야에서펼쳐지는다양한이야기를만난다.우리는왜이야기에열광하고,그것을곱씹고,현실깊숙한곳에끌어들이는것일까?저자는영화「나홀로집에」를보며인간내면의‘작은악마’를인정하고유머로다스림으로써예민한삶에부드러운활기를더하고,웹툰「위아더좀비」를보며선과악의대립을필연적이고진부한연출로여기며소소한행복이있는공동체의일상을그린다.

「행복이의무인세상에서」-그밖의취미편

마지막챕터에서저자는소재의통일없이더욱자유롭게자신의생각을풀어나간다.RPG를플레이하며만난무수한시행착오의순간들,무용한노력으로만들어진허황된순간의소중함,양극단의집단처럼보이지만‘일진’과‘오타쿠’사이에흐르는은밀한유사성과긴장감,본체가없어무한히확장할수있다는버추얼유튜버의역설적세계관……등“얕고넓게걸쳐있”으나“뭔가에홀릭해”“좁고깊게파고들”며무한한애정을쏟아붓는저자의오타쿠적예술의참여일지가거침없이펼쳐진다.

작가의말

이글은내가시간을죽이는데동원한군대들에관한일지이다.사람을만난시간보다는작품을만난시간이압도적으로더많으니까,친구가많은사람보다는더많은작품을경험했을지도모르겠다(아니면말고).내가보고경험해온여러작품들에관해제멋대로쓴감상문이라생각하고읽어주시면될것같다.글에언급된작품들중어떤것은수많은사람이아는유명작품이고,또어떤것은아는사람이나아는작품이다.더러는옛날사람들이나좋다고할작품들을언급하기도하지만,“요즘그런걸누가봐요”라고넘기지말고이기회에관심을가져보기를권한다._「프롤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