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손 (단요 소설 | 양장본 Hardcover)

케이크 손 (단요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문윤성SF문학상〉 〈박지리문학상〉 동시 수상
단요의 첫 중편소설!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나는 지금 이 소설이 무섭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이기호(소설가)
〈현대문학 핀 장르〉의 두 번째, 단요 작가의『케이크 손』이 출간되었다. 『케이크 손』은『현대문학』(2023년 6월호)에 실린 작품을 개작해 출간한 작품으로, 2023년 〈문윤성SF문학상〉과 〈박지리문학상〉을 동시에 석권한 가장 주목받는 신예 작가의 첫 중편소설이다. “매끈하고 탄탄한 문장,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능력이 단연코 뛰어”(김초엽)나며 “압도적인 규모의 상상력”(윤경희 평론가)과 “작가만의 고유한 이야기로 써내는 힘”(이다혜)이 대단한 “이 시대에 필요한 소설”(구병모)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 신작 소설은 가족과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던 16세 소녀와 살기 위해 작은 생물체를 케이크로 바꾸는 한 남자와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앞뒤가 맞지 않는 방식으로 질서정연한’ 세계의 기묘한 진실을 묘파한 작품이다. 이기호 소설가는 『케이크 손』을 두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세계는 철저히 계산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풀다 보면 저절로 사나워지다가 어리둥절해지고, 궁금해졌다가 끝내는 씁쓸해지고 마는 방정식”이라면서, 단요 작가를 가리켜 “우리 시대의 특별한 방정식 설계자”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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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인 나, 현수영은 소위 업소에서 일하는 엄마와 줄곧 변두리 원룸촌에서 살아온 선머슴 같은 여자아이다. 엄마는 남자친구의 설득으로 나를 낳았지만 엄마의 남자친구는 내가 태어난 후 1년 반이 지나자 잠적해버렸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나는 어릴 적부터 이렇다 할 보살핌이나 훈육을 받지 못한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어디에 있든, 어디에 가든 세상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소외된 존재가 됐다. 나는 또한 학교 친구 안혜리의 개이자 일종의 남편, 그리고 행동대장이다. 안혜리는 자신을 따르는 무수한 학생들을 거느린 ‘노는’ 세력의 우두머리다. 어느 날, 살아 있는 생물체를 손으로 만지면 그 생물체가 케이크로 변하는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가 살아가는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것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부정하고 낯설게 바라보는 전환점이 된다. 나는 케이크 손에게 비로소 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고 자신을 둘러싼 부조리한 세계를 벗어나기 위한 날갯짓을 시작한다. 힘들고 아프고 비참한 과정 속에서 그것을 딛고 일어선 세계는 더럽고 추한 것들에서 아름답고 평안한 것들로 나아간다.
저자

단요

저자:단요

사람한명과함께강원도에서살고있다.사람이사람이라서생기는이야기들을즐겨쓴다.2022년부터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장편소설『다이브』『마녀가되는주문』『인버스』『개의설계사』『세계는이렇게바뀐다』를펴냈다.2023년<문윤성SF문학상>과<박지리문학상>을동시에수상했다.

목차

추천의말이기호

케이크손

발문조예은
피와살로만든케이크,그위에선파티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케이크가아무리달콤하다한들,누군가는죽는다.”

어떤죽음이곧나의생존과연결되는기묘한세계
빛과그림자,불행과행복사이에서
단요작가가그려내는지금이시대의방정식

『케이크손』의“세상은악한사람이만들어내는고통뿐만아니라사람을악하게만드는고통으로도가득차있다.”업소에나가는엄마를둔나(현수영)는마땅히받아야할보호를받지못하고세상으로부터소외된채열여섯해를살아왔다.나를조종하는안혜리의뜻에따라같은반학생들을‘개’라고부르며투견처럼싸움을붙이고또싸움으로상대를폭행한다.나는‘악인’혹은‘기인’이고,사회질서를유지하고탈선을막으려는사람들에게‘배제당하는’존재다.그런나를안혜리는아름다운눈동자와막대한애정으로품어준다.나뿐만이아니다.미성숙하고외로운아이들이안혜리가창조한비좁고기묘한세계속에서갇혀산다.나는안혜리의다양한쓸모중하나일뿐이지만그것에만족하며살아간다.‘그남자’를만나기전까지는.

그남자는‘외부’의기준으로정상의범위에속해있었지만맨손으로만지는모든생물이케이크로변하는저주에걸렸고나는우연히그장면을목격한다.남자는주기적으로케이크를만들지않으면신체적인고통에휩싸인다.그런까닭에어쩔수없이쥐와길고양이를케이크로만들면서혼자고립되어살아간다.어떤죽음이곧생존과연결되는이율배반의세계속에서그남자의인생은그렇게‘추락했다’.나는그남자의곁에머물며‘앞뒤가맞지않는방식으로질서정연한’세상의흐름에대해대화를나누고,그의고통과선택을지켜본다.그리고달궈진손때문에고통스러워하는남자에게스스로를내민다.하지만남자는나를케이크로만들지않는다.그순간,숭고한눈을가진안혜리대신남자가새로운신으로자리잡으며나는조금씩바뀐다.안혜리에게서벗어나,세상의바깥에서세상의일부가되기를선택하며모두를포용하고,미래를생각한다.

“『케이크손』은명백히가해자들의이야기”라는작가의말처럼,이소설속인물들은모두제각기고통스러운상황에처해있지만그와동시에다른누군가에게고통을주는입장에서있다.그러한가해자성은‘인간의악함’에서비롯되었다기보다는태어난순간부터무자비하게주어지는‘조건의악함’에서비롯된것인지도모른다고,이소설은말한다.타인의고통과괴로움을양분삼아야만자신이생존할수있다는조건에처했을때,다시말해타인의고통과스스로의고통을저울질해야만하는상황이되었을때인간은과연어떠한선택을할수있는가.그런상황에서자의적인선택이라는게가능하기는한것인가.그러나이소설은그러한불가피성을우리에게다만보여줄뿐,면죄의가능성을섣불리설파하지는않는다.“악한사람이만들어내는고통”과“사람을악하게만드는고통”은그결과만놓고봤을때그리다르지않다는불편한사실까지도『케이크손』에는고스란히담겨있다.이렇듯단요작가는“매끄러운세상의피부를손수벗겨내고그아래의흉측한레일들을누구보다세심히,오래들여다본다.”(조예은)모두가“좋은것을원하지만모두에게좋은것은불가능”하기에,누군가는모두가꺼려하는지점에서살아간다는진실.이러한진실을정면으로응시한『케이크손』에대하여이기호소설가는다음과같이평했다.“더무슨말이필요하겠는가.나는지금이소설이무섭다는말을하고있는것이다.”

줄거리

중학교3학년인나,현수영은소위업소에서일하는엄마와줄곧변두리원룸촌에서살아온선머슴같은여자아이다.엄마는남자친구의설득으로나를낳았지만엄마의남자친구는내가태어난후1년반이지나자잠적해버렸다.이러한태생적한계로인해나는어릴적부터이렇다할보살핌이나훈육을받지못한다.그러한이유로나는어디에있든,어디에가든세상으로부터환영받지못하는,소외된존재가됐다.나는또한학교친구안혜리의개이자일종의남편,그리고행동대장이다.안혜리는자신을따르는무수한학생들을거느린‘노는’세력의우두머리다.어느날,살아있는생물체를손으로만지면그생물체가케이크로변하는남자를우연히알게되고그가살아가는세계에발을들인다.그것은나를둘러싼세계를부정하고낯설게바라보는전환점이된다.나는케이크손에게비로소나자신의이야기를털어놓기시작하고자신을둘러싼부조리한세계를벗어나기위한날갯짓을시작한다.힘들고아프고비참한과정속에서그것을딛고일어선세계는더럽고추한것들에서아름답고평안한것들로나아간다.

작가의말

세상은악한사람이만들어내는고통뿐만아니라사람을악하게만드는고통으로도가득차있으며,두고통의결과는거의구분되지않는것처럼보입니다.(……)『케이크손』은명백하게도가해자들의이야기입니다.가해자들의사정을상상하는작업은대개옹호론으로흐르기마련이고,그래서현실에서는다소터부시되기마련입니다만,픽션의존재의의는현실에서할수없는일을해내는데에있지않나생각합니다.그점에서이글에비겁하거나그른면이있다면,그비겁성은아마도남자가어떤면에서는여전히선량하며유능했다거나,주인공이눈에띄게영리하다거나하는대목에숨어있을것입니다.
-「작가의말」중에서