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도시 : 지금 여기의 두려움이

망각의 도시 : 지금 여기의 두려움이

$16.00
Description
초단편소설의 대가 김동식부터
빛나는 존재감을 발휘하는 편혜영까지,
한국 문단을 이끄는 작가 15인의 현실 공포 앤솔러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5인의 현실 공포 앤솔러지 『망각의 도시: 지금 여기의 두려움이』가 출간됐다. 일상에 도사리는 공포와 불안부터 기괴한 전설 또는 SF 호러물까지, 세상 어딘가에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기묘하고 두려운 이야기가 두루 담겼다. 김동식, 김성중, 김엄지, 김혜진, 김희선, 박연준, 송섬, 안윤, 우다영, 위수정, 이유리, 조진주, 최제훈, 편혜영, 황현진 등 한국 문단을 이끄는 작가 15인이 오늘날 인간의 영혼을 잠식한 공포를 다양한 소재와 접목시켜 탄생한 빛나는 작품들이다.
월간 『현대문학』 2023년 여름 특집호(7월호, 8월호)에 게재했던 소설들을 한데 모은 이 책에는 행복보다는 불안과 두려움의 감정을 더욱 깊이 느끼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자연 소멸에 가까울 정도로 급감하는 출산율,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국민 소득에 반비례하는 행복 지수 등, 우리 사회의 불안 요소들을 씨앗 삼아 현시대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두려움과 부조리하고도 기이한 삶의 광경들을 그려내고 있다. 어떤 영화보다도 공포스러운 것은 바로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일이라는 데 공감하는 독자들이라면 깊이 반길 책이다.

저자

김동식외

소설집『회색인간』『세상에서가장약한요괴』『13일의김남우』『양심고백』『정말미안하지만,나는아무렇지도않았다』『성공한인생』『살인자의정석』『하나의인간,인류의하나』『일주일만에사랑할순없다』『문어』『밸런스게임』『궤변말하기대회』『청부살인협동조합』『인생박물관』『백명버튼』,등.

목차

김동식집값하락장7
김성중도깨비불35
김엄지가사53
김혜진율곡69
김희선흑설탕의마지막용도에관하여87
박연준그들은내게속하고나는그들에게속하고111
송섬남들이못보는것133
안윤또,159
우다영재미181
위수정멜론199
이유리제가도와드릴게요225
조진주포클랜드의개243
최제훈혈액,순환263
편혜영금의기분291
황현진소문이전설이될때까지309

출판사 서평

“우리에게가장큰공포란지금이도시를살아가는일”
-지금당신의마음속에자리한바로그두려움에대하여

김동식,박연준,안윤작가의작품은주거공간을둘러싸고벌어지는공포담이다.집값을높이기위해기행을벌이는입주민들의비윤리적인모습,전세사기로인한강제퇴거를겪고삶의벼랑끝으로밀려난서민의모습,층간소음으로촉발된이웃과의갈등을겪으며점차변해가는인물의내면등이서늘하게그려져있다.일상의공간이자재화의가치를지닌재산으로인식되는‘집’을둘러싼욕망은이기심으로곧잘변질되며,그러한이기심은어느덧한국사회에서크나큰공포의한축을담당하게되었음을세작품은보여주고있다.
김혜진,김엄지,우다영,이유리작가는결코벗어날수없는굴레와도같은매일매일의일상에주목했다.“없는사람”이되어야하는가사노동,매순간타인과부대끼며소음을견뎌야하는대도시의풍경과음산한유령도시가되어버린시골마을의풍경,모든일에흥미를잃고텅비어버린마음,열심히살려고부단히애쓸수록왜인지모든걸그만두고싶어지는직장인의애환등을다룬네편의작품이다.특별한사건이벌어지지않더라도이미현대인의일상은모종의어둠에잠식돼있음을예리하게짚어냈다.공허나불안,소외등의문제는더이상개인의문제가아닌사회적현상으로자리잡았으며무엇보다두려워해야할것은우리가이러한현재에익숙해져버렸다는사실이라고,이소설들은말하는듯하다.
위수정,황현진작가는갑작스럽게찾아온생명과그생명을잉태하는도구로타자화되는여성의몸에대해다뤘다.“탯줄로우리는연결되어있었다.나를먹고마시고싸고누워있게하는것.요즘의나는내가아니었다.”(218쪽)임신으로인한신체의급격한변화는그자체만으로도두려움과공포의사건이될수있다.하물며무조건적모성을강요받으며독립적인한개인으로서의주체성과존엄성을점차상실해나간다면,그보다더두려운일이또어디있겠느냐고소설은반문한다.
편혜영,김희선,조진주작가는살인행각을통해인간의추악한면모를그렸다.신경증이나병적인집착을앓는인물을가감없이묘사하면서악행을저지르게된원인을추적한다.엽기적인살인을벌이는인물들과사냥을취미로일삼던아버지의죽음을지켜보는여성의시선을통해드러나는것은,‘폭력’에대한원초적공포가‘익명성’이라는현시대의특성과맞물릴때거대한괴물과도같은두려움이태어난다는점이다.
김성중,최제훈,송섬작가는초현실적존재를접목시켜인간소외의두려움을그려냈다.역사속한줄로도기록되지못한민초들의죽음을‘도깨비불’과연관시키는가하면,삶에지친나머지소리없이스러져간인물들의목소리를‘유령’의입을통해들려준다.타인과나사이에는영영메울수없는틈이있으며거기에서비극은시작된다는것을SF적상상력으로보여주기도한다.

15인의작가들이바라본,존재의불안에있어핵심적요소인‘공포’란결코멀리있지도비일상적이지도않다.그것은‘지금여기’를살아가는우리의마음속에늘도사리고있으며그렇기에반드시직시해야할무엇이다.이세계에서살아남기위해선어떻게든견뎌내고버텨내야하는그무엇이기도하다.“세상의모든약한것들”(261쪽)이마주한현실은과연어떠한모습인가.그적나라한답들이이한권의책으로묶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