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잇고문학을조명하는<현대문학핀시리즈>
현대문학을대표하는한국문학시리즈인<현대문학핀시리즈>시인선마흔일곱번째시집으로서대경의『굴뚝의기사』를출간한다.서대경시인의이번시집에는자본주의도시에서끊임없이변화하는정체불명의‘나’를묘사한시32편과본래적인나의모습에관한고찰을담은에세이「원숭이와나」를싣는다.2004년『시와세계』로등단한이래,<김준성문학상을수상한>서대경이11년만에출간하는시집이다.
『현대문학핀시리즈VOL.Ⅷ』은기출간된김승일,정현우,정재율,이영주,서대경에이어마지막으로유희경시인의개성을담은시집을선보일예정이다.젊고세련된감각으로한국시문학이지닌진폭을담아내는이번시리즈는영국현대미술의거장이자개념미술의선구자마이클크레이그-마틴의표지작업과함께해예술의지평을넓혀간다.
핀시리즈공통테마<에세이>_‘반려’
<현대문학핀시리즈>시인선에붙인에세이는,시인의내면읽기와다름없는하나의독자적인장르로출발한다.이로써독자들이시를통해서만느꼈던시인의내밀한세계를좀더구체적이고심도있게다가설수있게해준다.나아가이에세이가‘공통테마’라는특별한연결고리로시인들의자유로운사유공간의외연을확장시키고자신만의고유한정서를서로다른색채로,서로다른개성으로보여주는,깊숙한내면으로의초대라는점은핀시인선에서만볼수있는매혹적인부분이다.새로운감각으로여섯시인이풀어나가는이번볼륨의에세이주제는‘반려’다.
서대경시인은에세이「원숭이와나」에서원숭이로표상되는또다른자아를통해나와의대화를시도한다.시인은“언제나나-원숭이의이항관계속”에있으며,두항의자리는수시로뒤바뀐다.그러나시를쓸때이관계는모호해진다.“내가쓰는지원숭이가쓰는지알수없”는상태에놓이기때문이다.“시는의미에서비의미로나아가는운동이며,‘나’에서‘나’라고부를수없음‘으로나아가는여정이다.”서대경시인은에세이「원숭이와나」를통해만나본적없는본래적인나의모습에대한고찰을담는다.
책속에서
이도시의모든굴뚝은소리없는비명의형식을지녔네.솟아오르는모든것은일종의비명이지
―「마감일」부분
그러니까당신이나를쓰는것이든내가당신을쓰는것이든,그런건이제내알바아닙니다.왜냐하면,오래전부터난그구멍들이마음에들었으니까요
―「요나」부분
넌한번도너의꿈을믿은적도,사랑한적도없지.넌자신이이삶과무관하다고생각해.그래서진짜로살아본적이없는거야.
―「소매치기들」부분
나는고요하고참혹한기분으로창밖의길을본다.이세계가가망이없음을본다.일기장에적힌나의문장들이이병든도시의길들을외롭고황량하고한없이냉혹한밤짐승들로변신시키고작동시켜정처없이걸어가게만드는것을본다.서글픈분노를.무력한시의냉담한저항을.부동하는,우글거리는,내안의밤짐승들을.
―「에세이:원숭이와나」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